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딱 잘못했다가는... 2시간 웨이팅 할 뻔했네 ㅋㅋ
홋카이도... 일본 해산물 보고... 여기에 온 이상 최소한 스시를 3번은 먹어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홋카이도에는 해산물 말고도 정말 여려가지 음식들이 있겠지만 제철에 원산지 음식을 먹는 것만큼 맛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 아마도 회와 초밥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부터 호텔 조식으로 카이센동 한 그릇을 먹고 시작을 하다 보니 아마 인생에서 단기간에 회를 가장 많이 먹어본 일주일이었던 것 같다. 만일 나중에 홋카이도로 원정 스키를 왔을 때에는 이렇게 회와 초밥을 주야장천 먹을 것 같지는 않긴 하다. 한 번이면 족하지 ㅋ하지만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한 발로 귀국하기 전 점심을 삿포로 역에 있는 스텔라 플레이스의 네무로 하나마루를 방문했다.
네무로 하나마루 스텔라플레이스 점
한줄평 - 가격은 조금 있지만 접근성, 퀄리티, 맛 모두 잡을 수 있는 그래도 가성비 맛집! 스페셜 메뉴를 노려라!
삿포로 역에 있는 스텔라 플레이스 6층에 위치한 이 네무로 하나마루는 일본에 사는 사람들도 삿포로에 여행 와서 가는 회전 초밥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삿포로 역에 바로 있기 때문에 토리톤보다 확실히 접근성이 너무 좋아서 웨이팅이 더 지옥인 이 회전 초밥집은 정말 오픈런이 최선의 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여유롭다면 예약을 걸어놓고 다이마루, 스텔라 플레이스에 있으면서 쇼핑을 해도 나쁘지 않긴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여행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오픈런이 가장 시간적으로 경제적인 선택이다. 우리는 스텔라 플레이스가 여는 9시에 백화점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입장을 하고 비교적 빨리 엘리베이터를 잡고 6층으로 바로 올라와서 네무로 하나마루의 예약을 걸었는데 이미... 4팀 웨이팅이 걸려 있었다.
어떻게 우리보다 빠르게 예약을 걸 수 있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우선 우리는 5번이라는 번호표를 받은 후 1시간을 다이마루에서 돌아다니며 커피와 옷을 구경했다. 네무로 하나마루 역시 라인으로 실시간 웨이팅 현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구경을 하면서 간간히 확인을 해주면 되니 너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곳의 경우 매장 안에서 기다리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아 번호가 불린다면 거의 바로 자리를 안내해 주기 때문에 조금은 일찍 가는 걸 추천한다.
다이마루에서 스텔라 플레이스로 연결되는 통로에 바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지막으로 다이마루 백화점을 구경 후 오픈 시간에 맞춰서 매장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한 줄은 예약을 하기 위한 줄, 다른 한 줄은 예약을 기다리는 줄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네무로 하나마루의 경우에는 서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기 때문에 만일 서서 먹는 게 나쁘지 않거나 남자끼리 온다면 서서 카운터에서 먹으면 확실히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서서 먹는 경우에는 순환율이 좋아서 그렇게 기다리지 않으니 혼자 혹은 소수의 남자끼리 왔다면 서서 먹는 걸 추천하기도 한다.
조금만 늦었으면 이 인파를 뚫어야 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안내를 받아 들어갔다. 우리는 이번에는 카운터석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넓지 않기 때문에 잘못하면 옆사람 공간이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우리 옆에는 젊은 일본 여자들이 앉았는데 우리 부부보다 스시를 더 많이 시켜 쭉 늘어놓고 인증샷을 찍다 보니 접시가 내쪽으로 넘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다.
