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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여행/말레이시아 여행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카페투어 (3) - One Half Coffee Roastery (Feat. World 100 Roastery)

by 매드포지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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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로스터리에 들었으면... 가봐야 하는 거 아님?

말레이시아 여행 중 커피로써는 가장 기대했던 카페가 one half coffee roastery이다. 물론 103 coffee, Artisan Roast coffee 모두 말레이시아 커피판에서 유명한 카페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One half Coffee Roastery의 경우에는 아마도 쿠알라룸푸르 시내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잘 알려진 카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주말 아침에 방문을 했는데 가족들과 가기에는 조금 작은 카페였지만 그래도 응대를 잘해주어서 다행이었다.

사실 아침에 그랩을 타고 도착을 했을 때 적지 않아 당황했는데 문이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문에는 닫았으니 다른 지점으로 가라고 팻말이 걸려있을 뿐이었다. 사실 이 카페가 다른 지점이 있는지 몰랐는데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멘붕에 빠져 그랩을 부르려고 했는데 카페에 인기척이 있더니 오픈을 해서 운이 좋게 들어갈 수 있었다.


One Half Coffee Roastery
운영시간: 오전 8:00~오후 5:00
가격: RM10~RM150
한줄평: 게이샤를... 이런 식으로 먹을 수 있다고??? 여긴 커피를 좋아한다면 시간을 내서 꼭 가봐야 하는 카페다!

우리 가족이 6명으로 커피를 5잔 주문을 했고 다른 손님들까지 거의 11명 가까이 있었는데 바리스타가 하나였다. 그 이유가 우리가 방문한 시기에 말레이시아 커피 박람회가 있어 다른 직원들이 그쪽으로 갔다는 것 같았다. 그래도 바로 열자마자 들어갈 수 있어서 한동안은 우리 가족끼리만 있었는데 주문이 많이 밀리긴 했다.

혼자 11잔 가까이 빠른 시간 내에 내려야 했고 내가 계속 질문과 원두 추천을 부탁해서 바리스타에게 조금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끝까지 웃으며 응대해 주고 독특한 재질의 종이 필터도 몇 장 챙겨주며 내려보라고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다.


매장 및 메뉴

매장은 건물 자체는 큰데 손님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을 굉장히 한정적이다. 오히려 건물 뒤쪽에 로스팅룸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간을 로스팅룸으로 사용을 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많이 앉아도 15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좌석이 그렇게 편하지는 않다. 거의 스탠드 느낌의 카페로 오래 있을 곳은 못 된다.

내부 인테리어자체는 아주 깔끔하고 원두 보관용 냉장고와 원두 진열대, 그리고 드리퍼와 브루잉 툴 진열대가 옆쪽에 있고 바가 바로 앞에 있다. 만일 조금 늦게 왔다면 오히려 여유롭게 있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긴 한다. 그리고 현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는데 어떤 사람들은 너무 매장에 손님이 많아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곳이 시내와 좀 떨어진 곳이고 쿠알라룸푸르가 아닌 페탈링자야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주말에 근방에 사는 주민들이 오는 맛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말레이시아에서 특이한 메뉴인 1+1이 있었는데 요즘 트렌드인 2샷 에스프레소를 한 샷은 에스프로소로 다른 한 샷은 스몰라테로 즐기는 메뉴였다. 그리고 대단한 것은 이 카페의 80% 이상의 커피가 게이샤라는 점이었다. 유명한 파나마 게이샤도 존재했는데 한잔에 RM150으로 4만 원이 넘는 메뉴도 있었다.

게이샤를 그리고 1+1 메뉴로 먹을 수 있어서 다채롭게 먹을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곳은 에스프레소 메뉴보다는 핸드드립 메뉴가 훨씬 좋았다.


커피

우리는 가족들 중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커피를 다 마시기 때문에 5잔을 시켰는데 3잔은 게이샤 1+1으로 파나마, 볼리비아를 주문했고 2잔은 브루잉으로 볼리비아 자바와 볼리비아 게이샤를 주문했다. 볼리비아 커피를 마셔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 주문을 해봤다. 이곳은 특이하게 2개의 아주 구하기 쉽지 않은 드리퍼를 사용하는데 하나는 Hario와 2023년 대만 브루어스컵 챔피언인 Erik Liao가 협력해서 만든 Hairo Taiwn X Tri-up Flow2 Dirpper를 볼리비아 자바에 사용을 하고 CT62 coffee Dripper를 사용했다.

그리고 독특한 것은 여기서 뿐만 아니라 페이퍼 필터를 Non-woven paper filter를 사용하는데 재질이 마치 비닐 + 부직포 + 메쉬 느낌의 필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집에서 사용을 해봤을 때 물 빠짐 속도가 다른 어떤 필터보다도 빠르고 쓴맛을 아주 잘 잡아주며 애프터가 긴 여운을 주는 커피로 만들어 주었다.

또한 여기에 더해 커피를 내릴 때 2분 초반대의 추출시간을 가져가며 빠르게 내렸는데 쓴맛을 최소화하면서 단맛을 잘 이끌어내려고 노력을 했다. 에스프레소 메뉴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찐하게 내려도 될 것 같은 질감과 맛이어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게이샤를 에스프레소로 먹는 게 아주 귀하긴 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재스민 향과 단맛은 좋긴 했지만 더 많은 향이 핸드드립을 통해 나타날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메뉴의 커피의 퀄리티가 상급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곳을 들린다면 핸드드립을 싫어하더라도 꼭 핸드드립으로 주문을 하나 하길 바란다.

원두 구매를 하기 위해 바리스타와 꽤 많은 고민을 했다. 여기서만 먹어볼 수 있는 커피를 사려고 했는데 말레이시아 원두가 있어서 물어봤더니 자신들이 계약한 농장에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세스를 거쳐서 만든 특별한 원두이지만 우리 커피 스타일을 봤을 때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추천해 준 원두가... 무려 6만 원가량의 마지막 남은 게이샤였는데... 차마 구매를 할 수가 없었다.

바리스타에게 그라인더가 만일 EK43을 집에서 사용한다면 이 원두를 사겠지만 우리 집에 있는 바라짜 엔코 정도로는 이 커피를 잘 즐길 수 없다는 생각에 그냥 에티오피아 피베리를 구매하였다. 추천해 준 원두들과 비슷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면서 한국에서 많이 볼 수 없는 피베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2만 원 정도에 구매를 했다.


총평

이곳은 디저트 4개의 메뉴 중 2개가 커피가 들어갈 정도로 커피 중심의 가게이다. 베이커리나 디저트 그리고 시그니처 메뉴를 원한다면 찾지 않는 것이 옳다. 하지만 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즐기기 원한다면 이곳은 반드시 찾아가야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커피 가격자체는 가성비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게이샤를 9천 원 정도에 먹을 수 있다면 그래도 꽤 괜찮은 곳이라고 할 수 있으니 한 번쯤은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자신의 커피 성향이 신맛을 싫어하고 구수하고 쓴맛을 좋아한다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커피들이 신맛이 있고 꽃향이 가득하기 때문에 아마 화장품을 먹는 맛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향기로운 커피라고 할 수 있다.

바리스타와 이야기하면서 세계 100대 로스터리에 들어간 거 맞냐고 물어보니 발표 전날까지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선정이 되어서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만큼 커피에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바리스타마다 편차가 있으니 원두 자체에 퀄리티에 조금 초점을 맞추면 이 커피 가게의 진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내서 꼭 찾아가 봐야 할 카페 One half coffee roastery이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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