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위스키까지 시음할 수 있는 위스키 증류소 투어가 몇이나 될까?
대부분 위스키나 맥주 투어를 찾아보면 최소한 만 원 이상 가격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투어는 무료이지만 시음 자체는 유료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이치 증류소는 2잔의 위스키와 1잔의 사과 증류주를 포함해 무료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요이치 증류소는 Nikka라는 위스키가 가장 유명하고 요이치 싱글 몰트, 미야기코, 타케츠루 정도의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만들고 있는데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유명하지 않을뿐더러 워낙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야마자키에 밀려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긴 하다.
야마자키 증류소의 투어 신청은 거의 콘서트 티켓을 구하듯 예약이 굉장히 힘들고 그마저도 꽤나 밀려 있기 때문에 몇 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요이치 증류소는 한 일주일 정도 전에만 예약을 해도 될 정도로 자리가 많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 물론 외국 사람들에게는 일본어로만 진행되는 투어이니 만큼 부담도 되고 어려울 순 있겠지만 앱을 통해 어느 정도 해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투어를 마치는데 별 무리는 없다. 그리고 그냥 눈칫밥으로 어느 정도 알아듣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완전히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대략적으로 이야기의 윤곽 정도는 위스키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투어는 간단하게 요이치 증류소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는데 증류소가 닫는 날을 포함해 예약을 할 수 있는 날을 바로바로 알 수 있으니 그걸 잘 보고 예약하면 된다.
요이치 예약 사이트 (홈페이지의 Yoichi distillery tour를 누르면 된다.)
예약 정보를 넣고서 Confirm을 누르면 완료되는데 바로 이메일이 오지 않고 최대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예약 정보가 담긴 이메일이 온다. 시간대를 추천하자면 2시 이후는 추천하지 않는다. 만일 2시 이후에 투어를 하면 총 30분에서 많게는 40분 정도 설명을 들은 후에 시음까지 마치고 나오게 되어 거의 4시가 넘을 수가 있다. 그러면 증류소 안에 있는 뮤지엄이나 기념품을 사는 곳이 4시 반에서 5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뒤로 다른 일정이 있을 때도 2시 이후는 별로 좋지 않은데, 오타루로 이동을 하는 경우에도 오후 5시면 거의 대부분의 상점들이 닫을 준비를 하기 때문에 요이치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1시쯤 투어를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할 듯하다.
요이치 증류소
한줄평 - 한 번쯤은 갈만하지만 위스키를 좋아하지 않으면... 안 가도 된다.
투어를 시작하자마자 맡을 수 있는 발효향!!!
투어 시간 10분 전쯤 가면 입구에서 티켓과 가이드가 적혀 있는 종이를 나눠주고 입구 바로 왼쪽에 위치한 Vistor Center에서 대기 후 투어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는데, 중국 단체 관광객 8명 정도와 일본 관광객 두 그룹 정도 합쳐서 거의 30여 명에 다다르는 인원이 있었다.
투어의 시작은 우선 요이치 증류소의 탄생과 증류소의 창시자인 마케스루 마사타카에 대한 내용과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몇몇까지 위스키에 대하여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Peat에 대한 이야기와 어느 정도 매쉬빌에 대하여 설명해 준 다음 피트를 직접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해 준다. 시향이 끝나고 나면 이제는 가이드의 안내 하에 증류소 곳곳을 둘러보게 된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자마자 정말 눈이 펑펑 쏟아졌는데 눈이 엄청나게 내리는 것 치고는 아주 춥지는 않았다. 증류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발효향이 코를 강타했는데 마치 바나나와 맥주를 더한 듯한 구수하고도 쿰쿰한 냄새가 났다. 특히 발효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나갈 때 그 향이 엄청나게 강하게 났는데 아쉽게 그곳은 지나가기만 하고 보여주지는 않았다.
일본 답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증류기 쪽으로 가자 증류기를 데우는 석탄을 넣는 사람이 시간에 맞춰서 석탄을 넣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총 6개의 증류기 중 가장 처음 만들어진 작은 한 개 를 제외하고 모두 가동을 하고 있었으며 증류기 위에는 일본 답게 액막이 같은 띠를 두르고 있었다.
시음을 하고 기념품을 사기엔 시간이 모자라는구나 ㅋㅋ
마지막으로 저장고를 보고 나오면 창립자와 창립자 가족이 살았던 집과 사무실을 보고 나서 그제야 시음을 하러 간다. Nikka Whisky라고 쓰인 곳의 2층으로 올라가면 큰 시음장소가 나오는데 꽤나 널찍하고 창문 쪽에서 보이는 설경이 멋들어지게 펼쳐진다. 여기서 Nikka Whisky의 종류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고 먹는 방법에 대하여 간략한 설명 후 티켓을 바에 보여주면 시음할 수 있는 3잔의 위스키를 가져갈 수 있게 해 준다.
