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할 것이 있나??? 호텔에서 놀면 되지!
방콕 여행의 장점이자 특징이라면 세계 유명한 호텔 브랜치들이 정말 많아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 점은 몇몇 브랜드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격이 한국에서 혹은 다른 어떤 여행지보다 30~50%는 싸다는 점이다. 물론 스위트의 가격은 30~50%가 싸봤자 몇백 이 되기 때문에 돈이 아주 많거나 신혼여행을 가지 않는 이상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일반 방, 혹은 이그제큐티브 스위트의 경우에는 정말 이 가격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가격이 싸다. 물론 극단적으로 숙소에서 여행비를 아껴 다른 것들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유명 호텔을 값싸게 가고 싶은 우리 같은 부부에게 태국 여행은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우리 부부는 태국 여행을 하면 유명 브랜드의 호텔을 하나 골라서 연박을 하면서 누를 수 있는 건 웬만하면 다 누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르게 짧게 여러 호텔을 다녀보자고 해서 유명 호텔 3곳을 돌아다녔다. 이번 포스팅은 힐튼 계열의 끝판왕...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이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방콕 (Waldorf Astoria, Bangkok)
★★★ - 최고의 가격과 상질의 호텔이지만 묘하게 불친절한 최상급 호텔
힐튼은 힐튼만의 느낌이 강다. 스멜~~!!
힐튼 계열 호텔을 가면 로비에서부터 '아 힐튼이구나, 미국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 부부는 미국, 이탈리아에서 무난한 미국식 조식과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힐튼을 숙박지로 골랐고, 그 가격이 꽤나 높았다. 항상... 가격이 높았다. ㅋㅋㅋ 그렇다고 방이 엄청나게 좋거나 조식이 미칠 정도로 맛있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호텔의 서비스는 이런 것이지 하는 느낌을 받을 순 있었다.
다만 힐튼 계열의 호텔들의 등급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서비스의 수준은 질적으로 올라가지만 어딘가 모르게 '웃으면서 불친절한데?'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어쩌면 그 끝판왕이라고 불릴 수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에서 우리는 아쉽게도 그 정점을 맛보았던 것 같다.
월도프는 로비에서 체크인을 위해 들어가면서부터 짐을 모두 맡겨도 된다. 방이 정해지면 알아서 짐을 가지고 올라와 주기 때문에 걱정 없이 가도 된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호텔의 부대시설, 그리고 여러 가지 부가 설명이 거의 없이 이름을 확인하고 여권과 정보를 주고받은 후 디파짓을 걸면 방으로 안내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좋은 전경과 로비층으로만 가는 엘리베이터를 따로 운영할 정도로 로비 층의 서비스는 좋다. 게다가 짐까지 모두 맡겨서 프리한 몸으로 좋지만 그다지 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기간이라 1박에 60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내고도 '뭐 너네가 우리 호텔에 왔으니 서비스는 해주지만 뭐 우리 힐튼인데 이런 건 잘 알고 있지??'라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영어를 어버버 하거나 좀 못하는 기색이라도 있으면... 그 설명은 더욱 적어지고 입에 웃음을 머금지만 '어차피 못 알아듣지?'라면서 영어를 대충 이야기해 버린다. 그나마 우리가 카메라를 들이밀면서 찍고 있어서 그렇지... 만일 아니었다면 더 웃긴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특히 방을 소개할 때... 그랬는데 ㅋㅋ
생각보다 방이... 작네... 방에 비해 화장실이 너무 큰 거 아니야???
체크인을 하고 방까지 안내해 주는 직원이 한 사람이었는데 열심히 방을 설명했지만 중간에 당황을 하는 모습을 2번 정도 보였다. 하나는 짐이 아직 방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과, 두 번째로 아직 방이 완벽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이런 경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바로 준비해 주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월도프에서는 사과는커녕 곧 준비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언제, 어떻게, 누가 전달해 준다는 디테일 따위는 전달해주지 않았다.
특히, 웰컴 프룻과 코코넛이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냉장고를 당당히 열었지만 없어서 엄청 당황할 때 우리도 같이 당황했다. 그러면서 와이파이 정보나, 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를 연결하는 방법은 설명해 주지도 않았고 어메니티에 대한 정보만을 빠르게 전달하고 웃으며 사라졌다. 뭔가... 친절하면서... 불친절하달까??
