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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오페라 소개

[한번쯤 알아두면 좋을]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Il Trovatore)

by 매드포지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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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복수 왠지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생각나는군.

 

어렸을 때 정말 좋아했던 작품 중에 하나가 바로 알렉상드로 뒤마의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었다. 사랑, 복수, 그리고 용서라는 주제가 분명한 작품이었던 몬테크리스토는 정말 재미있게 읽기도 했는데 이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는 거의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복수, 정의 그리고 비극적 사랑이고 또한 신분도 변화를 한다. 또한 그것 뿐만아니라 각각의 인물들이 상징하는 바도 거의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있다.

물론 두 작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공식적인 기록이나 증거는 없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격정적이고 멋진 사랑과 복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보거나 오페라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1. 생애

주세페 베르디 (Giuseppe Verdi, 1813-1901)는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중 한 명이다. 오페라의 왕이라고 불리는 그는 파르마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밀라노 음악원에 입학하려 했으나 나이와 기술 문제로 거부되었다. 이후 그는 개인 지도를 받으며 작곡을 계속했고, 1842년 오페라 나부코 (Nabucco)의 성공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베르디는 19세기 중후반 이탈리아 오페라를 주도하며 총 28개의 오페라를 작곡했고, 그의 작품은 이탈리아 국민주의와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2. 주요 작품들의 설명

  • 나부코 (Nabucco, 1842): 베르디의 첫 번째 성공작으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유명하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국민주의의 상징이 되었고, 베르디의 경력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가져왔다.
  • 리골레토 (Rigoletto, 1851): 빅토르 위고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리골레토라는 광대와 그의 딸의 비극을 다루고 있으며, 베르디의 중기 작품을 대표한다.
  • 일 트로바토레 (Il trovatore, 1853)와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 1853): 베르디의 '로맨틱 3부작' 중 두 번째와 세 번째 작품입니다. 두 작품 모두 감정적인 강렬함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 아이다(Aida, 1871):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서사적인 오페라로, 대규모 합창과 장대한 무대 연출이 특징이다.

3. 일 트로바토레의 창작과정과 당시의 시대 배경

일 트로바토레는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스(Antonio García Gutiérrez)의 스페인 희곡 엘 트로바도르(El Trovador)를 바탕으로, 베르디가 리소르지멘토(이탈리아 통일운동) 시기의 이탈리아 청중을 위한 강렬한 비극을 만들고자 기획했다. 당시 베르디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변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의 작품에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반영되었다.


4. 일 트로바토레의 평가

일 트로바토레는 1853년 로마에서 초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관객들은 감정적으로 풍부한 음악과 이야기에 열광했다. 비극적 줄거리와 극적인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청중을 사로잡았고, 이후 여러 오페라 하우스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다.

(1) 초대 평가 (1842년 초연 당시)

  • 대중의 반응: 1853년 초연 당시 일 트로바토레는 이탈리아 대중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대중은 이 오페라의 강렬한 멜로디와 베르디 특유의 드라마틱한 서사에 매료되었다. “Di quella pira” 같은 아리아는 매우 인상 깊어 빠르게 인기를 얻었으며, 관객들은 극장의 관습을 벗어나 수차례 아리아를 앙코르할 정도로 큰 반응을 보였다. 대중의 열정적인 반응은 이 오페라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 평단의 반응: 평단의 반응은 복합적이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작품의 서사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진지한 테마를 비극적으로 풀어내려는 의도가 과도하다고 보았다. 원작 스페인 연극을 기반으로 한 이 이야기는 복수, 사랑, 신분의 비밀이라는 주제에 치중했으며, 이를 오페라 형식으로 압축하면서 몇몇 평론가들은 흐름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디의 독창적인 음악적 구성과 강렬한 멜로디는 많은 비평가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음악적 관점에서 베르디의 오페라는 오케스트라와 성악의 조화를 통해 감정을 고조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초연 당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 정치적 반응: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에서 일 트로바토레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 오페라는 이탈리아인의 정체성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졌다. 비록 이 작품이 직접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았지만, 베르디의 음악은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으로 여겨졌다. 대중들은 오페라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혁명과 독립을 향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후대 평가

  • 음악적 평가: 후대에 이르러 일 트로바토레는 더욱 널리 사랑받는 고전 오페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대중들은 작품의 감정적인 파급력과 극적인 구성을 높이 평가했으며, 특히 만리코의 아리아나 레오노라의 서정적인 장면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후대 관객들은 이 작품을 베르디의 “운명 삼부작”의 일부로 인식하면서, 오페라의 미학적 완성도와 음악적 감정 표현에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
  • 역사적 평가: 후대 평론가들은 일 트로바토레를 베르디의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하며, 작곡가의 예술적 전환점으로 간주하고 있다. 초기 비평에서 언급된 복잡한 서사는 이후 작품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고유의 극적 매력으로 재해석되었다. 베르디의 음악은 특히 후대의 음악학자들에 의해 혁신적이며 서사 구조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평가되었고, 오페라의 심리적 깊이는 고유의 예술적 성취로 높이 평가된다.

