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 만에 캐세이 퍼시픽이요?

캐세이퍼시픽을 탔던 건 거의 20여 년 전에 미국을 갈 때였다. 당시에는 LCC라는 개념이 많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싼 비행기가 이 캐세이퍼시픽이었다. 아직까지 미국행 캐세이퍼시픽이 인천에서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좋은 항공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었다. 특히 미국으로 가는 동안 3끼 정도 먹었었는데 해산물이 있었던 기내식은 최악이었다. 비행이 긴 만큼 피로도도 높았지만 그래도 컵라면은 맛있었다. ㅋㅋ 거기에 항공기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을 했는데... 그 대처가 정말 별로였고 기내에 의사를 찾아다니는 당황한 스튜어디스의 모습이 기억이 난다.
결국 하와이 중간까지도 가지 못하고 일본으로 다시 회항을 해서 딜레이를 거의 5시간 먹었던 기억 때문에 캐세이퍼시픽은 정말 좋지 않은 항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LCC의 시대가 열리고 이보다 더 한 비행기들을 타고나니... 캐세이 퍼시픽은 정말 선녀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이번 비행에서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FSC의 면모를 보였다.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ic)
기종: (인천 - 홍콩)(홍콩 - 인천) 에어버스 A330-300
항공편명: (인천 - 홍콩) CX417, (홍콩 - 인천) CX416
가격: 30만 원 중반
한줄평: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서비스와 좌석 그리고 기내 엔터테인먼트
좌석
사실 이 A330-300 기종은 저번 말레이시아항공에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A330-200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좌석의 배치와 간격이기 때문에 이코노미도 나쁘지 않은 좌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여유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엄청 나쁘지는 않다. 키가 185 이상이라면 아마도 어떤 좌석에 앉아도 불편할 것이다.
그래도 여권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핸드폰이 세로로도 껴지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키가 180 이하라면 그래도 편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비행기의 거의 꼬리칸에 위치한 좌석이었는데 이 기내에는 꼬리에는 화장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불편할 수 있긴 하다. 맨 뒤에 갤리 자체에는 승무원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말레이시아항공보다는 훨씬 좋았다.
이번에는 갈 때와 올 때 모두 같은 기종에 비슷한 좌석이었기 때문에 비교를 할 필요는 없었다. 화장실 자체는... 별다를 것 없는 화장실이었다. 예전에는 카타르 항공 화장실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비즈니스나 1등석의 샤워실 미만 그냥 화장실이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기내식
기내식은 홍콩까지 4시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한번 제공을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왔다 갔다 기내식의 종류가 소고기, 닭고기로 같은 메뉴였는데 홍콩으로 향할 때에는 소고기 김치볶음밥,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는 치킨라이스를 먹었다. 아쉬운 점은 중간쯤 앉으면 소고기가 인기가 더 많아서인지 닭고기 밖에 남지 않는다.
사실 맛 자체는 기내식 자체이기 때문에 정말 맛있다는 아니다. 그래도 예전 캐세이퍼시픽을 생각해 보면 훨씬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과일의 종류도 많고 퀄리티도 나쁘지 않고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를 주기 때문에 밥보다는 디저트가 더 특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홍콩을 갈 때는 초콜릿을 올 때는 쿠키앤크림을 받았는데... 뭐 하겐다즈야 다 맛있지 뭐.
소고기는 김치볶음밥과 같이 나오고 한국식이라고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치킨은 홍콩식이라고 이야기해 주는데 튀긴 닭고기에 토마토베이스 소스를 듬북 얹어서 흥건하게 밥과 함께 나온다. 밥은 약간 계란 볶음밥에 가깝기 때문에 생각보다 먹을만하다. 대부분 닭고기 기내식이 최악인데 이 기내식은 생각보다 먹을만해서 조금 놀랐다.
서비스 및 엔터테인먼트
아마도 근래 탔던 어떤 비행기 보다 볼거리가 가장 많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판권이 정말 비싸다고 정평이 나있는 A24의 영화들이 독점계약을 했는지 정말 많이 있었다. 물론 영어로 제공이 되고 한글 자막이 지원이 되는 작품들은 비교적 적었다고 할 수 있다. 해러틱, 블링크 트와이스, 콘클라베, 히어 등 유명한 작품들도 꽤나 많았다.
또한 HBO시리즈들도 꽤 있었는데 특히 The day of Jackal (자칼의 날)을 다 볼 수 있었다. 모아나 2도 있었고 나이트 샤밀란의 트랩, 멕메갈로폴리스 등 최신작들도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국 콘텐츠는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파묘, 범죄도시 정도가 있었다. 사실 영화가 너무 볼 게 많아서 왔다 갔다 4편을 보느냐 쉽지 않았다. ㅋㅋ

서비스 자체는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특히 올 때 갈 때 모두 만석이 아니어서 너무 여유로왔는데 기내식이... 메뉴가 중간에 없어진 것은 조금 황당했다. 그래도 대응이 참 좋았는데 너무 한 메뉴만 설명을 해서 다른 메뉴는 뭐냐고 물어보니 바로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설명을 한 후에 죄송하지만 다 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아마도 서비스 매뉴얼 같은 것에서 설명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참 대응 자체가 기분 나쁘진 않았다.
총평
항상 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코노미는 이코노미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아무리 서비스가 나빠도 그 가격이면 그러려니 하는 가격이란 말이다. 물론 6시간 이하 비행인데 30이 넘어가는 비행기라면 이게 싼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FSC라고 위안을 삼으며 가곤 한다. LCC에 크게 몇 번 코를 베어버린 이후에는 FSC를 타려고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가격이 많이 차이 나진 않는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몇만 원 더 주고 탄 비행기가 훨씬 서비스나 좌석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말레이시아 항공처럼 똥 밟은 경우도 있겠지만 이코노미는 이코노미다.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탄 캐세이퍼시픽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확실히 홍콩이 돈이 많아.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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