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용사여...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이틀 남았다!!
저녁에 일찍 들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8시 정도엔 일어나 오사카성으로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둘째 날과 마찬가지로 한 시간 정도 늦어진 오전 9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해서 전날 저녁에 사 온 요거트와 빵을 먹고서는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오사카에서의 둘째 날부터는 지하철, 버스를 가장 많이 이용을 하려고 했기도 했고, 오사카성, 햅파이브 등 관광 장소의 입장료가 필요했기 때문에 주유패스 1일권을 사용을 했다.
미리 공항에서 바우처를 실물 카드로 바꿔갔기 때문에 주유패스를 가지고 있었고 오사카역이나 백화점에서 바꾸지 않은 걸 잘했다고 생각했다.
미나리모마치역에서 우메다와는 반대로 다니마치선을 타고 다니마치욘초메 역에서 내려 오사카 성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역에서 내리자 역시 내리쬐는 햇빛에 놀랐다. 이미 꽤나 많은 인파가 오사카성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우리 부부도 행렬에 참가했다. 오사카성까지 걸어가는 내내 그늘 한점 없었는데 구름은 많았었다.
나중에 오사카성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그래도 구름이 해를 가리면 시원하고 해가 다시 나면 엄청나게 더운 웃픈(?) 상황이 연출되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NHK방송국과 역사박물관을 거쳐 오사카 성 대수문을 지나자 큰 오사카성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성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로 해자를 파서 물이 사방을 두르고 있고 3~4층 이상의 고층으로 된 성을 건축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중국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성의 건축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일본 만화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본의 전형적인 성이었다.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도톤보리보다도 내가 가장 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오사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성에 들어가기 위해서 입구에서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주유패스를 가져온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으로 들어가자 또 줄이 있었다. 여기서 왼쪽 줄은 5층으로 바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줄이고 오른쪽 줄은 그냥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줄이다. 체력이 남아돈다면 계단을 사용해도 되지만 줄이 미친 듯이 길지만 않다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내려올 때는 무조건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총 8층정도(체감 높이는 6~7층 정도인 것 같다.) 이루어진 오사카성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아주 잘 알려져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도 아주 인연이 많은 성이며, 또한 그 윗세대인 오다 노부가나와도 굉장히 연이 있는 성이다. 아쉽게 성 내부는 찍을 수 없다고 하여 사진은 없지만 성 내부에 들어가 오사카성과 관련된 역사 내레이션을 들으니 일본 사람들이 오다 노부가나보다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어떤 방식으로 일종의 숭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오사카 여름/겨울 전투에 대한 역사 내레이션을 듣는 동안 시대는 조금 맞지 않지만 일본 고전 영화 중 '란'이란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정말 많은 일본의 성과 가문의 싸움 등을 잘 볼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배경을 오사카성에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8층으로 올라가면 오사카성에서 내려다 보이는 오사카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그 옛날 다이묘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일본 영화 중에 '란'의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라가 만든 또 하나의 명작 '카게무샤'라는 영화가 있다. '란'이 일본의 성과 가문의 전투를 잘 보여준 다면 '카게무샤'는 암투, 암살, 정치를 잘 보여준다. 오사카 성에서 정말 덥고 사람이 참 많았음에도 끝까지 올라가 볼 수 있는 게 영화들에서 본 그 감정들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기다림의 연속을... 거부한다.
오사카, 교토여행을 거의 1주일 만에 준비를 했어서 자료들을 구석구석 뒤지기 힘들었기 때문에 오사카를 돌아다닌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돌아오는 답변은 조금만 유명한 식당들은 웨이팅 1시간이 거의 필수라고 했었다. 뭐 사실 아주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서 가기도 했고 웬만해서는 예약했던 우리는 3일 동안의 여정 중에 아직 50분 이상의 웨이팅을 경험해 보진 않았었다.
오사카성을 보고 난 후 우리는 그래도 오사카에서 유명한 돈카스를 한번 먹기로 하고는 돈카츠 하나로 향하였다.