들어가 보면 회전 중인 접시들도 있고 직접 주문을 해서 먹는 초밥들도 있는데 웬만하면 직접 주문을 해서 먹는 편이 좋다. 물론 회전을 하고 있는 초밥들도 상태가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바로바로 쥐어주는 초밥을 먹는 게 좋기도 하고 메뉴도 더 다양하기 때문에 시켜서 먹으면 더 좋다. 주문을 하는 방법은 원하는 초밥의 일본어를 쓰거나 혹은 번호를 적으면 된다. 그리고 바로 밑에 있는 부분에는 개수를, 그리고 그다음 빈칸은 와사비를 없이 달라는 표시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본어로 쓰인 스페셜 메뉴를 그냥 가져가 버려서 우리는 스페셜 메뉴들을 시킬 수가 없었는데 사실 스페셜 메뉴들은 카운터에서 바로바로 영업을 하곤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마치 스시를 시장에서 판매하듯이 오늘의 스페셜 메뉴나 좋은 메뉴들을 광고하고 먹고 싶은 사람이 손을 들면 직접 가져다주는 시스템이 있다.
이러한 이벤트 같은 것이 계속 있지는 않고 한 15분 정도에 한번 혹은 그보다 자주, 아니면 덜 영업을 한다. 물론 이런 초밥들이 맛있긴 하지만 단점은 다른 스시에 비해서 가격이 조금 나가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다. 접시를 받고 나면 알고 보니 접시 2개짜리 가격의 스시였다던지 가장 비싼 그릇이었다던지 하는 것이다. (솔직히 장사 잘한다. ㅋㅋㅋ)
우리가 먹은 초밥들은 북해도산 털게, 광어 지느러미, 도미, 방어, 북방 조개, 참치(주도로, 오도로, 네기토로), 고등어, 청어, 오징어, 청어알 등을 먹었다. 이곳 역시 방어가 맛이 좋았는데 가격이 싸서 맛있게 먹었고 참치는 맛이 조금 약했다. 그래도 토리톤보다는 참치향이나 기름이 나쁘지 않았고, 네기토로는 맛이 좋았다.
북해도산 털게 초밥의 경우에는 조금 아쉽긴 했는데, 단맛이 많이 빠지기도 했고 너무 차가워서 조금 향이나 전반적인 맛 자체가 약하게 느껴졌다. 북방 조개의 경우에는 솔직히 좀 기대를 하긴 했는데, 확실히 조개의 비릿한 맛이 조금 많이 나기도 했고 식감은 좋았지만 맛 자체는 특별함을 느낄 수 없었다.
대부분의 메뉴들에서 토리톤보다는 상위 포지션을 가져가지만 그만큼 가격도 올라갔기 때문에 퀄리티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딱 한 가지 절대 시키면 안 될 메뉴가 있는데 청어알이다. 한국에서 청어알 스시를 맛있게 먹어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어떻게 맛을 구현하고 다른 점이 있을지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하나 먹고 다른 한점은 못먹을 정도로 맛이 없었다.
청어와 고등어 같은 경우에는 겨울이 철이기도 해서 한번 먹어봤는데 확실히 한국에서 먹는 고등어나 청어에 비해 간이 조금은 세고 고등어 자체의 비릿함이 더 많이 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고등어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먹어볼만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이 매장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털게 등딱지와 다리가 들어간 된장국을 먹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건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아까 언급했던 일본 여자들이 이걸 시키고 연신 '스고이, 오이시'라는 말을 해대서 조금 궁금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한국어 메뉴에는 적혀있지 않았고 스페셜 메뉴라고 적혀 있는 카운터 위에서도 찾을 수 없어서 시킬 수가 없었다.
결국 나중에 알고 봤더니 영어 메뉴를 주면서 도로 가져간 스페셜 메뉴 종이에 적혀 있었고 매장 입구에 크게 보드에 붙혀져 있었다. 만일 네무로 하나마루를 방문하는 분들은 그게 스페셜 메뉴로 있다면 꼭 시켜 먹어보길 바란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마지막 식사를 장식한 네무로 하나마루. 만일 다시한번 홋카이도를 방문한다면 아마도 토리톤보다는 이곳을 오게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가성비는 조금 떨어지지만 그에 비해 회나 스시의 퀄리티가 좋고 북적북적한 시장 같은 분위기의 일본다움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가게라고 할 수 있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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