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할 게 없는 것 같기는 한데... 왜 카페도 늦게 여는 거야???
위스키를 마신 지 거의 10여 년이 넘어가지만 아직까지 증류소 투어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가까운 일본부터 방문해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 삿포로 시내를 둘러보는 일정을 빼버리고 오타루 보다 요이치에서 좀 더 오래 시간을 보내도록 일정을 계획했다. 문제는 생각보다 스시야에서 사람이 많이 없어 너무 일찍 점심을 먹게 되었고 증류소 투어까지는 거의 2시간이 넘게 남아 있어 무언가 할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마이크로 로스터리 카페를 가는 일정을 넣긴 했지만 이마저도 오후 1시에나 열어 정말 시간이 붕 떠버리게 되었다. 그런데 밥을 먹고 나서 바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곳이 덩그러니 있는 사츠도라와 AEON 마트였다. 여행하는 동안에 계속해서 속이 안 좋았기 때문에 위장약으로 유명한 일본에서 약을 하나 사서 먹어야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드러그 스토어인 사츠도라에 가서 약을 사보고 괜찮으면 몇 개 더 사갈 생각으로 사츠도라로 향했다.
사츠도라 요이치점
한줄평 - 한적하고 크고 볼 것도 많지만 면세는 안된다!
요이치에 있는 유일한 사츠도라라서 그런지 꽤나 컸고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제품들도 꽤나 많이 보였다. 또한 사츠도라가 약국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식료품, 주류, 약 모두 있어서 사실은 약국 + 마트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그리고 이 지점은 처방받은 약을 주는 곳이 어디 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대부분의 사츠도라에서는 처방전이 있는 약을 받을 수 있는 창구도 존재한다.
사츠도라를 보면서 확실히 일본의 약국 상품은 꽤나 다양하고 사가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우선은 단백질 보충제가 여러 가지 맛으로 다양하게 있었고 또한 제품 자체가 꽤나 여러 가지가 있었다. 요즘에는 우리나라도 마이프로틴, 옵티멀, 프로핏 등 꽤나 다양하게 싸게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맛이 한정적이기도 하고 제품을 보고 사는 것보다는 인터넷으로 사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사츠도라에서는 용량별로 살 수도 있고 한 번에 비교할 수도 있어서 확실히 시장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백질 보충제 말고도 프리워크아웃 제품들도 꽤나 있었고 탄수화물 보충제들도 있어서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격이 한 10% 정도는 싸고 거기에 면세까지 받으면 더하기 때문에 조금 구미가 당겼다. (요이치 지점은 면세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은 정말 다양한 위장약을 팔고 있는데, 한국인에게 유명한 카베진이 있고 또한 오타이산이란 녀석도 유명하다. 카베진은 그 효과가 정말 좋아서 집에서 속이 좋지 않을 때 꾸준히 먹고는 있는데 이번에 속이 아픈 게 일반적으로 소화 불량이 아니라 위액이 과다 분비가 되는 느낌으로 계속 콕콕 쑤시는 느낌이라 조금 다른 제품을 사려고 했다.
그래서 찾고 있던 도중에 한 면이 위장약으로 되어 있는 곳이 있어서 보니 꽤나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은 스쿠라토 위장약이었다. 찾아보니 아는 사람만 먹는 위장약이란 느낌이 강했는데 제품이 다양해서 어떤 걸 고를까 고민했다. 그런데 약 겉면에 어떤 증상이 있는지 그림으로 표현이 되어있어서 초록색보다는 파란색 상표의 약을 사기로 했다.
뭐... 후기는... 이 녀석 꽤나 효과가 좋다. 이 약은 밥을 먹고 먹는 것이 아닌 위장에 약이 달라붙어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위산이 어느 정도 없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에 자기 전에 먹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에는 속 쓰림 증상이 거의 없어져 아침을 잘 먹을 수 있었다. 나와 같이 콕콕 찌르는 증상이라면 이 약을 한번 사 먹어 보는 걸 추천한다.
또한 여러 가지 제품들 중에 우리가 꼭 사가야지 하는 것은 목 스프레이였다. 우리 집은 워낙 온도를 낮게 하고 지내서 목이 아플 때 꽤나 있고 한 번 목이 아프면 오래가는데 그럴 때마다 프로폴리스 계열의 스프레이를 사용하지만 일본 목 스프레이가 정말 효과가 좋아서 애용했다. 집에서 사용하던 것이 꽤나 오래전에 떨어져 이번에 한번 사야지 했는데 그중 우리가 애용하는 녀석은 노도누루 스프레이이다.
효과가 꽤나 직방이라서 좋은데 다양한 맛이 존재하고 효과가 강한 녀석들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사면된다. 물론 이걸 처음 사용한다면 조심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자극이 심해서 이것 때문에 목이 아픈 건지 아니면 원래 아픈 건지 고민할 수 있다. 여하튼 요이치에서는 많이 사봐야 면세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사용할 것들만 사서 식료품 코너로 넘어갔다.
식료품 코너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재미있는 건 이 사츠도라 요이치 점 바로 옆에 AEON 마트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조금 취급하는 상품들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과자, 초콜릿, 술, 음료 심지어 냉동식품까지도 본격적으로 있어서 왜 약국에 이런 걸?? 이란 생각이 들긴 했다.