5. 일 트로바토레의 원작 엘 트로바도르와의 차이

엘 트로바도르 (El Trovador)는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스가 1836년에 발표한 스페인 연극이며,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Il Trovatore)의 원작이다. 두 작품 간에는 여러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며,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토리의 구조와 극적 표현 방식이다.

공통점

  1. 주제와 줄거리: 두 작품 모두 복수와 비극적 사랑, 신분의 비밀을 주요 테마로 다루며, 복잡한 인물 관계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즈체나와 만리코, 루나 백작의 삼각관계와 아즈체나의 복수심이 중심에 있다.
  2. 비극적 요소: 엘 트로바도르와 일 트로바토레 모두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된다. 사랑, 배신, 복수로 얽힌 인물들의 비극적 운명은 두 작품의 핵심적인 공통 요소다.
  3. 강렬한 감정 표현: 두 작품 모두 정열적이고 강렬한 감정이 강조되며, 특히 아즈체나의 복수심과 만리코의 사랑은 서사에서 중심을 차지한다.

차이점

  1. 형식의 차이: 엘 트로바도르는 연극으로, 극적 대사와 극적인 전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일 트로바토레는 오페라이기 때문에 음악이 감정 표현을 극대화하며, 주요 아리아와 합창곡이 이야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언어와 배경: 엘 트로바도르는 스페인어로 쓰였고, 스페인 문화와 정서를 담고 있다. 베르디는 이 이야기를 이탈리아어로 옮기며, 이탈리아의 오페라 양식에 맞게 조정했다.
  3. 시간과 서사의 압축: 일 트로바토레에서는 원작에서 몇몇 장면이 삭제되거나 압축되어, 오페라로서의 시간적 제약을 충족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빠르게 만든다. 이는 관객의 이해를 돕고 감정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변화이다.
  4. 등장인물 성격의 차이: 오페라에서 각 인물은 음악을 통해 좀 더 명확하고 정형화된 성격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루나 백작의 성격은 더욱 교활하게 묘사되며, 아즈체나는 다층적인 인물로 변형되어 복수와 모성애의 갈등을 극대화된다.

작품의 개요 및 줄거리

1. 주인공과 주요 인물들

  • 만리코 (Manrico):
    • 성악파트: 테너
    • 성격: 만리코는 레오노라를 향한 깊은 사랑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과 가문의 명예를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는 또한 작품 내에서 복수를 다짐하며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로도 그려진다.
    • 역할: 만리코는 젊고 용감한 트루바두르(음유시인)로, 집시 여성 아즈체나의 아들이자 귀족 여성 레오노라와의 금지된 사랑에 빠진 인물이다.
  • 레오노라 (Leonora):
    • 성악파트: 소프라노
    • 성격: 레오노라는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 하며, 사랑을 위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인물로 묘사된다. 레오노라는 만리코에 대한 사랑과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비극적 결말에 이르게 된다.
    • 역할: 레오노라는 아름답고 지고지순한 여성 귀족으로, 만리코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 아즈체나 (Azucena):
    • 성악파트: 메조소프라노
    • 성격: 아즈체나는 자신의 어머니가 콘데 루나 가문에 의해 불에 타 죽은 비극적 사건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만리코를 아들처럼 키운다. 
    • 역할: 아즈체나는 집시 여인으로, 복수심으로 가득 찬 복잡한 캐릭터이다. 아즈체나의 마음속 복수심은 그녀의 삶과 가족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작품의 어두운 정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디 루나 백작 (Il Conte di Luna)
    • 성악파트: 바리톤
    • 성격: 루나 백작은 레오노라를 사랑하는 귀족으로, 만리코와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에 있다. 백작은 독점적이고 질투심이 강하며, 사랑을 얻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하는 인물이다.
    • 역할:  루나 백작은 레오노라의 사랑을 얻기 위해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성향을 드러내며,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2. 막 당 줄거리

제1막: 출정 (La duel sotto la luna)

  • 주요 인물: 레오노라(소프라노), 루나 백작(바리톤), 만리코(테너)
  • 줄거리: 스페인의 한 궁정. 루나 백작은 사랑하는 레오노라의 관심이 만리코에게 쏠려 있음을 알게 되고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다. 레오노라는 만리코를 사랑하고 있지만, 그의 신분과 과거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지는 못한다.
  • 주요 아리아:
    • "Tacea la notte placida" - 레오노라가 밤의 고요함을 노래하며 만리코에 대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 "Di tale amor che dirsi" - 사랑의 갈등을 표현하는 이중창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짐을 암시합니다.

