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키와 싱흥유엔에서 기다리기 지쳤다면?

아침에 The Hub Coffee Roaster에서 커피를 마셨지만 항상 여행에서 커피는 부족하다. ㅋㅋ 우선은 점심을 카우키에서 먹고자 해서 오픈런을 하러 일찍 갔지만 웬걸... 12 시인줄 알았던 오픈이 12시 반이어서 갑자기 줄을 서게 되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도중 바로 앞에 골목에 The Hub Coffee Roaster의 바리스타들이 추천했던 카페인 EN이란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N
운영시간: 오전 10:00~오후 7:00
가격: 60달러-110달러 (디저트나 말차종류도 꽤 있다.)
한줄평: 홍콩에서 갔던 곳 중 가장 힙하고 세련된 느낌의 카페!
카우키가 오픈도 하기 전에 이미 사람들이 꽤나 서있었는데 재미있는 건 한국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만이나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카페를 다녀오자는 내 제안에 아내는 내가 줄 서있을 테니 혼자 다녀오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물론 하루에 연달아 2잔은 쉽지 않지요. ㅋㅋ
매장 및 메뉴
이 매장이 카우키가 보이는 언덕 바로 위에 있는데 정말... 느낌 있는 카페, 요즘 이야기로는 느좋카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매장의 입구부터 바리스타들의 복장이라던 디 아주 힙한 성수동의 카페를 연상케 하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매장 입구에서부터 있는 로스터기와 분재는 이 매장에 분위기를 한층 좋게 했다.
이 골목에 있는 술집이나 혹은 다른 매장들도 이런 느낌이 아주 강했는데 바나 술집 같은 곳도 있어서 저녁에 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 매장들은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오히려 카우키 앞쪽에는 카우키를 기다리는 사람과 앞의 싱흥유엔의 아침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이 아주 대비가 되었다.
이곳은 간판이 정말 작게 있기 때문에 잘 보지 못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자리가 매장 안에 조금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홍콩의 작은 매장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밖으로는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바처럼 몇 좌석 있기는 너무 덥거나 추우면 앉을 수 있는 때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조금 쉽지는 않다.
이곳은 11개 정도의 원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EN Selection이라고 해서 에티오피아 커피를 추천하고 있었고 Panama Chevas Coffee는 EN 한정 메뉴로 팔고 있었다. 물론 라테메뉴도 있고 칵테일 메뉴도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시킬 수 있다. 그리고 특히 Espresso Tonic이라고 해서 에스프레소에 토닉워터나 탄산수를 넣어주는 메뉴가 좋으니 한번 정도는 먹어도 될 만하다. 하지만 역시 이런 곳에서는 핸드드립을 먹어야 하는데 가격이 칵테일과 비슷할 정도로 비싸다.
커피
난 커피를 Panama Adaura Coffee를 시켰는데 이건 파나마에서 나온 Typica품종이라서 한번 시켜봤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Fermented Washed라고 해서 이상하게 섞어놓은 프로세스를 거친 커피였는데 바리스타에게 물어보니 Natural과 Washed의 하이브리드 같은 느낌의 프로세스라고 했다. 신기한 건... 그럼 Honey 아닌가? ㅋㅋ
맛은 거의 내추럴의 느낌이 없었지만 그래도 아주 깔끔한 느낌의 베리류였다. 이곳은 말코닉 Ek43을 사용하고 거기에 물 빠짐이 아주 빠른 오리가미류의 드리퍼를 사용하기 때문에 약간은 언더 브루잉이 난 것처럼 조금 바디감이 약하긴 했다. 하지만 맛과 향 자체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이상하게 이렇게 원두에 특이점이 있는 카페들은 홍콩에서는 계속해서 아주 연하게 커피를 내리는 느낌이 있었다. OMA커피도 그렇고 The Hub Coffee Roaster도 그랬는데 유일하게 Urban Coffee Roaster만 그렇지 않고 바디감이 괜찮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컵노트에서 베리류와 함께 티가 있었는데 확실히 추구하려는 바를 이른 커피였다는 느낌이었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원래 내가 바디감이 좀 있는 커피를 선호하기에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좋은 점은 대부분의 커피들이 깔끔하면서 산미가 그렇게 치지는 않고 달달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총평
가격... 홍콩은 정말 가격이 장난 아니다. 사실 이 정도의 커피는 한국에서는 반값만 줘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물가가 미친 만큼 이 정도가 기본이라고 생각이 도니다. 그래도 이 카페는 일반 카페투어를 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스페셜티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만족할 만한 카페라고 할 수 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느좋카페인데다 커피도 맛있고 에스프레소 토닉, 그리고 적당한 디저트, 칵테일까지 두루두루 좋은 카페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이 골목에 있는 상점들을 이용하면서 계단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또 분위기가 있기도 하다.
카우키나 싱흥유엔을 먹고 나서 아니면 기다리면서 한 번쯤 들러보면 좋을 카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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