이 사츠도라가 사실은 홋카이도, 후쿠오카에만 있기 때문에 처음 방문이라서 돈키호테보다는 덜 사람이 붐비기도 하고 넓어서 아주 좋긴 했지만 AEON 마트와 비교해서는 약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사는 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AEON 마트는 거의 일본을 방문하면 들리는 곳이기도 하고 약간 옛날 이마트 느낌이 나긴 하지만 사츠도라는 무언가 그 중간쯤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면세를 받는다면 사츠도라가 꽤나 좋을 순 있어서 관광객으로서는 그래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긴 하다. 물론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AEON에서 더 싼 것들이 있긴 하지만... 따로 사면 우리 같은 짠돌이들은 면세 한도인 5,000엔을 이상을 넘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ㅋㅋ
사츠도라에서도 술이 꽤나 많긴 한데 위스키보다는 일본술의 종류가 꽤나 많다. 물론 위스키와 와인도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돈키호테보다도 위스키의 종류에서는 밀릴 수 있다. 확실히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점이다 보니 오히려 값이 싼 술들이나 구입해서 마실 술 정도를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스키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가격이 메리트가 있지도 않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그냥 여행 중 마실 생각이라면 이곳이나 AEON 마트에서 적당하게 4,000엔 미만의 녀석들을 사서 먹는 걸 추천한다. 이번에 일본술 니혼주나 소주를 먹어보려고 했지만 워낙 속이 좋지 않아서 맥주도 못 마시고 있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지나쳐야 했다.
약을 사야 하는 경우에는 일반 카운터가 아니라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카운터로 가서 구매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는 일반 카운터에서도 그냥 해주는 듯했다. 우리는 모르고 사람을 불러서 계산을 했는데 나중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냥 일반 카운터에서 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AEON 마트를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옛날 이마트 느낌이 남!
요즘도 서울 외각에 비교적 작은 이마트들을 가면 단층, 혹은 2층 정도로 되어있는 지점들이 있는데 AEON몰은 외각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이마트의 느낌이 많이 난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런 작은 이마트에 2~3배는 크다고나 할까? 일본식 미국 그로서리 스토어라는 느낌으로 접근을 하면 딱 맞는 느낌이다.
확실히 마트/몰이라서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술 코너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오히려 맥주, 하이볼, 사와 등 바로 먹을 수 있는 캔종류가 많기 때문에 바로 사소 먹을 것들을 사는 것이 좋다. 이번에 AEON 마트에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붉은색 버전이 처음으로 나와서 먹어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자세한 리뷰는 맥주 리뷰에서 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AEON몰을 가면 살펴봐야 할 것들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AEON몰 PB상품이다. 일본 과자류가 꽤나 존재하는데 가격도 나쁘지 않고 술안주로 아주 적절한 과자들이다. 특히 옛날 느낌 나는 김과자나 생과자 느낌 나는 것들이 꽤 있어서 한번 집으면 다 먹어야 하는 마성의 과자들도 있으니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또한 홋카이도가 일본에서도 유명한 카레 맛집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AEON마트 안에서도 꽤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았지만 처음 보는 제품들이 더 많았다. 항상 사는 것들만 사는 카레인데 확실히 AEON마트처럼 큰 곳을 와야 다양한 초이스가 있는 것 같다.
유명한 Gaban과 S&B 커리파우더들도 있기 때문에 여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국에서 이 두 브랜드의 가람 마살라를 산다면 못해도 2만 원은 줘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거의 반값에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경제적이다. 돈키호테나 사츠도라 같은 곳에서는 이런 식료품을 취급하지 않아서 아마도 사고 싶다면 가까운 AEON 몰/마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사실 AEON 몰의 묘미는 저녁에 세일을 할 때 스시와 초밥이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말도 안 되는 퀄리티로 풀린다는 점이다. 적당한 스시야를 찾지 못한다면 이곳의 스시/사시미는 아주 좋은 대체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회와 사케를 사서 호텔방에서 먹으면 그것도 그것 나름의 맛과 재미가 있다.
확실히 마트 규모가 지금까지 우리가 갔었던 AEON보다는 커서 사시미/스시의 종류나 크기가 컸기 때문에 사실 스시야에서 엄청난 양의 스시와 회를 먹지 않았다면 하나 사서 먹어도 될 정도로 구미가 당기긴 했다.
그래도 배가 부르지만 디저트를 먹어봐야지 하고 AEON몰 1층에 있던 화과자 "사자에"에 들렸다. AEON몰에서는 맥주 몇 개를 사고 여기서 앙꼬빵을 먹으려고 했는데 점원분이 영어를 정말 한마디도 하지 못하셔서 말도 안 되는 일본어를 섞어서 주문을 했다. 화과자로 백화점이나 이런 마트 1층에 입점해 있는 경우가 많은 이 사자에는 화과자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는 팥을 갈지 않고 넣은 빵과 크림과 앙꼬가 들은 빵 하나를 주문했는데 바삭하지 않고 부드러운 빵의 식감과 팥의 달달함의 조화가 좋았다. 오히려 바로 구워서 바삭한 느낌이면 좋을 것 같았는데 대부분 빵이 그렇게 바삭하도록 구운건 아닌 것 같았다. 일단 팥의 맛이 좋긴 했는데 이 우유 크림이 들어있는 녀석이 진짜 맛이 있기 때문에 만일 기회가 된다면 우유 크림이 들어있는 녀석으로 구매를 해 맛보길 바란다.
배 터지게 먹고 돌아다녀 소화를 다 시킨 요이치 사츠도라와 AEON몰 확실히 마트 구경이 재미있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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