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홍콩 여행은 사실 좀 무리해서 다녀왔다고 할 수 있다. 스키시즌을 거의 3개월 넘게 가져가면서 일단... 숙소비와 시즌권 및 장비로 많은 돈을 지출했기 때문에 재정이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리고 거의 막바지까지 일본을 가서 스키시즌을 더 길게 가져갈지, 아니면 8여 년 만에 바뀐 홍콩을 갈지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가서 쓰는 비용과 비행기 값 모두 비슷하게 들 것 같아서 더 고민이 많았었다. 하지만 일본은 작년에도 다녀왔고 스키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서 홍콩을 가자고 했고 비행기를 예매했다.
하지만 8여 년 전에 다녀왔던 것과 비슷하게 이번에는 숙소가 문제였다. 숙소가 비싸고 좁기로 유명한 홍콩에서 어떻게든 가성비 호텔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그래도 관광지와 비교적 더 가까운 셩완 쪽으로 지역을 잡다 보니 더 초이스가 없어졌다. 그래서 우리 부부가 정말 싫어하는 한국인이 자주 찾는 호텔을 찾았고 그중 이비스와 Iclub 성완 호텔 둘로 좁혀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비스가 더 나았을 지도?
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요?????
iclub AMTD Sheung Wan Hotel (아이클럽 AMTD 셩완 호텔) 가격: 16만 원~20만 원 초반대 (조금 일찍 예약하면 10만 원 초반대에도 가능한 것 같음) 체크인: 오후 2:00, 체크아웃: 오전 11:00 평가: ★☆ (1.5점) 한줄평:접근성을 제외하고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 아침 빵 맛집호텔(Feat. 건어물 냄새)
이번에는 솔직히 접근성 하나만 보고 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정 중 마카오를 가는 날도 있기 때문에 페리 터미널에서도 가까워야 하고 센트럴과도 그렇게 멀지 않으며 대부분 내가 찾은 커피 맛집들이 이 셩완(Sheung Wan)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이곳이 좋았다. 정말 대부분의 유명한 곳을 다 걸어갈 수 있고 버스, 트램의 접근성도 아주 좋기 때문에 이곳은 접근성이 아주 좋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공항에서 버스로 온다면 정말 바로 앞쪽 블록인 웨스턴마켓 앞에 내려주기 때문에 걸어 들어오기가 아주 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정류장도 그렇게 멀지는 않다. 공항으로 떠나는 버스 정류장은 오히려 이비스가 더 가깝기 때문에 정말 박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교적 새 호텔이라는 이 iclub AMTD 셩완 호텔은 크나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건어물 골목이다.
입구 및 로비
바로 맞은편에 iclub 셩완 호텔이 있다. 그래서 이쪽으로 오다 보면 바로 위에 간판이 있어서 그쪽으로 혼동이 될 수 있는데 반대편 골목 안에 있는 곳이 iclub AMTD이다. 문제는 이곳에서부터 나는 냄새이다. 이 골목이 건어물 집들이 포진이 되어있는 골목이고 그 뒤쪽으로는 수산 시장 같은 곳이 있어서 골목 전체에 건어물의 고린내와 비릿한 향기가 계속 맴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냄새는 호텔 1층 엘리베이터를 타는 로비까지 이어지는데 냄새에 민감하다면 이곳은 절대 오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체크인을 하는 로비는 3층에 존재하고 5층에는 짐(Gym)이 있다. 그리고 로비의 맞은편에는 조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아침에 간단한 빵 3~4가지와 커피, 주스 등을 제공한다. 요리는 없고 그저 빵만 있는데.... 빵이 생각보다 맛있다.
1층 로비에는 냄새만 빼고 보면 꽤 멋들어지게 꾸며놓긴 했는데 사실... 정말 의미가 없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어매니티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1층의 자판기에서 구매를 할 수 있는데... 물을 제외한 수건, 슬리퍼, 칫솔, 비누, 샴푸 정도는 있기 때문에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물이 없는 게 가장 문제이기 때문에 물을 구매하는 걸 추천하는데 호텔 1층의 자판기가 아닌 주변의 Wellcom, Fusion에서 벌크로 사놓으면 된다.
3층에 올라가면 바로 체크인 카운터가 있는데... 이곳의 카운터는 앉아서 받는다. 2명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꽤나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이곳에 캐리어들을 맡기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양옆으로 케리어가 수북이 있어서 더 혼잡했다. 그래도 이곳에 좋은 점 중 하난 2시에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3시가 넘어서 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복도와 방
우리는 16층으로 배정을 받았는데 일반 호텔이라면 꽤나 고층에 속할 수 있겠지만 이 홍콩에서 16층은 비교적 저층 혹은 중간층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 호텔만 봐도 36층이기 때문에 중간층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당황한 것이 양옆으로 방이 늘어져 있지만 방으로 가기 위해서 총 3개의 문을 열었어야 했다. 일단 방으로 가는 복도의 문과 앞방과 같이 사용하는 복도의 문 그리고 방문까지 열어야 했다.
