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뵐클... 사실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아마도 이번 시즌이 내 스키가 없이 타는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중상급자 이상 혹은 중급자 이상의 스키를 많이 타보려고 노력을 했다. 정말 십수 년 만에 처음으로 스키를 장만하기 전에 어떤 제품이 성인이 된 나에게 좋은지 알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헤드, 살로몬, 아토믹, 로시뇰, 뵐클, 블리자드, 엘란 등 거의 대부분 렌털샵에서 빌릴 수 있는 제품은 다 타봤다고 할 수 있다.
그중 뵐클과 로시뇰 정도만 데모 라인이었고 나머지는 중급자 정도의 스키 스펙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렌탈샵에서 고급이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술이었다. 그런데 뵐클의 경우에는 24/25 시즌 새 스키에 데모 라인이였기 때문에 가장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즌 시작을 이 스키로 하다 보니 빌린 나머지 스키들이 비교적 가볍고 스펙이 원하는 만큼 따라와 주지 않아서 실망하고 있었다.
25/26 시즌 새 스키를 시즌 말미에 시승회를 통해 접해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용평에 간 김에 운이 좋게도 뵐클을 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월드컵 모델보다는 개인적으로 올마운틴스키가 가장 궁금해서 타봤다.
뵐클 시승회
가격: 무료 (신분증이나 차키를 맡기면 됨)
한줄평: 올마운틴 스키는 한국에서 굳이 탈 필요가 있을까?



뵐클 올마운틴 스키
이번 시즌의 뵐클 시작은 레이스타이거 데모모델 165cm짜리였다. 내 키가 178.3cm이고 부츠를 신으면 거의 180까지 되기 때문에 160cm짜리 스키들이 조작하기는 편하지만 너무 작다고 느껴졌다. 어렸을 때는 카빙스키가 아니라 대회전 스키를 탔기 때문에 항상 내 키보다 큰 스키를 탔었어서 성인이 된 후 작은 카빙 스키의 적응과 조작이 쉽지 않았는다. 그런데 또 카빙스키에 적응을하고 카빙을 구사하다보니 또 165cm는 조작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웰리힐리파크 스키 911에서 빌린 데모 레이스타이거는 가압하는 방법을 까먹었나 할 정도로 가압을 할 때 확실히 어려웠다. 거기에 더해 스키 자체가 무겁기도 하고 조작이 쉽지 않아서 뵐클과는 조금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탄 모델들이 너무 가볍고 강도도 물렁한 스키였기 때문에 사실 뵐클이 다른 모델보다는 더 안정성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확실히 굳히게 된 것이 로시뇰 스키를 타보고서이다. 로시뇰 스키의 경우에는 163 리엑트 RTI 카본 모델이었는데 중급 스펙의 스키어서 그런 것 일수는 있지만 이 스키가 조작이 아주 쉬웠다. 거기에 안정성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뵐클과 로시뇰 중간의 강도에 조작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럼... 헤드밖에 답이 없나? ㅋㅋ

여하튼 이번에 여러 가지 스키를 타보면서 느낀 또 다른 것은 조금 길고 큰 스키를 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165가 최선인 렌털샵에서는 170 이상의 모델이 있지 않았기도 하고 거기에 대부분 170 이상의 스키들은 대회전 아니면 올마운틴용이었기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이번에 시승회에서 올마운틴 스키가 있는 것을 알고 바로 빌려봤다.





이번에 내가 빌린 것은 뵐클 Peregrine 78 170 size모델로 올마운틴 스키 중에 사이드컷의 두께가 중간정도되는 사이즈였다. 확실히 긴 만큼 롱턴이나 설면 위에서의 안정성이 좋았지만 조작감이 그렇게 좋다고 할 순 없었다. 일부러 슬라이딩/스키딩을 하면서 용평 골드벨리의 상단을 내려와 봤는데 그때의 안정성은 지금까지 탔던 어떤 스키보다도 좋았다.
하지만 확실히 카빙을 타면 중간의 사이드컷이 두꺼우니 가압이 더 필요했고 거기에 더해서 숏턴은 각을 더 만들어서 타야 했기 때문에 조작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길이가 170이나 되었지만 그렇게 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확실히 이 스키의 벨런스가 잘 잡혔다고 할 수 있다. 보면 스키의 바인딩이 거의 스키의 중간에 달린 것을 볼 수 있는데 레이싱 스키 중 짧은 모델들은 바인딩이 약간 뒤편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히 벨런스나 안정성 면에서는 탁월함을 보여줬지만 이게... 한국 스키장의 눈에서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에는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습설에 눈도 삿포로처럼 많이 오지 않고 하루면 다 녹아버리는 이런 눈에서는 사이드컷이 이렇게 두껍게 설정이 되었거나 혹은 안정성이 좋은 스키를 탈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3번 정도 라이딩만 한 다음에 반납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꽤나 재미있게 탔다. 다음번에 일본에 가서 파우더 스키를 한번 타보면 또 올마운틴스키와 비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프리스타일 스키를 타보고 싶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반 디어의 스키도 빌려서 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오후시간대에 다가오자 주말이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골드 리프트의 인파가 거의 브릿지 리프트까지 와서 스키를 타기가 쉽지 않았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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