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 (Cooking)/Coffee LOG

[커피로그] 50번 내려보고 써보는 에어로프레스 후기 (1) - 불편한데 편한... 그런 커피추출 도구?

by 매드포지 2023. 11. 9.
728x90
반응형

뭐 이런 추출도구가 있어??

홈카페를 시작하고 나서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사실 핸드드립의 용품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긴 했다. 물론 칼리타, 오리가미, 하리오, 멜리타, 클레버 등 여러 가지 드리퍼가 시중에 나와있고 이들은 침출식, 투과식 커피 추출 방식으로 다양함을 추구하고 주창한다. 그에 따라서 커피의 맛과 향이 전혀 달라지긴 하지만 에스프레소와 필터커피의 차이처럼 다른 종류의 커피정도의 차이를 주는 것은 없었던 것 같기 때문에 오히려 핸드드립 추출도구에서 큰 다양성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핸드드립으로도 에스프레소 같이 진한 커피를 내릴 순 있지만 그것을 에스프레소라고 부르지 않지 않는가? 즉, 다르지만 같은 결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몇 년 전 에어로프레스가 나오고 나서는 에스프레소와 필터커피의 중간의 개념적인 커피 종류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에어로프레스는 그 추출 방식을 보았을 때 침출식 커피추출과 에스프레소의 압력을 완전하진 않지만 간이의 형태로 합쳐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을 보면 실린더에 주사기 플런저를 얹어서 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약하지만 어느 정도 압력은 주는 느낌이 나긴 한다. 실제로 내려보면 필터를 한 장, 두 장 끼는 것에 따라서 미분이 걸러지는 정도의 차이도 있지만 미세하게 압력이 걸리는 정도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커피의 추출이 물에 오래 담가놓을수록 그리고 추출 시에 압력을 더 가함으로써 커피의 성분이 더 추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어로프레스가 일반의 투과식, 침출식 핸드드립보다는 더 커피성분이 추출이 많이 된다는 가설이 나온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추출의 정도에 대한 비교가 나오는데....
 

투과식 < 침출식 < 에어로프레스 < 에스프레소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커피가 같은 분쇄도, 물온도, 시간을 가진 침출식 보다 과추출되는 양상은 있지만 향미표현에서는 둥글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좋은 뜻으로는 벨런스가 잡힌 커피가 되고 나쁜 표현으로 말하면 개성을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고 할까? 위의 공식이라고 한다면 성분이 많이 뽑혔기 때문에 불쾌한 맛과 좋은 맛이 모두 과추출되어서 밸런스보다는 그냥 과추출된 커피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모든 성분이 강해졌지만 커피 맛이 둥글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에어로프레스 ppm 수치
침출식 ppm 수치

부정확하긴 하지만 ppm수치가 확실히 침출식 보다 에어로 프레스가 더 높게 잡히긴 했다. 다만 비율 자체가 1:15 정도이기 때문에 진한 게 내려진 건 맞다. 조금 더 극명한 차이를 내려고 해 봤는데 생각보다 과추출이 둘 다 되어서 좀 쓰긴 했다. 또한 내려진 커피를 보았을 때 확실히 미분감이 있는 영어로 멀키(Mulky)한 색의 커피가 추출이 되었다.

추출차이에 따른 색과 용량비교

물론 아직 50번밖에 못 내려 봤기 때문에 나의 미숙함이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여러 가지 레시피로 커피를 추출해 봐도 비슷한 느낌을 가진 커피가 되어서 신기하면서도 이걸 어떻게 가지고 놀지 하는 호기심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긴 하다.
여하튼 써보면 써볼수록 만일 내가 커피에 입문을 하는데 여러 가지 용품은 사기는 싫고 그라인더도 없어 커피를 분쇄해서 가지고 있다면 정말 이 에어로프레스가 답일 거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핸드드립의 경우에는 우선 추출도구, 물을 부을 수 있는 도구, 저울이 필요한데 에어로프레스는 이 도구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저울도 있으면 좋겠지만 에어로프레스에 나와있는 숫자로 대충 맞출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핸드드립용품보다 오히려 더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추출이 너무 간단하다. 
에어로프레스 레시피 중에 정말 복잡한 레시피가 존재하긴 한다. 한 원 두를 두 번 내리는 방식부 터해서 추출압력을 조절하기 위해 추출 시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긴 하나... 기본적으로 원두를 넣고 물을 넣고 그냥 눌러버리면 끝이기 때문에 물줄기를 조절하는 핸드드립과는 추출 난이도 면에서 최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씻어야 할 것이 많은 핸드드립 용품에 비해서 에어로프레스는 주사기하나만 까서 원두와 필터를 버리고 물에 씻기만 하면 끝이기 때문에 너무 간단하다.
오히려 이 에어로프레스를 가지고 다양한 레시피를 발명해 내는 바리스타들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728x90
반응형
아니...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네... 혼자밖에 못 먹어ㅋㅋ

결국 에어로프레스의 장점은 크게 2가지 인 것 같다. 별다른 도구가 없이 이 기구만 있으면 어떻게 분쇄된 커피도 취향에 맞게 내릴 수 있다는 점과 두 번째는 추출과 관리의 간편함이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2인분 이상은 내리기에는 조금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요즘 에어로프레스 XL이라고 대용량이 나오긴 하지만 친구들이나 손님이 집에 왔을 때 커피를 마실 인원이 3명이 넘어가는 순가 XL이던 XXL이던 XXXL이던 에어로프레스는 솔직히 사용하기 힘든 녀석임에 틀림이 없다. 차라리 하리오 V60를 써서 2인분씩 2번 내리는 게 더 편하다. 요즘 소용량이라며 에어로프레스 Go라는 작은 녀석도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가격적으로 힘들지 않다면 일반 에어로프레스를 사는 게 맞다.
혼자라면... 사실 입문자에게는 이 에어로프레스가 좋지만 친구들과 커피를 좋아한다면 그냥 핸드드립 추출 도구를 사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러나 확실한 건 적은 원두의 용량으로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추출도구임에는 이견을 표할 생각은 없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소의 커피 기록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