원래는 뉴 베이브라는 유명한 돈가스 집을 가려고 하였지만 구글 맵 상에는 일요일에 휴점이라고 써져 있어서 포기하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에 가서 본 정보와 한국에서 찾았던 정보가 많이 달랐고 또 다음날인 월요일이 바다의 날이라고 해서 오사카에서 일 년 중 가장 큰 축제였기 때문에 식당들이 문을 닫는 곳들도 꽤나 있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찾은 정보지만... 이 뉴 베이브 가게도 그날 안 쉬었다고 한다. ㅜㅜ
여하튼 Tonkatsu Katsu Hana로 향해 11시 50분쯤 도착을 하였는데 생각보다 줄이 없어서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사장님이 나와서 하는 말이... 12시 40분까지 모두 예약이 완료되었고 그 이후에나 자리가 난다고 하여서 순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었다. 한 10분쯤 기다리다 날씨는 덥고 1시간 이상을 기다리기에는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근처에 대체 맛집으로 찾아놨던 곳을 가기로 하고 포기하였다. 다음번에 오사카를 간다면 꼭 가보리라... 예약을 꼭 할 것이다. ㅋㅋ
근처에 찾은 맛집은 라면집이었는데 영어로는 Ramen War라는 곳이었다.
라멘집인 이곳은 도착하자 줄이 길지 않았고 10여분을 기다린 후에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매장도 시원하고 고전적인 라면 집이 아닌 모던하게 라멘을 하는 집이었다. 교토에서 갔던 이노이치 라멘집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힙'함이 묻어나는 매장이었다.
매장의 90% 이상 현지 일본인이었고 외국인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매장에 들어가서 라멘을 시키려고 하면 여긴 고를 것이 조금 있다.
우선 라멘의 종류이다. 라멘의 종류가 국물이 있는 것과, 국물이 없는 볶음면 느낌의 라멘이 있다. 국물이 있는 라멘의 경우 한번 면 추가가 공짜이지만 국물 없는 라멘은 추가가 불가능하다. 다만 국물 없는 라멘의 경우에는 면의 양을 대, 중, 소로 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차슈의 장수를 1~5장으로 고를 수가 있는데 5장이나 1장이나 추가 금액이 들지 않기 때문에 양이 적다면 고기 장수를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국물 없는 라멘의 경우에는 매운 소스를 추가해서 맛을 변경시킬 수 있다.
우선 우리는 챠슈 5장에 국물 있는 라멘인 Pistol과 국물 없는 라멘인 Rusty Blade를 주문했다. 그리고 추가로 닭 투김인 가라아게를 주문했다. 여기는 특이하게 Seafood로 맛을 낸 라멘 2가지가 있는데 이것도 먹어보고 싶긴 했지만 국물 없는 라멘에 너무나 호기심이 동해 시켜보았다.
라멘의 맛은 일본을 가본 한국인이 이야기하는 일본 음식의 특징이 떠오르게 하는 맛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갔다 와서 하는 이야기가 '간이 세고 대부분의 음식이 달다.'인데 이 라멘과 가라아게가 그러했다. 맛이 없었냐고 물어본다면 전혀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생각보다 맛이 있었으며 사실 다른 메뉴도 시켜볼 생각이 들 정도록 맛이 있었다.
그렇다면 특별하냐? 그렇다. 메뉴가 일반적인 라면집과는 조금 다르고 요즘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듯한 느낌이 있는 식당이었다. 매장에 들린 일본인들을 보면 오사카로 여행을 와서 먹는 느낌으로 라멘집을 들렀던 것 같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직원분이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는 것?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느꼈던 불친절한 종업원이었다.ㅋㅋ
The Ramen War
추천 - 특별한 라멘을 느끼고 싶으면 Seafood 라멘과 국물 없는 라멘을 먹어보시길
평점: 5점 만점
나 - ★★★☆ (3.5점)
아내 - ★★☆ (2.5점)
점심은 먹었고 이제... 도톤보리로
다음 편에 계속~!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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