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떠오르는 또 다른 카페 강자, 파카마라 커피 로스터스
지난 포스팅에서 체인 카페 3군데가 방콕을 점령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는데 그중 원두의 종류 한 가지를 이름으로 내건 카페가 파카마라 커피 로스터스이다. Roots와 마찬가지로 Pacamara도 여러 지점이 있는데 본점은 Silom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사실 파카마라를 알게 된 계기는 태국에서 커피에 관련된 클래스가 없는지 찾다 보니 Pacamara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쉽게 영어코스가 아주 한정적이라는 것에 커피 클래스는 포기하고 매장을 방문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건 거의 3년 전 이야기로, 코로나로 인해 태국을 갈 수 없어 구글 맵에 저장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3~4년이 지난 후, 이번에 태국 여행에서 방문할 커피 매장을 찾는 중에 이미 그 매장 수가 방콕에만 20개는 넘는 걸 알게 되었다. 그중 우리가 방문한 것은 CentralwOrld에 있는 파카마라 매장인데 사실 이곳은 CentralwOrld에 직접적으로 있지 않고 옆쪽에 The offices라고 업무 지구가 있는데 그 업무지구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찾는데 애를 먹긴 했다. 그리고 만일 앉는 자리를 원한다면 일반 매장을 가는 걸 추천한다.)
Pacamara Coffee Roasters (The Offices at CentralwOrld)
이 업무 지구 에스컬레이터의 옆쪽에 위치한 이곳은 사실상 CentralwOrld의 옆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매장은 커피 스탠드 형식으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이 아주 한정적이다. 이런 곳으로 가는 이유는 물론 이번에 잡은 숙소에 가깝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원두의 소비량이 많아서 회전율이 빨라 비교적 더 신선한 원두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매장의 특성상 바쁜 나머지 필터 커피의 주문 빈도가 낮아 추출을 하는 바리스타의 실력이 복불복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ㅋ 그래도 이 매장에서 추출해 준 바리스타의 실력은 그래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매장이 작고 본점이 아니라 원두 종류가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Pacamara 매장에 Pacamara 원두가 없었다는 점이다.ㅋㅋ
저번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이 커피 산지에 갔는데 다른 나라의 먹어본 커피보다는 산지 커피를 먹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기에 이 매장에서도 고를 수 있는 태국 커피를 골랐다. 유일하게 하나의 싱글오리진만 태국 산지 커피였다. Baan Mea Chan Tai로 치앙라이 지역에서 난 무산소 허니 프로세스를 거친 커피였다. 신기하게 Roots와 Pacamara에서 태국 원두의 종류를 물어봤는데 모두 원두의 종류를 알지 못했다.
그냥 치앙라이 커피라고만 했고 원두 버라이어티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방콕에서 갔던 카페들이 대부분 대형 체인의 카페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마치 몇 년 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이야 대부분의 로스팅을 진행하는 카페에서는 어떤 원두인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쳤는지 알고 있고 표기를 해 놓지만 불과 3~4년 전만 해도 낯설고 어려운 커피 용어가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는 사실 표기도 안되어 있었고,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잘 몰랐었다.
여하튼 우리가 커피를 고르자 추출 방법을 고르라고 이야기했다. 이곳에서는 특이하게 2가지 방식으로 추출을 고를 수가 있는데, 일반 드립과 에어로프레소였다. 사실 일본의 릴로(Lilo) 커피를 제외하고 에어로 프레스로 내리는 카페를 거의 처음 본 것 같다. 만일 커피를 2잔 시키면 둘 다 먹어보려고 했는데 이미 커피를 몇 잔 마신 후라서 그냥 한잔만 시켜 드립으로 골랐다. 드립은 칼리타 웨이브로 진행이 되었는데 여기서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
드립보다는... 그냥 메뉴가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집에서 태국 커피를 내려봤을 때는 칼리타가 잘 맞지 않았다. 물론 이번에 사 온 몇몇 태국 원두들은 V60보다는 칼리타 웨이브가 훨씬 맛있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아쉽게 칼리타로 내리면 내가 원하는 맛과 향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도 레시피를 잘 맞추면 가끔 맛있는 경우는 있었는데 Pacamara에서 칼리타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고나 할까? ㅋㅋ
하지만 추출 자체는 너무 잘되어서 기대가 되었다. 추출 자체에 문제가 거의 없었다. 태국 바리스타들이 장점이자 단점이 정말 정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느리다고 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쉽게 커피를 새로 뜯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쓴맛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건 칼리타의 특징이어서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데, 오히려 V60로 내리면 좋지 않았을까 하면서도... 사실 바디감의 측면에서는 V60는 아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완전 못 먹을 커피라는 것은 아니다. Black tea 같은 느낌이 나면서 단맛이 약간 부족한 느낌인 커피라 원하는 향미는 잘 나왔지만 약간 과다 추출된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커피를 베이스로 한 메뉴들과 다른 제과 종류들도 일반 매장에는 많은 것 같았다. 그래도 태국 태생의 커피 체인점으로 그 세를 무섭게 늘리는 이유가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되는 정도의 매장이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아주 좋은 것은 또 아니다. 가격이 거의 6천 원임으로 한국에서 먹는 커피의 가격과 같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매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아주 맛 좋은 커피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이 태국에서 커피 원두를 사고 싶지 않은 매장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고 하면 이해가 가려나?? ㅋㅋ
만일 다시 간다고 한다면 일반 매장에서 시그니처 메뉴를 시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Roots를 가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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