시음을 할 수 있는 위스키는 요이치 싱글 몰트, 슈퍼 니카와 사과 와인이다. 원래 이 증류소가 설립 초반에 돈이 없어 사과 과수원을 같이 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닛카는 사과 증류주나 사과 와인으로도 유명한데 사과 와인이라고 하지만 사과 담금주 같은 느낌의 사과 맛과 향이 아주 강한 와인이다.
닛카 싱글 몰트는 솔직히 맛있는 위스키라고 할 수 없는데 약간의 과실향이 올라오는 산뜻한 위스키였지만 확실히 숙성 연도가 적어서 그런지 저숙성에서 나오는 특징인, 알콜 향이 심하게 쳤다. 또한 씁쓸한 알콜 맛과 애프터가 아주 짧아 마치 산토리에서 나오는 Chita whisky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 닛카 싱글 몰트는 끝 부분에서 아주 약간 사과 향이 어렴풋이 났는데 Chita의 경우에는 그런 향은 거의 없긴 하다. 가장 맛이 없었던 것은 Super Nikka였는데... 블렌디드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뭉글뭉글한 느낌이 없고 쓴맛이 강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시음을 할 때에는 저도수부터 고도수로 올라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싱글 몰트를 먼저 마시고 슈퍼 니카,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플 와인을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얼음과 사과 주스, 칼피스, 물, 차, 그리고 탄산수가 무료로 무한 제공되기 때문에 시음을 하기 전에 미리미리 자리로 가지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사과 주스가... 여기서 마셨던 모든 음료를 통틀어 제일 맛있었다. (이 사과 주스는 기념품 가게에서 살 수 있다.)
시음 장소를 나와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가 나오는데 음식점은... 안 가봐서 잘 모르겠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서면 정말 여러 가지 상품들이 있는데 위스키, 사과 와인, 사과 주스와 굿즈들이 쭉 나열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이곳에서는 면세가 되지 않는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는 입구에 아주 대문짝 만하게 NOT TAX-FREE라고 적혀있다. 왜 면세가 안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곳에서 살게 없긴 하다. (다른 곳이 위스키가 종류도, 가격도 훨씬 싸기 때문에.. ㅋㅋ)
우리가 기념품 가게를 갔을 때에는 좀 늦은 터라 상품이 많이 없기는 했다.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요이치 싱글 몰트의 경우에는 한 사람당 한 병만 구매할 수 있는 제한이 있었다. 신기한 건 여기서 다른 위스키도 아니고 부쉬밀을 팔고 있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왜 여기서 부쉬밀을 팔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
투어도 좋지만 뮤지엄과 유료 시음 장소가 너무 멋있는데???
기념품 가게를 빠져나오면 왼쪽에 뮤지엄이 있는데, 투어를 신청하지 않아도 기념품 가게와 이 뮤지엄은 들어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류소 투어를 하면 화려한 공간들을 많이 보여주곤 하는데 바로 이 닛카 뮤지엄도 그런 장소였다. 증류소 투어를 하면서 증류기와 저장고, 그리고 매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위스키가 시대에 걸쳐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기에는 살짝 부족한 감이 있었다. 박물관에 들어가 보니 닛카 위스키의 역사에 대하여 멋지고 세련되게 설명되어 있었다.
또한 뮤지엄 끝쪽에는 유료로 시음을 할 수 있는 바가 있는데 조금 더 고급 라인의 닛카 위스키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에서 사서 마셔보면 될 것 같다. 아마도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맛을 보고 괜찮으면 기념품 가게에서 사면될 것 같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4시 반이 넘어 버려서 이미 바를 종료한 시간이라 주문을 할 순 없었다.
또한 이 뮤지엄 끝에는 요이치 증류소에서 찍을 수 있는 도장이 있어서 도장을 찍으면 증류소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지붕이 종이에 찍혀 엽서 안에 증류소의 모습이 완성된다. 만일 무료로 기념품을 남겨오고 싶으면 엽서에 도장을 찍어서 하나쯤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이 날 2시간 가까이 알찬 시간을 보내고 나왔다. 요이치 증류소 위스키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가보는 걸 추천한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나가는 여행 > 일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스프카레 도전! - 스프카레 타이거 아카렌가테라스 점 (札幌でスープカレーならタイガーカレー 赤れんがテラス店) (2) | 2024.03.22 |
---|---|
너무 늦게 도착해 버린 오타루는... 대실망을 안고 불만 켜졌다. (오타루 운하 + 오르골당) (1) | 2024.03.22 |
요이치에서 증류소 투어를 기다리며 한 2가지 - 사츠도라, AEON 마트 구경 (feat. サザエ 일본 국화빵) (0) | 2024.03.19 |
안 가보고서는 이해하지 못할 가성비의 끝판왕, 요이치 스시야 Garden House Family Sushi (ガーデンハウス) (6) | 2024.03.16 |
홋카이도 특산품과 기념품 구입은 이곳에서 모두 해결 가능하다! 시키 마르셰 스텔라플레이스점 (北海道四季マルシェ札幌ステラプレイス店) (3) | 2024.03.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