이런 아이러니를 뒤로하고 방을 둘러보았는데 우리는 에라완 사당 쪽이라서 건물만 보이는 낮은 층 뷰였다. 방 자체는 좀 작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히려 언밸런스하게 화장실과 침실의 사이즈가 비슷한 해서 놀랐다. 그래도 가운, 신발, 그리고 이불, 침대 등은 아주 좋았는데 특히 가운이 매우 부드럽고 두꺼워서 아주 좋았다.
어메니티는 원래는 이솝 제품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이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뭐 개인적으로는 이솝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았다. 다만 문제는 요즘 호텔들이 환경을 아낀다는 명목하에 대부분의 세트들을 대용량으로 바꿔놓는데 솔직히 맘에 들진 않는다. 누군가 대용량 통을 열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써야 한다는 불안감이랄까?
그리고 일회용품을 줄이면서 샤워 타월이나 비누, 비닐 백 같은 것이 사라졌는데... 솔직히 이 돈 내고 이 정도도 못 받으면 왜 우리는 이 돈을 내는 거지?라는 생각이 있긴 하다. 재미있는 사실을 고급 호텔로 올라갈수록 이런 현상이 심해지고 저렴한 호텔은 모두 다 제공을 한다는 점이다. ㅋㅋ
그렇게 룸투어를 마치고 나서 우리는 커피도 마실 겸 잠시 나갔다가 저녁거리를 쇼핑하고 들어왔는데 한 차례 턴다운 서비스가 되어 있었다. 침대가 잘 수 있는 세팅으로 바뀌고 원래 있었던 삼격형의 정체 모를 장식품이 사라졌는데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옷장에 처박혀 있었다.ㅎㅎ 그리고 코코넛... 대부분의 후기에서 코코넛을 따기 힘들었다고 했는데 컴플레인이 많이 들어왔는지 어렵지 않게 코코넛이 쉽게 열렸다.
개인적으로는 코코넛 워터를 좋아하지 않는데 생각보다 코코넛이 맛있어서 놀랐다. 웰컴 과일은 맛이 없었다. ㅋㅋㅋ
월도프 조식이 그렇게 맛있다며?
월도프의 또 다른 장점은 조식이 정말 맛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힐튼의 브랜치들을 꽤나 가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기본적인 힐튼 조식의 뉘앙스가 꽤나 남아있지만 질적으로 아주 향상된 조식이라는 것이다. 조식을 먹기 위해 오전 8시쯤 조식당에 방문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카페석에 앉겠냐고 물어봤다. 카페석은 조식당 입구 쪽에 위치했는데 너무 밖과 구분이 없이 뚫려 있어서 조금 더 기다리겠다고 이야기했다.
한 30분쯤 기다리니 들어갈 수 있었는데 자리를 안내해 주고 우리가 앉으려고 하니 바로 매니저가 와서 그 자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다른 자리로 가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유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아서 조금 짜증이 났지만 아침부터 짜증내기는 귀찮아서 일단 자리를 옮겼고 메뉴를 가져다주면서 계란 요리와 음료의 주문을 받아 갔다.
