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간... 그냥 지갑 털리는 거요... 조심하시오!
SPORTS DEPO
한줄평 - 초심자 그리고 중급자 초반이라면 이곳에서 입문용 스키, 보드 장비를 구입하길!
사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SPORTS DEPO는 아예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스키샵을 찾았을 때 잘 나오지도 않았을뿐더러 워낙 삿포로에서는 ishii Sports라는 스키어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리는 매장이 있다 보니 중고 말고는 스키샵을 잘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삿포로 맥주 공장 쪽으로 여행을 하면서 토리톤 스시에 예약을 하기 위해 지나가다 보니 너무나도 넓은 부지에 떡하니 Sports Depo라는 명칭으로 매장이 있어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거의 반신반의하면서 '장비가 뭐 얼마나 있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사이즈가 크기도 했고 확실히 Depo라는 이름처럼 굉장히 다양한 스포츠를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스포츠 용품뿐만 아니라 일반 스포츠 의류들과 신발들도 굉장히 다양하게 있었을뿐더러 보충제 라인이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프리 워크아웃 제품부터 단백질, 탄수화물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는데 확실히 보디빌딩 시장이 세계적으로 엄청나졌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일찍 보디빌딩과 그와 관련된 제품들이 보급되고 발전했기에 이렇게 다양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사실 야구, 농구, 축구 등 구기 종목 관련 섹션이 생각보다 적어서 놀라웠던 것 같다. 그래도 하나의 섹션을 각각 할애해서 다루고 있었지만 그렇게 큰 공간이 아니었다는 점이 신기했다. 또한 일본이 미식축구로 세계에서 2~3번째(?) 정도로 유명한데 미식축구 공간이 전혀 없었다.
뭐 워낙 매장이 커서 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구기 종목 코너에서 미식축구 관련된 제품을 찾을 순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품들이 한국보다 그렇게 싼 편은 아니었는데 면세를 해야 그나마 조금 메리트가 되는 가격이었다. 특히 신발 가격이 그랬는데 호카 러닝화의 경우 한국보다 1~2만 원 정도 저렴했고 그나마 면세를 받아야 최대 5만 원 정도 싸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섹션만은 그 존재감과 가격이 확실히 다운되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스키, 보드 등 눈과 관련된 스포츠 섹션이었다. 확실히 홋카이도, 삿포로가 눈의 고장이자 Japow라고 불리는 파우더 스키의 고장이란 것을 증명하듯이 매장의 가장 깊은 곳에 스키/보드 섹션이 있었는데 가장 공간도 많이 할애가 되었고 제품들도 꽤나 다양했다.
제품들은 피셔, 노르디카, K2, 살로몬, 헤드, 테크니카, 아토믹, 하츠 등이 있었다. 대부분의 상품이 노르디카, 헤드 제품이 많았었고 나머지는 조금씩 밖에 없었다. 스키 부츠가 꽤나 많고 좋아 보이긴 하지만 두 가지 정도 단점이 있었다. 우선 스키 부츠의 레벨 자체가 초중급 단계로 낮았다. 소위 중상급자가 사용할 만한 스키 부츠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스키부츠들이 80~100 정도의 flex였고 그보다 높은 flex의 부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편적인 예로 Head 스키 부츠를 보면 대부분 가장 낮은 등급의 엣지 제품들이 많았고 포뮬러나 렙터의 제품은 없었다. 또 스키 부츠의 연식이 최소 2년 이상된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정말 싼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국에서 스키 부츠를 사도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으나 면세를 하면 거의 10% 정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초급자 부츠를 사기에는 좋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제품을 아무런 제약 없이 신어볼 수 있고, 가격도 특가로 내놓고 있는 상품이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 20~30% 정도 가격이 싸게 구매가 가능했다. 만일 초급자가 삿포로에서 스키 부츠를 산다고 하면 Sport Depo가 정말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 K2제품의 경우 이번에 처음 봤는데 확실히 스키 부츠 디자인이 달라서 조금 신기했다.
만일 구매를 원하거나 사이즈가 없다면 직원에게 가져다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가져다 주고 상담도 해준다. 일본 특유의 친절함이 묻어나는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정말 구입할 생각이 든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직원에게 부탁해 보자. 그럼 아마도 사기 싫었어도 사게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특별 할인하는 연식이 3년 이상된 피셔 제품이나 노르디카의 도베르만이 한국보다 거의 20% 싸서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플레이트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파우더 스키 뿐만 아니라 올마운틴, 그리고 대회전, 프리 스타일 등 여러가지 제품들이 있었다. 다만 원래 스키 플레이트 브랜드는 그렇게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제품은 없었고 스키 플레이트 가격도 세일하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한국과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진 않았다.
하지만 파우더 스키를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만일 가볍게 즐길 파우더 스키를 장만해야 한다면 여기서 아주 저렴한 녀석으로 구입해서 타고 한국에 가져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긴 한다. 다만 바인딩이 문제이긴 한데 바인딩의 경우 한국보다 비싼 것들도 많았고 그렇게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초이스가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아쉬웠던 점은 스키 부츠와 스키 플레이트에 비해 여러가지 악세사리가 적었다는 점인데 그래도 왁싱 스프레이나 혹은 마커 등 소소한 녀석들이 있어서 있을 건 있다는 느낌이었다.
헤드 기어나 고글의 종류는 그렇게 많진 않았는데 솔직히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다. 아내와 나는 아토믹을 사용하고 있고 딱히 그것 이상의 GIRO나 오클리 제품은 아직 탐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아쉬운 점은 스키 옷, 장갑, 넥워머, 마스크의 종류가 너무 적었다. 이 정도 크기의 매장이라면 이런 옷들은 사실 더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나중에 방문한 Ishii Sports가 훨씬 다양하고 더 전문적이었다. 물론 가격면에서는 이 Sport Depo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격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 하지만 역시 중상급자 스키어/보드어라면 사실 그렇게 끌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다양한 스키 부츠를 신어보고 비교할 수 있는 초급자 전용 스포츠 매장 Sports Depo. 만일 초급자가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면 한번쯤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일 일주일 이상 체류하면서 장비를 빌려야 한다면 정말 한번쯤 들려 가격을 비교해보고 저렴하게 구매해도 될 것 같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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