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서 태국이 몇 번째인데... 새로운 거 없나??
이번 태국 여행에서는 치앙마이까지 갔다 오고, 그래도 먹을 만한 태국 음식을 크루아 방나, Plu에서 이미 다양한 태국 음식을 맛본 상태이기에 무언가 색다른 게 먹고 싶었다.. 그렇다고 마지막 끼니나 마찬가지였던 만큼 태국에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돈까스집 와코(Wako)나 다른 나라의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순 없었다. 그런 곳들을 제외하고 아내가 가보고 싶다고 했던 음식점이 있는데 그게 바로 Baan Ice(반 아이스)이다.
Baan Ice (반 아이스)
태국의 대규모 쇼핑몰에는 몇몇 유명한 태국 음식점 체인이 있는데 그중 남부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음식점이 바로 Baan Ice(반 아이스)이다. 아이콘 시암에도 이 음식점의 지점이 존재하니 굳이 우리가 방문한 메가 방나의 매장을 가지 않아도 된다. 아마 태국을 자주 가보거나 태국 음식점을 찾아본 적이 있다면 음식점의 이름에 Baan이란 단어가 꽤나 자주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알려져 있듯이 이곳에 사용한 Baan은 '집'이란 뜻이다. Baan Ice는 Ice의 집 정도로 해석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뭐 듣기로는 이 Baan Ice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가지고 손녀인 Ice가 음식점을 하는 것으로 Ice의 집으로 놀러 가 음식을 사 먹는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메뉴판 처음에 간략하게 쓰여있는데, 영어 메뉴판이 있으니 흥미가 있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태국의 음식점을 가보면 메뉴판이 밖에 있는데 그 메뉴판 앞에 종업원들이 서서 어떤 음식이 있는지 소개를 해주고 들어가려고 하면 안내를 해준다. 너무 친절해서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뭐... 문화려니 생각을 하는 게.. ㅋㅋ 물론 호객 행위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완전한 관광지처럼 여기 들어오라고 마구 호객 행위를 하는 정도는 아니니 괜찮은 편이다. 매장으로 들어가면 안내를 해주는데... 생각보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두었고 너무 추워서 좀 놀랐다.
뭘 먹어야 할까?? 아는 메뉴가 극히 드물구나 ㅋㅋ
태국 남부 음식이다 보니 아는 것은 매운맛의 카레가 기본인 음식이 많다는 정도이다. 태국에 지낸 기간 동안 사실 남부 음식을 한, 두 번 정도밖에 먹지 못했고 그것도 남부 음식을 주로 하는 음식점보다는 일반 매장에서 하는 남부 음식일 뿐이었다. 그래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메뉴를 읽던 중 종업원이 태국 메뉴판을 못 읽는 걸 깨달았는지 영어 메뉴판을 새로 가져다주었다. ㅋㅋ
메뉴를 시키면 그릇과 수저 포크를 가져다준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비닐에 들어가 있다. 혹시 잘못 생각해서 그릇을 비닐을 씌워서 사용하려는 건가 할 수 있겠지만 모두 벗기고 먹으면 된다. 그리고 태국 어떤 레스토랑을 가도 물은 공짜가 아니다. 심지어 카페에서도 물은 공짜가 아니니 고급 레스토랑을 갈수록 물값은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시킨 것은 3가지로 국수와 야채 그리고 튀김을 카레에 뿌려먹는 카레, 그리고 새우가 들어간 옐로 커리 스프, 마지막으로 칠리 페이스트를 얹은 소고기 볶음을 시켰다. 사실 처음 시킨 카놈찐(카레 국수)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는 하는데 그렇게 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두 가지 종류의 카레가 나오는데 하나는 칠리와 토마토 베이스의 카레이고 다른 하나는 생선 베이스의 그린 코코넛 카레였다.
칠리 토마토 카레의 경우에는 그래도 단맛이 강하긴 하지만 호불호가 많이 없을 것 같았는데 생선 코코넛 카레는 향신료가 강하고 비려서 호불호가 강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같이 나오는 야채 튀김과 같이 먹으면 비린 맛도 중화가 잘 되고 아주 맛이 조화로워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튀김이 더 많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튀김이 맛있으니 왠지 튀김류를 다음번에는 시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다.
이 카레 두 가지 모두... 매운맛이 기본적으로 있다. 한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으로 그렇게 맵진 않은데 나중에 나오는... 새우 카레 스프가... 죽음이다.
새우 옐로 커리 스프와 소고기 볶음의 두 개는... 아마 일반 한국인은 못 먹을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옐로 커리의 경우에는 두 가지 맛이 아주 지배적인데 하나는 신맛과 매운맛이다. 우선 신맛이 강하게 목젖을 때리는데 묵은지 중 정말 신맛이 강하게 나는 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여서 식초를 두세 숟가락 정도 때려 부은 느낌의 신맛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매운맛은 아마도... 이번 태국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매웠다.
Plu에서 먹은 카레가 매웠었는데 이 옐로 커리 스프는 그 괘를 달리 한다. 일단 먹으면 혀가 찢어질 것 같은데 신맛과 조합이 돼서 자극이 극심해진다고 할 수 있다. 조금 중화를 시켜볼까 해서 있는 건더기인 새우와 죽순을 먹으면... 그 아픔이 더 해진다. 그렇다고 맛이 없느냐? 그건 아니다. 밥과 먹으면 밥의 달달함이 추가돼서 아주 조화가 좋아진다. 진짜 김치찌개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맵고 신 정도가 10배 정도인???
그리고 소고기 볶음... 아마도 이 음식은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무수한 태국 음식 중 가장 맛과 향이 강한 녀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칠리 페이스트를 범벅하고 생후추를 같이 볶은 이 녀석은 매운맛도 있지만 혀가 찌릿하는 맛이 있다. 앞서 옐로 커리와 같이 먹으면 진짜 마라탕에 화조유와 라유를 같이 먹는 느낌의 혀가 찢어지고 쬐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건 기름기가 전혀 없다는 차이가 있지만.
여하튼 Plu도 매워서 계속 물이 생각났어도 그렇게 많이 물을 먹지 않아도 됐는데, 여기는 물을 안 마실 수가 없었다. 물을 마시니 그 매움이 퍼져서 거의 혀가 마비될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났다. 모두 먹고 나니... 무언가 진이 빠졌다랄까? 그리고 매운 정도가 강하다 보니 위가 조금 아픈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게 맛이 없으면서 그러면 안 먹으면 그만인데... 중독적이랄까?
어허... 가격이? ㅋㅋ 이거 이거... 맛만큼 매우네
사실 물배가 많이 차서 그렇지... 그렇게 먹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이게 가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이 나오긴 했다. 가격도 꽤 비싼데 여기에 서비스 차지가 10%나 붙어 버려서 거의 3~4천 원 정도 더 나왔다. 밥 2개, 메뉴 3개 물 이렇게 해서 4만 원 정도 되었으니... 흠... 이거 태국 물가가 엄청 올라도 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일 태국음식을 잘 먹는데 무언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남부 음식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Baan Ice(반 아이스)였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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