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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여행/태국 여행

태국 카페 투어 방콕편 (4) - 알고 보니 선녀였던 Factory Coffee (팩토리 커피)

by 매드포지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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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바리스타 챔피언의 유명한 카페

각 나라에 유명한 커피집은 물론 스페셜티 커피로 유명한 집들이 있지만 정말 유명한 카페일수록 바리스타 대회, 로스팅 대회 등에서 우승을 한 사람을 주축으로 세워진 브랜드 카페들이 있다. 이런 카페들 중 오래될수록 체인점을 넓혀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퀄리티 컨트롤이 어려워져 매장마다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러 매장들이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겠지만 사업이란 특성상, 그리고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에서 어쩔 수 없는 퀄리티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이런 카페일수록 체인점 사업을 하고 있다면 의심부터 가기 마련인데 그래도 지금까지 바리스타 우승자를 배출한 카페이던지 우승자가 하는 카페이던지 완전 못 먹을 정도의 카페는 없었다는 게 참 다행인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이런 카페들은 가격면에서 아쉬울 때가 많다. 대만에서 갔던 Simple Kaffa 카페도, 그리고 이번에 찾아간 Factory Coffee에서도 느낀 점은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대만의 Simple Kaffa에서는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3만 원대의 커피들이 있었고, 이번 Factory Coffee에서도 태국의 물가와 맞지 않게 평균 가격이 6천 원이 넘어가는 커피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가장 비싼 음료는 무려 400밧이 넘어가 만오천 원에 육박했다.

Factory Coffee
이거... 지나 보니 진짜 선녀였네?? 원두 좀 사 올걸 ㅜㅜ
 

팩토리 커피 - 방콕 · 49 Phaya Thai Rd, Thanon Phaya Thai, Ratchathewi, Bangkok 10400 태국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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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보장이 된다? 아니다?... 글쎄??

확실히 유명한 카페임에 틀림이 없는 게, 현지인보다 중국인, 일본인,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었고, 줄이 길어서 꽤나 기다렸다. 매장이 그렇게 작은 편은 아닌데 그에 비해 사람들이 많았고, 현지인들이 아니다 보니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지 통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좀 아쉬웠다.

특히 먼저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먼저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통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4~6명 정도 되는 단체 중국, 한국 사람들이 테이블을 먼저 잡는다던지 테이블을 마음대로 붙여서 앉는다던지 해서 정말 혼잡 그 자체였다. 물론 나중에 카페 직원들이 나와서 정리를 하긴 했지만 미리미리 고객들이 선을 지켜야 하는데... 왜 단체만 되면 무적이 되는지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도 여기는 매장 안에서 기다릴 수 있는 라인들이 좀 있어서 다행이었다. 예전에 대만에서 추운 밖에서 한참을 기다리는 바람에 몸이 아픈 경험을 한 이후에는 밖에서 기다리는 걸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누가 좋아하겠냐만은 ㅋㅋ) 물론 이렇게 안에서 줄을 서면 너무 붐비는 느낌이 들어서 매장이 안 그래도 사람이 많은데 더 답답한 느낌이 나긴 한다.

다행인 건 주문을 하는 줄이 길어서 그렇지 주문을 하자마자는 앉을자리가 꽤 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메뉴를 보고 2가지 포인트에 놀랐는데 하나는 생각보다 시그니쳐 메뉴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태국의 카페들을 보면 커피에 정말 다양한 것들을 섞는 과감함을 보여준다. 예전에 커피 책을 리뷰 하면서 여러 나라들이 커피를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을 책으로 간접 체험했는데 이번에 태국에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었다. 정말 카페들마다 다양하게 시그니쳐 메뉴에 주스, 초콜릿, 숯, 과일 등을 섞어 제공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 놀랐던 점은 필터 커피 말고 에스프레소 메뉴에서도 여러 가지 종류의 커피를 고를 수가 있어서 좀 더 신박했다. 사실 이게 쉽지 않은 방법인데 대부분의 카페에서 많으면 3가지, 적으면 단일로 Blend 커피를 만든다. Blend 커피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렇게 싱글 오리진이 아닌 Blend 커피가 세 종류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싱글 오리진 하나도 에스프레소로 먹을 수 있는데 이게 이 카페에서 가장 비싼 음료였다.(수단 커피인데... 수단 커피가 이렇게 비쌀 줄이야 ㅋㅋ 대회용이라 비싼 것 같다.)