제2막: 집시의 노래 (Il trovatore e la vendetta)

  • 주요 인물: 아줄레나(메조소프라노), 만리코(테너)
  • 줄거리: 이 막에서 아줄레나의 과거가 드러난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루나 백작 가문에 의해 화형을 당한 일을 기억하고 복수를 다짐하며 만리코에게 이를 전수하려 한다.
  • 주요 아리아:
    • "Stride la vampa" - 아줄레나가 집시족의 잔혹한 역사를 상기하며 분노와 복수를 다짐하는 노래이다.
    • "Mal reggendo all’aspro assalto" - 만리코가 자신의 운명과 사랑을 생각하며 노래하는 곡이다.

제3막: 승리의 복수 (Il trionfo della vendetta)

  • 주요 인물: 루나 백작(바리톤), 만리코(테너), 레오노라(소프라노)
  • 줄거리: 루나 백작은 만리코를 체포하고자 전쟁을 일으키고, 만리코 역시 레오노라를 위해 검을 듭니다. 결국 두 사람은 전투에서 마주하게 되며, 레오노라는 만리코의 안위를 걱정한다.
  • 주요 아리아:
    • "Di quella pira" - 만리코가 전투에 대한 결의를 다짐하며 부르는 강렬한 아리아로,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복수와 사랑의 갈등이 극대화된 곡이다.

제4막: 비극의 결말 (La maledizione)

  • 주요 인물: 레오노라(소프라노), 루나 백작(바리톤), 아줄레나(메조소프라노), 만리코(테너)
  • 줄거리: 루나 백작은 만리코를 체포하여 감옥에 가두고, 레오노라는 만리코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만리코는 죽음을 맞이하고, 아줄레나는 자신의 복수가 완성되었음을 깨닫는다.
  • 주요 아리아:
    • "Miserere" - 레오노라가 만리코의 감옥에 다가가며 부르는 슬프고 애절한 아리아로, 작품의 비극적인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낸다.
    • "D’amor sull’ali rosee" - 레오노라가 사랑을 노래하며 운명과 맞서는 장면이다.

주요 아리아 

  • "Di quella pira": 3막에서 만리코가 어머니 아즈체나를 구하기 위해 싸울 결심을 다지며 부르는 아리아로, 그의 결단력과 복수심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가사를 보려면 아래 더 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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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quella pira l'orrendo foco
타오르는 저 화형대, 소름끼치는 불길


Tutte le fibre m'arse, avvampò!
내 가슴은 분노로 떨린다.

Empi, spegnetela, o ch'io fra poco
모아라, 내가 네눔들 모두

Col sangue vostro la spegnerò!
몰살할 것이니 두고 보아라!

Era già figlio prima d'amarti
어머니의 아들이 여기 있습니다.

Non può frenarmi il tuo martir
절대로 어머니를 버리지 않겠습니다.

Madre infelice, corro a salvarti
가엾은 어머니, 마음을 다해 사랑합니다.

O teco almeno corro a morir!
나 어머니와 함께 죽음을 맞겠습니다.

O teco almeno corro a morir!
나 어머니와 함께 죽음을 맞겠습니다.

(All'armi! All'armi! All'armi!)
모두 무기를 들라, 무기를 들라!


복수와 사랑 과연 필연인가?

이 시대 뿐만아니라 현대에 이르기까지 복수와 사랑은 최고의 주제이다. 하지만 명작은 다시봐도 좋은 내용인데 이 일 트레바토레가 그러하다. 유투브에서 파바로티가 공연한 실황을 볼 수 있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배역과 곡이다. 강렬한 주제, 강렬한 음악이 엄청나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하지만 이 오페라의 주제는 조금 더 심오할 수 있다. 권력자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 때문에 이탈리아의 독립운동과 같이 맞아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한번쯤 고전적인 주제이지만 강렬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일트레바토레를 들어보길 바란다.


한번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만일 오타나 해석 실수 등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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