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꼭 다시 와야지 교토...!
청수사에서 익어버리다 못해 타버린 우리 부부는 호텔에 맡긴 짐을 찾기 위해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잠시 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로비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짐정리를 하고 가기로 하였다. 약 20분 정도를 쉬고서 교토역으로 향한 우리는 오사카로 가기 위해서 JR라인의 도카이도, 산요 본선 신쾌속 편을 기다렸다.
교토역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오사카를 갈 수 있지만 우리는 JR라인의 도카이도, 산요 본선의 신쾌속편을 타고 가기로 했다. 30분 정도면 오사카역에 도착을 하기 때문에 좋긴 하지만 신쾌속의 경우 지정석이 아니어서 앉아서 가는 좌석이 많지 않다. 운이 좋으면 앉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30분을 앉지 못하고 서서 오사카로 향했다.
오사카와 교토 또 다른 느낌이구만.
교토는 한국의 경주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고, 오사카는 부산에 대부분 빗대어 이야기하곤 한다. 다만 일본이 자신들의 문화가 가지는 장점을 한국보다는 더 잘 살려 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비유가 틀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5년 전이지만 도쿄를 경험했던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교토와 오사카를 방문하며 도쿄에서 느꼈던 점들과 매우 다른 것이 많다고 느꼈다. 도쿄의 경우에는 세련되고 정갈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반면 오사카와 교토는 옛날 건물도 많고 고풍스러운 멋이 어느 정도 있었다.
오후 5시 반이 다 되어서 오사카에 도착한 우리는 우선 호텔 체크인을 하기 위해 오사카역에서 히가시우메다역으로 향했다. 히가시우메다역에서 다니마치선을 타고 천만궁이 근처에 있는 미나미모리마치에 있는 Premier Hotel Cabin Osaka에 묵었다. 교토에서의 숙소가 생각보다 큰 탓에 일본의 많은 숙소들이 작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 호텔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본 호텔 작은 방 사이즈였다.
그래도 옆쪽으로 천만궁을 가는 곳에 시장 및 아케이드가 쭉 이어져 있고 Kohyo라는 일본의 슈퍼마켓이 바로 앞에 있어 접근성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번화가는 멀어서 대중교통은 10분 이상 타고 가야 된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 부부는 숙소를 정할 때 너무 번화가와 가까이 잡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긴 하다.
숙소에서 체크인을 한 후에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난바로 향했다. 토요일 주말 저녁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또 긴 대기줄을 기다려야 할 수 있기에 우리는 몇몇 메뉴를 사서 호텔방에서 쉬며 먹기로 했다.
역시 타임 세일 중인 백화점 식품부는 진리다.
예전 도쿄에 갔을 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한다면 백화점 식품부에서 세일 중인 초밥을 못 먹어 봤다는 것이다. 참치 모둠 세트가 불과 900엔 정도밖에 하지 않았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초밥이(계란 초밥 따위는 없는 회 위주의 초밥세트 였다.) 거의 1200엔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그때 당시에는 그게 싼 것인지 인지하지 못했었고 또한 다른 곳에서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가성비가 최고 중 하나인 초밥이었다.
그렇게 도쿄에서 아내와 함께 백화점 식품부를 돌아다녀 보고 다음번에는 꼭 먹으리라고 다짐(?)한 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이번 오사카에서는 다짐을 지키기로 하고 7시가 거의 다 되어서 우메다 역에 있는 한큐 백화점으로 향했다. 한신백화점도 가보았지만 한신 보다는 한큐의 식품부에 있는 초밥이 더 맛있어 보였다. 아쉽게 다이마루 까지는 가보지 못했는데 시간이 좀 있었다면 가보고 싶긴 하다.
7시가 되면 남은 것들에 종업원이 세일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하는데 그때를 잘 노려야 한다. 거의 15~20%를 세일하기 때문에 세일 스티커를 붙이자마자 사람들이 집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눈치껏 챙겨야 한다. 위의 사진 정도 되는 퀄리티의 초밥을 200엔 정도 가격이 내려가 1,200엔 정도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밥양이 조금 많고 회 자체가 완전히 상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 원대에 이 정도 퀄리티면 매일 먹어도 될 정도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큐 백화점에서 초밥과 튀김 (전갱이 튀김(일본 가면 1번 픽), 크로켓, 새우튀김)을 사서 우메다역에서 가까운 하나다코를 갔다.
사실 한국에서는 거의 타코야끼를 먹어본 기억이 없다. 생각해 보면 내가 돈을 주고 사 먹었던 적은 없고 마트의 시식이나 혹은 축제에서 친구들 것을 뺏어 먹은 정도라고 할까?
그런데 요코하마를 갔을 때 아내의 일본인 친구가 추천해 준 다코야끼집에서 먹은 다코야끼는 내가 생각했던 다코야끼의 맛과는 확연히 달랐다. 특히 초생강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강에 알러지가 있거나 생강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생강, 특히 초생강을 참 좋아하는 나에게는 색다르게 맛이 좋았다. 다만 요코하마에서 먹은 다코야끼는 파가 올려진 형태가 아닌 가쓰오부시가 올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다코야끼의 본 고장인 오사카에서는 네기 타코야끼를 주문했다. 주문해 가는 사람들을 보니 파를 올려 먹는 게 시그니처 같은 듯했었다. 하나다코에 가니 줄이 꽤 길었지만 순환율이 빨라서 금방 받을 수 있었다.
줄을 서면 종업원이 나와서 Take out을 할지 혹은 먹고 갈지 물어본다. 아마도 Take out 줄이 더 빨리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 간다면 카운터에서 먹어야 하는데 몇 자리 없어서 사람이 많다면 꽤나 기다릴 수 있다. 그리고 Take out을 하고 주변에서 먹을 생각이라면 안된다. 종업원이 Take out이라고 하자 그 근처 길거리에서 절대로 먹지 말라고 몇 번이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래도 한 10여분 정도 기다린 후에 8알짜리 네기 타코를 픽업해서 호텔로 향했다. 정말 더웠는지 저녁 8시가 다 되었는데도 더웠고 심지어 지하철에서 사람이 온열 질환으로 쓰러져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통제 중이었다.
호텔로 들어가기 전 호텔 앞에 있던 Kohyo에서 몇 가지 음료와 라면, 회를 샀다.
이렇게 사도 3,000엔이 넘지 않았다. 흠... 일본이 싼 건지 아니면 우리나라가 비싼 건지 알 수 없는 비주얼과 맛이다.
튀김과 타코야끼가 나온 즉시 먹어 더 뜨거웠다면 좋았을 것 같지만 그래도 정말 맛이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푸짐하지만 적은 가격으로 먹은 저녁이었다. 타코야끼의 경우 파와 타코야끼가 정말 잘 어울렸는데 생각보다 생강향이 적게 느껴졌다. 난 거의 느끼지 못했고 아내는 조금 난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도 맛이 있었고 다음번에 가면 다른 소스를 도전해 보고 싶었다.
하나다코
추천 - 오리지널 기본 네기 타코야끼
평점: 5점 만점
나 - ★★★☆ (3.5점)
아내 - ★★★★ (4점)
이제 푹 자고 오사카 성으로 가보자.
다음 편에 계속~!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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