사실 생각 같아서는 2~3잔 정도 먹어 보고 싶었지만 우선 태국에 온 김에 태국 커피를 먹어보기 위해서 필터는 태국 커피 4가지 중에 골랐다. 그나마 이곳이 태국 커피의 종류가 꽤나 많아서 그래도 좋았다. 이미 아침부터 커피를 2~3잔 먹은 탓에 아내는 시그니처 메뉴 중 Blood라는 메뉴를 시켰고, 난 Anusorn, Maejantai, ASD Natural을 필터로 골랐다. ASD는 Anaerobic Slow Dry process의 약자로 결국 무산소 발효라고 할 수 있는데 태국 커피를 ASD 공법으로 한 커피를 여기밖에 발견하지 못해서 이것으로 메뉴를 결정했다.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하려고 하였는데 메뉴 준비에 20분이 걸린다고 해서 좀 놀랐다. 그런데 나중에 보고 나니 20분까지는 아니고 한 10분 정도 걸렸다. 특히 시그니쳐 메뉴들이 직접 손님 테이블로 와서 따라주는 경우들이 많아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매장 뒤쪽에서는 로스팅룸이 있어서 로스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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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하면 쇠막대로 된 번호표를 주는데 메뉴를 모두 서빙해서 가져다준다. 대부분의 태국 카페,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가져다주고 먹은 쟁반, 그릇을 모두 알아서 치워주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태국 여행 중 이 팩토리 커피가 유일하고 물을 공짜로 주는 곳이었다.

이때 당시에는 커피가 과소 추출된 것처럼 바디감이 많이 없어서 실망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바디감보다는 향미 표현에 집중을 한 것 같긴 하다. 대부분의 태국 카페들이 바디감이 약하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팩토리 커피도 향미 표현 자체는 나쁘지 않게 되었는데, 꽃향과 블루베리 같은 베리류의 향미 표현이 잘 되었다. 다만 조금 싱겁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 오히려 바디감을 좀만 더 주면 좋을 것 같아서 집에서 커피를 내려 먹으면 좋을 것 같아 원두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200g에 600밧 22,000원 ㅋㅋㅋ 생각보다 비싼 원두 가격에 적지 않아 놀랐다. 집에서 사용하는 그라인더가 바라짜 엔코인데 요즘 한계를 정말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너무 비싼 커피는 사지 않으려고 해서 15,000원에 ± 2,000원 정도로 사고 있는데... 22,000원이면 무리라고 생각을 해서 구입을 포기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도 바디감이 약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내가 시킨 에스프레소 메뉴는 더블에스프레소가 들어가 있지만 커피 자체의 향미뿐만 아니라 바디감이 많이 떨어져 있고 우유 맛을 이기지 못하는 커피였던 것 같다. 그래도 전체적인 커피 맛은 퀄리티가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뭐... 이 정도 가격이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있긴 하다.

태국 물가 대비 한 잔에 6,000원 정도 하는 커피를 팔고, 원두는 거의 2만 원이 넘는데 고객들은 넘쳐난다? 이러면 한국에서도 장사가 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매장의 입지가 Phaya Thai 역과 가깝긴 하지만 이 근처에는 빠뚜남 시장을 가지 않는 이상에 커피에 관심이 없는 관광객이라면 그다지 가지 않아도 되는 장소이다. (물론 공항 철도나 기차 등 환승 장소로 파야 타이역을 많이 찾긴으로는 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방문할 일이 크게 없을 듯)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면 정말 이 가격에 좀 더 맛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모두 경험한 후에는 느낌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팩토리 커피의 장점은 그 가격에 비한 맛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태국 카페들이 진짜 돈을 벌고 있다는 걸 이번 태국 여행에서 알게 됐는데, 그 가격과 성장세에 비해서는 전체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격만 높고, 인테리어만 세련되고 커피 맛에는 진심인 매장을 찾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모든 카페들을 가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 체인들을 경험하고, 그리고 그래도 알려진 카페들을 가본 결과 그런 느낌이 든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태국의 카페, 커피 문화가 여기서 정체되진 않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마치고 나니 이 팩토리 커피가 선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일 태국의 스페셜티 커피 가게를 추천하라면... 솔직히 팩토리 커피는 소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커피 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오히려 저번에 소개를 했던 Beans Coffee를 소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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