여기서 시킬 수 있는 건 다시 카운터로 가서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무거나 골라도 상관이 없다. 우리는 Truffle Egg와 Shakshouka를 하나씩 시키고 Wake up smoothie와 Tropical Smoothie를 시켰다. 커피도 하나씩 시켰는데 일리(Illy) 커피로.... 맛은 그저 그랬다. 뭐 사실 조식에서 커피가 맛있으면... 반칙이지 ㅋㅋ
그래도 확실히 질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조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배치된 음식들 모두가 신선하고, 깨끗하게 유지가 되는 부분은 아주 맘에 들었다. 특히 과일이 참 맛났는데 과일 스테이션에서 망고를 달라고 하면 망고를 원하는 대로 손질해서 주기 때문에 원 없이 먹을 수도 있다. 가장 문제가 있다면 베이커리인데... 솔직히 어디를 가도 태국 호텔의 베이커리는 그다지 맛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베이킹 스테이션에서 시킬 수 있는 팬케익, 프렌치토스트를 먹는 걸 추천한다. 힐튼 계열의 호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팬케익과 프렌치토스트이다. 우유와 뮤즐리, 시리얼이 있는 바 뒤로 스테이션이 있는데 주문을 하면 알아서 가져와 준다. 추천하는 건 팬케익이나 토스트를 시키고 아이스크림을 얹어 달라고 하면 주는데... 그게 진짜 맛있다. 힐튼 계열의 팬케익은 정말 맛있다... ㅋㅋ
그에 비해 계란은 비주얼에서 보이는 맛이 거의 그대로 났다. 아... 물론 사진 상으로는 샥슈카는 김치찌개 느낌이지만 토마토 베이스의 칼칼한 맛의 계란이었고 트러플 계란은 에그베네딕트에 트러플 소스를 얹은 거였다. 개인적으로는 무난 무난한 메뉴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가 이번에 갔던 호텔 중에 퀄리티는 월도프 명성답게 질적으로는 가장 좋았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지 않고 베이커리가 맛이 없다 한들 월도프의 음식 퀄리티는 그 가격과 명성답게 보장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운동을 하기엔 좋지 않지만 수영과 사우나는 아주 좋다!!
우리 부부는 호텔에서 아침에 운동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 주로 조식을 먹기 전 짐에 방문해 운동을 한다. 월도프 헬스장은 테크노 짐의 케이블로 된 운동 기구가 있고, 그 반대편의 바벨들이 있어 바벨 운동들도 가능하다. 하지만 바벨이 얼마 없기도 하고 장소가 아주 협소한데 한 두 명 들어가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정도의 크기였다.
그래도 러닝 머신이나 자전거는 꽤나 관리가 잘되어있어서 사용할 만하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우리는 씻고 나서 조식을 먹으러 향했고 조식을 먹은 후에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은 생각보다 작았는데 해가 들지 않아서 꽤나 추웠다. 이번 태국 여행에서 가장 놀랐던 점인데 태국에서 추위라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태국을 다니면서 더워 땀을 너무 흘리는 바람에 하루에도 샤워를 3~4번 했던 적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 태국에서는 수영을 하고 나면 수건을 몸을 바로 닦지 않는다면 추워서 몸이 벌벌 떨렸다.
해가 들지 않는 썬베드에 자리를 잡으면 직원이 와서 자리에 수건을 깔아주고 물과 과일을 내준다. 다만... 차가운 얼음물이라 추워서 거의 마시지 못했다. ㅋㅋ 아침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좋았는데 다만 해가 안 들어서 너무 추웠다. 그래도 수영장에서 보이는 왕립 골프 코스를 내려다보면 아주 좋다.
확실히 고급 호텔은 호텔이라고 느끼는 게 디자인적으로 너무 깔끔했다. 이곳의 사우나는 사진을 따로 찍지 못했는데 샤워장과 라커룸 그리고 습식, 건식 사우나가 있어서 꽤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신기하게 얼음이 나오는 곳이 사우나에 있는데 사우나를 하고 몸을 식히라는 것 같았다.
수영장은 오후에 가면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오전에 가는 걸 추천한다. 오후에는 정말 썬베드와 자쿠지 모두 꽉 들어 차기 때문에 자리를 못 잡을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이 꽤나 많은데 대부분 2~3시간 이상 이용하면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기다려도 자리를 못 찾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만일 오후에 간다면 자리는 못 잡고 수영만 하고 와야 할 수도 있다.
전체적인 서비스는 그렇게 맘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질적으로 꽤나 고급을 지향하고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방콕, 가격이 40만 원 대 아래라면 그래도 생각 없이 예약을 했을 텐데...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가격대가 60~70까지 올라가는 상황이라면 예약할 때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우리는 크리스마스시즌에 예약을 했기 때문에 그 효과로 좀 더 비싸게 예약을 했지만 평균 1박 40 중반에서 50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예약한 가격은 조금 아쉬웠다. 비슷한 가격대라면 다음번에 포스팅을 할 신돈 켐핀스키를 추천한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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