이 호텔의 구조가 조금 신기하긴 한데 아마도 커넥트 룸으로 사용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것 같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앞방과 옆방까지 모두 예약을 하면 이 문을 바로 열고 앞쪽에 있는 문만 닫아놓고 사용을 하면 완전 커넥트 룸처럼 사용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우리 방을 제외한 앞 두방이 가족단위의 투숙객이었는데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서는 방문을 열어놓고 떠들고 있었다.
이런 행위는 중국인들이 더 특화되어 있으나... 이상하게 한국사람들도 단체로 해외만 오면 이렇게 변하는지 모르겠다. 이 방이 방음도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의 내용까지 뚜렷하게 들렸기 때문에 좀... 그랬다. 방 자체는 정말 작았는데... 케리어가 양문형일 경우 2개를 모두 펼치면 더 이상 돌아다닐 공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침대 옆쪽에 창문이 있는데... 그래도 창문이 있어서 다행이긴 했지만 앞쪽 건물의 사무실과 너무 가까워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침저녁으로 있어 커튼을 항상 치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창문 앞에는 소파 같은 곳이 있지만... 그렇게 활용도가 좋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차리리 책상이 있는 쪽이 더 공간이 넓기 때문에 무언가를 놓고 먹거나 혹은 짐을 풀기에는 공간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숙소의 한 가지 특징 중 하나가 거울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방이 좁은 것을 숨기기 위해서 거울을 많이 배치했는데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것 같다. 거의 비슷한 크기의 숙소를 예전에 오사카에서 가본 적이 있는데 창문도 아주 작고 거울도 없는 방이어서 엄청 답답했다. 하지만 이 숙소는 작은 것에 비해 창문도 크고 거울이 많아서 답답하다는 느낌은 그렇게 들지 않았다.
화장실과 조식
아 이 호텔의 2번째 큰 문제는 화장실이다. 화장실에서... 하수구 냄새가 꽤나 심하게 난다. 이게 거의 대부분의 방에서 비슷할 것 같다. 주변에 수산시장, 건어물 거리 거기에 강가까지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에 이 냄새가 심하게 날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화장실 문이 꽤나 오픈 구조임에도 닫아 놓으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화장실 앞에 공기 청정기를 놓으면 된다.
솔직히 방을 바꿀까 생각도 했는데... 다 비슷할 것 같아서 그냥 이용했다. 물론 다음번에는 다시 가진 않을 것 같다. 방에 워터 저그가 하나 놓여 있는데 이 워터저그를 3층에 조식 먹는 곳에 가져가면 물을 채울 수 있는 급수대가 있다. 이 급수대에서 물을 채워서 가면 되지만... 그냥 우리는 물을 마트에서 사서 먹었다.
조식은 정말 단출하긴 하지만 그래도 빵이 생각보다 맛있다. 특히, 폭신폭신한 디너롤 같은 빵이 있는데 이 빵이 가장 맛있으니 먹길 바란다. 그리고 오렌지주스와 차가 있는데 뭐... 그냥 평범하다. 이곳의 투숙객 거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었는지 아침부터 전자레인지에 컵라면을 돌려먹거나 뜨거운 물로 컵라면을 먹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총평
솔직히 가격이 10만 원 초반대로 예약을 했으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접근성으로 잠만 자는 느낌의 숙소로 사용한다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10만 원 중반 그리고 20만 원대로 예약을 했으면... 최악이다. 그 정도 규모의 호텔도 그 정도 서비스도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비싼 홍콩이라고 하지만 가격이 아깝다.
그래도 호텔에서 공항 셔틀 정류장, 트램 종점, 마카오 페리 터미널 모두 가깝고 걸어서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를 바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은 아주 좋다. 아예 홍콩섬이 아닌 침사추이가 목적이라면 별로이지만 홍콩섬을 위주로 관광하고 코즈웨이베이나 노스포인트 쪽으로 갈 일이 없다면 이 셩완이 아주 좋은 선택지이다.
이번에 홍콩을 8여 년 만에 다시 갔는데 정말 많은 것이 변하고 문화와 인종들이 많이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은 건 비싼 물가인 것 같다. 아니 예전에 왔을 때 보다 엄청나게 비싸졌다. 생각은 그냥 30만 원 정도 대에서 이름 있는 호텔을 정하는 게 홍콩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만 원 아래라면... 무언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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