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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여행/태국 여행

태국 서민들이 특별한날 즐겨 찾는 패밀리 레스토랑 - 크루아 방나 (Khrua Bang Na)

by 매드포지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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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우리나라 음식도 정말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고 맛있는 것들도 굉장히 많지만... 한식을 베이스로 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예전에 계절밥상, 자연별곡 등 한식 뷔페가 굉장히 성행했을 때도 있지만 요즘 트렌드는 뷔페를 잘 가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한식이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매장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식은 양분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김밥천국 같이 많은 메뉴를 값싸게 먹을 수 있는 밥집, 혹은 함바집처럼 쟁반에 모든 반찬을 깔아서 나오는 음식점이 서민들의 밥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정 반대의 끝에 있는 음식점은 한정식 집으로 대변되며 상견례, 사은회 같은 아주 특별한 날에 돈이 아깝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그런 곳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한정식 집은 누군가의 김밥천국 같은 식당일지도 모른다.

한식 상권은 중간 가격대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메뉴를 다양하게 하는 식당 보다 원 메뉴 레스토랑이 한식 상권을 더욱 메우고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 우리나라 음식이 반찬이 2~3가지 정도로 푸짐하다 할 수 있는 요리가 되었는가? 7첩, 13첩 반상이 아무리 양반의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밥상은 푸짐함이 대명사 아니었나? ㅋㅋ

하지만 태국은 조금 실정이 다른 것 같다. 항상 태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태국 음식 등급별의 레스토랑들이 아주 다양하다. 빈곤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길가의 가판 음식점부터, 서민들을 대표하는 쇼핑몰의 쿠폰 식당, 다양한 가격의 패밀리 레스토랑들, 마지막으로는 한국에서 먹는 것 보다도 비싸게 줘야 하는 고급 레스토랑까지 태국 음식 중 한 메뉴만 취급하는 것이 아닌, 대부분 다양한 태국 음식 종류들을 제공할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들이 등급별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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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아? 크루아 압손은 아는데 크루아 방나는 아나?

한참 뿅뿅 지구오락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유행했을 때 출연자들이 태국에서 '크루아 압손'이라는 레스토랑을 가서 원래도 유명했던 음식점이 한국 사람들의 성지가 되어 버렸다. 이런 레스토랑이 하나 더 있는데, 이 음식점은 한국인만 간다는 설로도 유명한 '노스이스트'가 그것이다. 다시 돌아가 크루아(ครัว)라는 뜻은 태국어로 '부엌, 주방'이란 뜻이라서 뒤에 있는 누군가의, 혹은 지명의 '부엌, 주방'이라는 뜻이 된다.

즉, 크루아 압손은 압손의 주방, 크루아 방나는 방나의 주방이란 뜻이란 것이다. 여하튼 이런 레스토랑이 중간 정도의 가격에 위치한 음식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식당들이나 혹은 관광지에 있는 식당들은 이미 맛이 많이 현지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이번 태국 여행에서 우리는 관광 식당류의 레스토랑 2곳과 로컬 식당류의 레스토랑 2곳을 방문해서 비교를 해 보았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그리고 크루아 방나가 가장 처음 간 로컬 식당이다.

