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가격이 이게 맞는 겁니까?

한국돈이 너무 떨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홍콩을 여행했을 때에는 1달러에 185원이었다. 글을 쓰는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이 비싸다. 한국돈은 너무 가치가 떨어졌고, 전 세계 물가는 올랐고 그리고 홍콩은 그 물가가 엄청나기로 유명한 곳이라 여러 악재(?)가 겹쳤다고 생각하자. 그렇기에 커피 한잔에 만원은 훌쩍 넘고 커피 원두를 사려면 100g에 2만 원이 넘는 이곳에서 사실 가성비라고 할 게 있을까 생각을 여행하는 동안 점차 하고 있었다.
아침에 베이크 하우스에서 타르트를 예약하고 아침을 먹고 다른 에그타르트 집에서 타르트를 먹으니... 예약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근처에 찾아 놓은 카페를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곳이 홍콩에서 먹은 가장 가성비 넘치는 카페였다고 할 수 있다.
Filter Lane
운영시간: 오전 9:00~오후 6:00
가격: 30 - 54달러 (식사 메뉴도 있다.)
한줄평: 어... 이거70달러짜리 커피보다 맛이 좋은데?
아마도 이곳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다니는 골목이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카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꽤나 오는 그런 집인데 아마도 가격이 저렴하지만 나쁘지 않은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하는 손님들이 많았고 주변 오피스에서 커피를 주문해 가는 사람이 많았다.
매장 및 메뉴
매장이 언덕이 끝나는 지점에 있어서 내려오거나 올라오거나 할 수밖에 없다. 이 언덕을 쭉 올라가면 덩라우벽화가 나오고 쭉 내려가면 The Center건물이 나온다. 비교적 주변의 관광지와도 멀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만 관광객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매장이 너무 좁아 보여서 밖에 자리를 잡았는데 밖은 대부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면서 있기 때문에 담배 냄새는 감안을 해야 한다.
사실 이 매장의 시그니쳐는 보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먹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몇 번 카페를 돌아다녀 본 결과 대부분의 시그니쳐 메뉴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시그니쳐 메뉴가 수요가 많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시그니쳐 메뉴를 잘하는 집을 안 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결국 우유가 들어간 음료도 별로고 차라리 일반 커피를 먹는 게 났다.
그리고 이 카페의 경우에는 그렇게 많은 커피 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그니쳐 블랜드가 3개나 있는 조금 특색이 있는 카페였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처음으로 하우스 블랜드가 신맛이 나지 않는 커피가 있는 카페여서 더 놀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싱글오리진의 경우에는 신맛이 가득한 그리고 달달한 커피가 있어서 일반 고객과 카피를 좋아하는 마니아층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라테 한잔과 필터커피를 주문을 했는데 라테는 Espresso white를 주문을 하면 된다. 여기는 이 라테의 종류가 온즈별로 있는데 많은 홍콩 가게에서는 이렇게 온즈별로 표시되어 판매를 한다. 그리고 충격적 이게도 싱글오리진 필터 커피가 50달러였다. 우리가 홍콩, 마카오에서 갔던 카페 중에 가장 싼 커피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커핑룸에서의 커피가 더 쌌지만 그건 하우스 블렌드였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필터스 레인이 가장 싼 싱글오리진 커피 가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커피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가 맛이 없었다면... 이렇게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선 라테의 맛을 설명하자면... 그냥 우유였다. 커피 맛이 거의 나지 않는 밍밍한 라테였는데 역시나 실망을 했다. 사실 이 이후에는 라테 자체를 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를 했다. 차라리 아이스를 마실지언정... 우유 들어간 건 안 먹겠다는 마인드? 그래도 이곳이 유일하게 라테 아트를 해준 카페였다.
그리고 싱글오리진 필터커피를 시켰는데 내추럴 Mewa 에티오피아 커피를 시켰다. Mewa라는 커피 자체를 처음 봐서 한번 먹어봤는데 이 에티오피아 커피가 정말 맛이 있었다. 원래도 집에서 먹는 대부분의 커피가 에티오피아 커피이기도 하고 에티오피아 커피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꽃이 뚜렷하기도 하고 열대과일 맛도 나는 아주 쥬시한 커피였다.
산미도 적절히 있고 아주 과일 단맛이 정말 많이 올라와서 마치 가향 커피인 것 같은 착각이었다. 커피의 이름을 확실히 물어볼걸 그랬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은 커피의 이름이 반반 쓰여있다면 꼭 커피 이름을 물어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게 같은 워싱 스테이션이라도 전혀 다른 커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커피는 정말 맛이 있고 가성비가 넘쳐서 만일 이곳을 지난다면 한 번쯤 그냥 테이크 아웃이라도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
총평
이곳의 위치는 찾아가기에는 약간 애매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주변에 여러 관광지와 맛집이 있긴 하지만 이곳을 꼭 가야 하기에는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조금 어렵다. 차라리 이곳을 지나면서 혹은 오르막을 너무 힘들게 걸었다면 잠시 쉬는 느낌으로 카페를 간다면 이곳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도 싸고 커피 맛도 좋기 때문에 들리면 그래도 실패는 안 할 것이다. 거기에 산미가 있는 커피가 아니라 일반 커피, 고소한 커피도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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