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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Cooking)/Coffee LOG

30번 내리고 남기는 플레어 프로2 (수동에스프레소 머신) 후기 (1) - 아... 번거로워... 왜... 플레어 58이 편한지 알겠네 ㅋㅋ

by 매드포지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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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에스프레소...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2023년... 엄청난 기술의 발전의 시대에 살면기 때문에 이제는 '수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상하지만 신기하게도 커피판에서는 여전히 '수동'이란 개념이 쉽게 허용되곤 한다. 수동 그라인더,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그 카테고리에 떨어지는 유명한 것들인데 개인적으로는 거리가 먼 녀석들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동 그라인더를 사용해 본 결과 코만단테를 살 돈이면 조금 더 보태서 DF64를 사고말고, 그나마 싼 Kingrinder K6를 살바에는 돈을 좀 더 주고 바라짜 엔코를 사는 게 났다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수동에 끌리는 이유는 아마 '손맛'과 '가격'이 두 가지 일 것이다. 솔직히 나에게는 '손맛은 별로 생각이 없고, '가격'면에서는 매리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라인더는 비싸더라도 콤팩트한 게 하나 있다면 여행이나 캠핑을 가서 한 번쯤은 사용해 볼 맘이 들긴 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에는 솔직히 살 생각도 안 해 왔다. 쓸만한 반자동 에스프레소머신을 사기 위해서는 100만 원가량의 돈을 소비해야 하기에 그것과 비교해서는 이 수동머신이 반의 반가격 정도에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가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의 경우 압력과 온도, 시간 등 통제를 해야 하는 변수에 너무 많기에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 수동 머신으로는 한계가 극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가격적인 측면도 '굳이 이 가격에 이 정도 기능 밖에 없는데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오히려 내 커피 스테이션에는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핸드 드립 용품만 들여놓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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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잉 세팅


3 신기(용량, 압력, 온도)가 다 신경 쓰이네

물론 에스프레소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동이 너무 번거롭다는 것을 본가에서 경험했기에 솔직히 누군가 무료로 나눔을 하지 않는 이상에는... 구입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도중 아버지가 커피 기변을 반자동으로 하시는 바람에 덩달아 Flair Pro2 수동에스프레소 머신을 무료 나눔 받게 되었다.... ㅋㅋㅋ

커피 용량

막상 Flair Pro2를 받고 나니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해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는 13g을 쓸 수 있는 머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Flair Pro2 추출할 수 있는 최소 커피량을 찾아보았다. 물론 설명에는 16~24g으로 나와 있긴 하지만 해봐야 적성에 풀리기 때문에 13g부터 시작을 하였다. 바라짜 엔코로 그라인딩 세팅을 0에 놨음에도 불구하고 13~15g 구간은 압력이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이것보다 더 곱게 갈기 위해서 Flair에서 나오는 수동 그라인더로 한잔을 내리기 위해 거의 20분을 갈아서 Flair Pro2에 넣어봤지만 압력이 너무 약하게 걸려 추출이 원활하지 못했다.

16g으로 올리니 생각보다 잘 걸리긴 하였지만 원하는 만큼의 에스프레소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고 중량을 20g 이상으로 올려 보니 압력이 너무 초반에 걸려서 힘을 과도하게 주게 되는 단점이 있었다. 원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Flair pro2의 경우에는 17~18g이 가장 적절할 것 같으며 20g 이상이라면 너무 길게 에스프레소를 뽑기보다는 리스트레또로 짧은 시간에 적은 용량을 강한 압력으로 바로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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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커피 용량을 잡고 나니 그다음 나를 괴롭히는 건 압력이었다. 초반 0~5초 정도를 3 bar 정도를 걸어 조금씩 커피 퍽 전체를 적시며 프리인퓨전 비슷한 느낌으로 가져가다가 그 이후에는 8~10 bar 정도에서 28~30초 정도로 추출 시간을 주는 느낌으로 압력을 주었다. 문제는 이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프리인퓨전을 주는 구간에 너무 빠르게 추출이 되기도 하고 그날그날 커피의 상태에 따라서-특히 가스가 많은 원두의 경우- 압력이 덜 걸리기도 하고 너무 많이 걸리기도 해서 변수 통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손으로 하기 때문에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너무 강하게 내리면 포터 필터 부분과 그룹해드 부분이 분리가 되는 대참사가 난다.)

그래도 생각보다 재미는 있다. 나의 손을 믿을 수 없는 게 문제 이긴 하지만 압력의 변화에 따라서 에스프레소 추출이 달라지고 에스프레소의 맛이 달라지는 것을 비교해 보는 것도 실험하는 느낌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홈카페이니 망정이지 매장에서는 솔직히 쓸만하지 못한 것 같다. 물론 맛의 차이가 많이 나도 되는 매장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온도

에스프레소 추출 압력 프로파일 정도를 끝내고 나니 또 나의 발목을 잡는 게 온도였다. 그룹해드가 못해도 85~90도 정도는 되어야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추출수가 90도 정도를 유지할 텐데 Flair Pro2의 특성상 그룹해드와 포타 필터 격의 녀석들을 물에 담가서 데워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100도의 물로 이 그룹해드를 데운다 해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80도 이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중에 추출수를 100도를 넣어도 온도가 조금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또한 그룹해드를 데우고 물을 버리는 일과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남은 물을 버리는 일이 여간 귀찮은 것은 아니다. 가끔 손을 데는 경우도 생겨서... 뚜껑이 열릴뻔한 적도 있다. ㅋㅋ 

Flair Pro 2


왜 Flair 58이 끝판왕인지 알겠네.

개인적으로 수동머신이나 반자동 머신들이 포터필터 사이즈를 왜 이상하게 가져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58을 따르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가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한 사이즈를 가져가 굉장히 불편하게 되어있다. (특히 액세서리를 사기가 힘들다... 기변하면 다 버려야 하니 ㅋㅋ) 이 Flair Pro2도 마찬가지이다. 47~48mm 정도의 사이즈를 가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작은 것 같다.

가장 문제는 역시 프리히팅이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데우는 작업이 보통이 아니다. 이런 점을 다 보안해서 나온 것이 Flair 58이다. 물론 가격면에서... Flair 58은 거의 Pro2에 비해 근 2배인 것이 문제이지만.  특히 다른 걸 떠나서 58mm라는 점과 그룹해드, 포터 필터를 번거롭지 않게 데울 수 있다는 2가지는 최고의 장점일 것이다. (써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ㅋㅋ)

그렇다고 Flair Pro2가 에스프레소를 잘못 추출하냐? 그렇지는 않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임을 모를 정도로 추출이 좋다. 확실히 Flair가 그 명성을 떨친 이유를 잘 알겠다랄까?? 정말 놀랄 정도로 좋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위의 변수들을 하나라도 놓친다면 그냥 주르륵하고 에스프레소가 흐르거나 아예 추출이 안될 수 있지만 그래도 추출은 생각보다 잘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자동머신 보다 조금 준비할 것도 많고 변수 통제가 어렵긴 하지만 뽑히기만 한다면 자동 수준의 느낌으로 추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직 제대로 커피를 내려본 지 30번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 머신임에는 맞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엄청난 번거로움을 견뎌야 하겠지만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에스프레소의 변수를 통제하는 법과 감을 익히는 것에는 좋은 머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소의 커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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