크루아 방나
 

크루아 방나 · 1466 ซอย บางนา-ตราด 42 Bang Na Tai, Bang Na, Bangkok 10260 태국

★★★★★ · 태국 음식점

www.google.co.kr

크루아 방나는 방나라는 이름을 달고 있듯이 수도인 방콕의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방나에 있다. 방나는 한국으로 치면 서울 외곽 같은 느낌의 지역이다. 사실 이곳은 일반적인 관광객이 가기에는 좀 어렵다는 생각은 있다. 방콕 시내에서 이곳까지 태국 도로 교통 상황을 고려해 보면, 거의 한 시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시간이 아까운 관광객으로는 사실 그렇게 시간을 내서 이곳까지 찾아와 먹을 정도의 레스토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격적인 부분이나 현지의 사람들의 분위기를 느끼길 원한다면 이 크루아 방나는 한 번쯤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 특성상 수완나품 공항에서 가까운 편이므로 출/입국한 날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사실 이미 현지인과 현지 교민들에게는 유명한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오전에 마사지를 받고 점심시간이 좀 지난 시간에 식당을 찾았는데 태국 사람들로 꽉 차 있어 30분가량 웨이팅해서 들어갔다. 별관과 본관으로 나뉘어 있고 파티룸,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어 꽤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방문한 시기가 크리스마스, 연말 기간이라 회사에서 회식을 온 것 같은 팀들도 꽤나 많이 보였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보면서 무엇을 시킬지 고르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건 메뉴판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말 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태국음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대충 메뉴의 수를 봐도 200개 정도 되는데 솔직히 이렇게 큰 식당에서 200개가 되는 메뉴를 소화하려면 과연 주방에 몇 명이 있을지 꽤나 궁금했다. 볶음류부터 카레, 국물, 튀김, 절임 종류까지 정말 많은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심지어 핫팟도 주문을 할 수 있는데 사실 한 명도 핫팟을 시켜서 먹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이렇게 메뉴가 많고 대규모인 경우에는 사실 잘 모르는 음식이나 메뉴판 저 끝에 있는 음식보다는 중간이나 아니면 들어본 음식을 시키는 것이 안전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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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이름 따위는 모른다.

항상 태국을 가면 태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한 아내나, 혹은 아내의 가족/친구들, 지인들이 메뉴를 시켜주기 때문에 난 사실 이름을 잘 모른다. 물론 이름 자체도 꽤 어렵기 때문에 사실 혼자 시킬 순 없지만 시켜 먹은 음식은 소개해 보면... 타마린 소스를 곁들인 농어 튀김, 그리고 모닝글로리 볶음, 태국식 해산물 모둠 무침 샐러드, 카레에 게살을 볶은 뿌팟뽕커리, 태국식 돼지고기구이 샐러드와 밥 한 솥이었다.

뭐 대부분 태국 현지 식당이 그렇지만 만일 이곳을 방문한다면 2가지가 충족이 되지 않는다면 입에도 못 댈 것이다. 우선 '매움'이다. 뿌팟뽕커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음식에 매운 고추, 혹은 생 후추가 들어있기 때문에 매움의 정도가 우선 신라면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해서 고추나 후추를 씹었을 때의 그 아찔함이란... ㅜ

그리고 두 번째로는 '향'이다. 매장을 들어가자마자 느낄 수 있는 피시소스의 꼬릿함과 고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태국 바질의 향신료 향, 그리고 고수가 거의 대부분 메뉴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마도 향신료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맨밥밖에 먹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것은 농어 튀김이었는데 타마린느 소스를 곁들여 눅진하고 달달한 소스에 튀긴 농어의 담백함이 아주 잘 어울렸다. 뭐... 짭짤하고 자극적이란 것의 반증일 수도 있겠지만 항상 태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밥과 정말 잘 어울린다. 꽤나 맛이 있었는데 역시 패밀리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대중적인 입맛을 잡기 위해서 음식들이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뿌팟퐁커리에 들어가 있는 파프리카와, 태국식 돼지고기 샐러드에서 향신료의 정도가 약한 것이 푸드코스트와 맛의 일반 평준화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한 것 같다. 이런 음식점을 간다면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물이다. 대부분의 태국 음식점에서 물은 공짜가 아니다. 그리고 종업원이 물을 계속해서 따라 주는데 물을 계속 받아먹다가 한 병을 다 먹는다면 지체 없이 새로운 물을 개봉한다. 태국 음식이 매워서 물을 무한대로 흡입하다가는 웬만한 메뉴 하나 값은 거뜬하게 나오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다면 컵을 손으로 막아 종업원이 계속 물을 따라주는걸 그만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디저트인 소프트 아이스크림까지 시켜 먹고 나니 3명이서 1,500바트 정도로 근 5만 오천 원 정도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관광지 식당인 노스이스트에서 이 정도 먹으면 각각의 메뉴마다 거의 50~100바트 이상 차이 나기 때문에 최소 이 가격에서 500바트 이상은 더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확실히 현지의 맛을 좀 더 느끼고 싶고 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경험하고 싶다면 크루아 방나를 한번 방문해 보시길.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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