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음식!

사실 홍콩 하면 일반적으로 완툰, 국수, 딤섬 등 캐주얼(?)한 음식들만 유명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광둥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거위 구이와 챠슈는 한국사람들에게는 잘 먹지 않는 음식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저번 홍콩을 왔었을 때 정말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가지 않았다면 나의 선택은 광둥식 레스토랑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는 한 번쯤 꼭 거위구이와 챠슈를 먹어보리라고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너무 늦게 여행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원래 가려고 했던 아시아 탑 50 레스토랑에 등재되거나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식당들은 이미 예약이 다 차 있었다. 여행을 가는 중간까지 정말 계속 확인을 했지만 아쉽게 예약이 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되는 식당이 이곳 융키였다.
융키 (Yung Kee Restaurant)
가격: 인당 최소 500달러
운영시간: 오전 11:00 ~ 오후 1:30
한줄평: 정말 비싸지만 누군가 같이 가야 하거나 혹은 대접해야 할 때는 참 좋을 것 같은 식당!
구글 맵에 Yung Kee라고 검색을 하면 정말 많은 식당이 나온다. 이 느낌이 이런 광둥식 음식점은 원조 할머니 보쌈 느낌처럼 이름이 비슷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kee라는 것이 음식점, 상점에 붙는 접미사라서 많기도 하고 Yung은 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매장 및 메뉴
사실 이 Yung Kee Restaurant는 거위 구이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알기로는 구룡반도의 작은 로스트 구이가게로 시작해서 이 광둥식 거위 구이를 지금의 홍콩의 대표 메뉴로 올려놓은 가게라고 할 수 있다. 예전만큼 원조의 위상이 강하지 않고 이제는 더 맛있고 가성비 있는 음식점들이 있지만 그래도 처음 먹는 곳이면 원조격인 곳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어서 이곳을 방문했다.
이곳이 엄청나다고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정부에서 명령으로 인해 거의 다 없어진 홍콩의 간판들 중에 이곳 식당의 간판만이 여전히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예전에 홍콩에 왔을 때 이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 이 식당을 8년 만에 방문하게 되어서 참 신기했다. 그리고 밖의 웅장한 느낌보다도 더 대단한 건 내부였다.
예약을 미리 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 예약을 안 하면 1층으로 배정을 해주고 예약을 하면 2층으로 안내를 해주는 것 같은데 정말 미슐랭 레스토랑 뺨칠 정도로 서비스가 좋았다. 매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안내 매니저가 붙고 안내를 해주고 우리 식탁만 서빙을 해주는 서버가 붙는다. 2층올 올라가자 1층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인테리어가 독보였는데 좀 더 모던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자리로 안내를 받고 메뉴를 받았는데 정말 메뉴가 많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더 대단한 건 가격이었다. 우리가 이번에 시킨 메뉴 중에 밥을 제외하고 가장 싼 메뉴가 볶은 야채로 버섯과 함께 나오는 240달러짜리 음식이었다. 야채 볶음이.... 45,000원... ㅋㅋㅋ 우리는 챠슈, 거위구이, 야채볶음, 밥, 차를 주문을 했다. 볶음밥을 시킬까 했는데 이미 고기 메뉴가 2개나 있고 너무 느끼한 느낌이 들어서 밥은 일반 밥으로 주문을 했다.
음식
정말 아쉬운 것은... 술을 마시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홍콩여행에서 소홍주 등 황주를 먹어보기 위해서 노력을 했으나 가성비와 맛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황주를 찾지 못했다. 이곳의 경우에는 술 메뉴가 꽤나 나쁘지 않고 와인들도 있어서 술을 시키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는데 이 게 나쁘지 않은 딜이어서 사람이 많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처음으로 나온 메뉴는 챠슈로 이 맛이 좀 충격적이었다. 물론 내가 먹어본 챠슈류 중에는 완전 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확실히 단맛과 짠반이 아무 절여진 느낌의 고기로 조금 질긴 느낌이 있는 식감이었다. 이 고기 자체가 반건조 느낌의 공정을 통해 소스를 잘 베이게 해서 구운 것으로 눅진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음식은 아시아 쪽에 정말 많이 있는데 필리핀 소시지 같은 것이나 한국의 갈비찜 등이 있지만 중국의 조리 법 상 한 번만 조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맛이 레이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차슈는 그래서 완전 상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간정도 하는 정도의 챠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온 거위구이. 소스를 뿌려주냐고 해서 소스를 뿌렸는데 이 소스가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놀랐다. 약간 땅콩베이스의 소스였는데 이 소스와 함께 나온 달콤한 자두 소스 같은 것을 같이 먹으면 아주 좋았다. 물론 거위나 오리, 그리고 비둘기는 내가 선호하는 음식의 식재료는 아니다. 그 이유는 조금만 잘못하면 가금류가 주는 비린맛이 있기 때문이다. 미슐랭 레스토랑을 가도 일반 음식점에 가도 사실 치킨도 선호하지 않는 나에게는 이 비릿한 맛이 좋지 않게 느껴진다.
사실 이 거위구이도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정 부위 이상을 넘어가면 이 비릿한 맛이 점점 심하게 올라오는데 이게 먹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 더해 이 음식은 따듯해야 비릿한 맛이 덜한데 매장 자체가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틀어놔서 음식이 너무 빨리 식어버렸다. 그래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 그리고 대망의 45,000원 야채볶음.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이 야채볶음이 제일 맛있었다는 점이다. ㅋㅋㅋ 특히 이 Bumbo Fungus라고 해서 한국에는 흰 망태버섯으로 알려져 있는 버섯이 마치 대나무의 죽순처럼 아삭하고 소스를 아주 많이 머금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식감도 특이하고 맛이 좋아서 놀라기도 했고 삶아서 볶은 것 같은 느낌인데 이렇게 잘 살렸는지 다시 한번 중국식 조리법에 놀랐다.
총평
이렇게 먹고... 20만 원... 당신은 가겠습니까? ㅋㅋ 누군가를 대접해야 한다면 이곳은 정말 좋은 초이스일지도 모른다. 가격적인 면이나 혹은 분위기나 확실히 대접받았다는 것을 생색내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거위구이의 원조격이지만 그렇게 특이할 것도 그렇게 엄청날 것도 없었다는 게 사실 가장 큰 실망감을 안겨 줬다.
아마도 다음번에 홍콩을 간다면 이곳보다는 좀 더 가성비가 있고 더 맛있는 곳을 찾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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