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치앙마이는 왜 카페가 4,5 시면 닫는 거야???
태국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한 이동이 진짜 쉽지 않다고 이야기를 듣기만 했지 이 정도 일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치앙마이를 가기 위해서 점심쯤 출발하는 비행기를 끊었는데 태국 여행을 가기 전까지 비행기가 3번이나 바뀌더니 거의 5시에나 도착을 하는 비행기로 변경이 되어 버려서 치앙마이에서의 일정이 많이 꼬여 버렸다. 치앙마이는 액티비티와 카페들을 돌아다니기 위한 큰 목적 두 가지가 있었는데 5시에 도착을 해 버려서 카페들을 많이 못 돌아다닐 상황에 처해버린 것이다.
신기하게 치앙마이 카페들을 4~5시면 거의 영업을 종료하는데 그렇다고 엄청 일찍 여는 것도 아니다. 8~9시 사이에 여는 카페들이 많고 심지어 10시에 열어 4시에 닫는 카페들도 있어서 휴양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저녁까지 커피를 안 마시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하튼 어쩔 수 없이 방문해보고 싶었던 카페들을 못 가게 되어 야시장과 밤거리를 좀 돌아다녀 보자 하고 길거리로 나섰다.
아니 이 저녁에 빵 먹자고 사람이 줄을 선다고???
타페 게이트와 야시장으로 가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던 중에 로띠도 먹고 야시장도 구경했는데 우연히 발견한 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매장에는 크리스마스 기간이라 요정 복장을 한 알바들이 숯불에 빵을 굽고 있었고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꽤나 많은 현지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 저녁에 이 빵을 먹기 위해 이 줄을 기다린다고?라는 생각이 들었고 젊은 태국 사람들이 술을 먹고 해장하는 느낌으로 먹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이 너무 길어서 일단은 지나치고 만일 다음날도 사람이 많으면 한 번 가보자고 아내와 이야기를 했는데 다음날 주말 올드시티 야시장을 가기 위해 걸어가다가 이 가게에 여전히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여긴 가봐야 한다 결심하고 기다리기 시작했다.
TimNomSod Chiangmai
구글 맵에서 찾으면 평가도 40개 정도밖에 없어서 의심이 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리뷰가 태국 사람들의 리뷰였고 여기서 빵과 음료를 먹고 좋았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대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구글 맵에서는 닫힌 매장의 모습만 나와있어서 여기서 뭘 파는 건지 아니면 영업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 있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5시 반에 여는 카페라니??
아까도 말했지만 치앙마이에서는 대부분의 카페들이 4~5시에 닫는데, 이 가게는 저녁 늦게 5시 반쯤 열고 자정 정도까지 영업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술도 먹고, 술을 깨러도 오기도 하는 것 같았다.
조금 기다리고 나니 테이블로 종업원이 안내해 줘서 자리에 앉았고 바로 메뉴를 가져다줘서 보게 되었다. 빵의 종류는 음료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우리는 하트 표시가 있는 빵에 밀크 크림을 넣은 Milk Cream과 판단잎 소스와 태국 티 소스를 찍어 먹는 Pandan & Thai Tea Dipping 빵을 시켰다. 그리고 음료는 아내는 Thai Milk Tea를, 나는 고심 끝에 Honey and Bergamot 음료를 시켰다. (원래는 Roselle Tea라는 게 있으면 먹으려 했는데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없다고 해서 베르가못 음료를 시켰다.)
메뉴를 종업원에게 주고 기다리니 바로 음료가 나왔다. Thai Milk Tea는 정말 찐하게 탄듯한 음료였고 Honey and Bergamot은 정말 신맛이 가득한 베르가못 향의 꿀차였다. 생각보다 음료의 맛이 세서 이거... 불안한데 하고 있었는데 곧이어 빵이 나오고 나서 음료 맛이 강한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처음에 나온 빵은 밀크 소스를 안에 듬뿍 발랐는데... 솔직히 이번 태국에서 맛본 빵, 디저트 중에... 최고였다. 마치 연유로 만든 듯한 이 소스는 연유보다는 유지방 맛이 많이 나고 찐득한 게 마치 질감은 유분기 많은 로션 같지만 마치 분유를 소스로 만든 것 같은 맛이 나서 빵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 빵이 정말 대박인데,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빵 중 이렇게 쫀득한 빵은 필리핀에서 먹은 필리피노번이란 것이었다. 맛은 거의 코스트코에서 파는 디너롤 같은 빡빡함에 숯불에 구워 토스트 된 빵은 정말 쫀득하고 따듯한 게 맛있었다. 밀크 소스와 같이 먹으니 이건 앉은자리에서 20개는 먹을 수 있는 디저트랄까?
정말 놀라고 있었는데 그다음 나온 판단 소스와 타이티 소스도 정말 맛이 있었다. 눅진한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니 정말 맛이 있었고 약간 느끼해질 때쯤 맛이 강한 음료를 마시니 개운하게 내려가면서 리셋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이 여기서 와인도 먹는 것 같았는데 술을 굳이 마시지 않았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해서 ㅋㅋㅋ
갑작스레 찾은 맛집, 만일 치앙마이에서 늦은 밤 튀긴 로띠 말고 다른 디저트를 먹고 싶다면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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