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브루어스 컵 챔피언의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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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Coffee에서 라떼 아트 챔피언의 카페를 봤다면 이제는 필터 커피의 맛을 볼 차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침에 체력 이슈로 우리 부부만 바투 동굴을 다녀왔고 그 후 오전 커피를 마시기 위해 원래 계획했던 Artisan Roast Coffee를 들리기로 했다. 브루어스컵 챔피언의 카페답게 대부분의 메뉴가 필터 커피로 제공되었는데 이곳에서는 커피 말고 Tea 메뉴도 있어서 티백이 아닌 잎으로 직접 내리는 차도 맛볼 수 있다.
Artisan Roast Coffee (Three littel bird Coffee)
운영시간: 오전 8:00~오후 4:00
가격: RM9 ~ RM24
한줄평: 비싼 커피를 내리면 당연히 맛있겠지?
중심가와는 다소 떨어져 있는 카페이지만 아침에 바투 동굴을 다녀오면서 다시 호텔 쪽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어렵지 않게 들릴 수 있었다. 약간 업무/아파트 지구 같은 곳인 Sentul은 사실 기차나 버스로 쿠알라룸푸르 중심에서 오기에는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카페는 그런 불편에도 한 번쯤은 가볼 여지가 있는 카페로 생각보다 비싸지만 확실한 원두를 가지고 커피를 진행한다.
매장 및 메뉴
매장은 건물 바깥쪽에 위치해 있지 않고 중정처럼 보이는 안쪽으로 들어가야 카페가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바깥쪽에도 카페가 있기 때문에 혼동이 될 수 있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면 로스터리와 함께 이 카페가 위치해 있다. 카페가 생각보다는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나 혹은 붐비는 시간에는 어려울 순 있겠지만 지역적인 특성이나 접근성을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붐비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장을 들어서면 바로 바가 보이고 그 맞은편으로 좌석들이 보이는데 이곳을 들어간 순간 오히려 가족들과 같이 왔으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좀 들긴 했다. 당시에 바리스타는 1명밖에 없었지만 우리가 메뉴를 주문하고 나서는 다른 바리스타가 와서 커피를 같이 내려서 메뉴를 제공했다.
원두의 종류는 6가지 정도 이상으로 꽤나 많았는데 바리스타에게 자신이 원하는 커피 스타일을 말해주면 추천을 해주기 때문에 더 많은 원두들을 먹어 볼 수 있다. 식사 메뉴와 베이커리 메뉴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가 갔었던 당시에는 제공을 하지 않았던 것인지 메뉴판이 따로 있지 않았다. 아마도 조금 이른 아침이라서 메뉴를 아직 적어놓지 않는 듯했다.
가격은 RM 20으로 6천 원대에 먹어볼 수 있는데 원두 퀄리티에 비하면 그렇게 나쁜 가격은 아니다. 우리는 주씨하고 플로럴 한 커피를 주문했고 신맛도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하자 바리스타들이 한국 사람이 이렇게 주문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이야기하면서 놀랬다. 우리가 커피의 단맛이 좋다면 신맛도 꺼려하지 않기 때문에 주씨한 커피를 원했고 에티오피아 커피를 추천해 줬다.
커피
필터 커피는 대부분 CAFEC의 플라워 드리퍼로 내리는 듯했고 브루 타임 자체는 2분 남짓으로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다. 우리는 에티오피아 Guji 커피 2종류를 추천을 받았고 이름이 독특하게 Exquisite Little Tart, The King's Bastard였다. 둘 다 공통적으로 배의 컵노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쉽게 배의 느낌은 거의 나지 않았다. 200그람당 두 커피의 가격인 거의 2만 5천 원이 넘어가는 원두이기 때문에 비싼 원두를 내렸으니 맛이 없을 일을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은 향 자체가 그렇게 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생각에는 커피를 내릴 때 pour 하는 위치 자체가 너무 낮아 적절한 교반과 향의 발산이 덜 이루어져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메인의 재스민, 딸기는 잘 났고 확실한 점은 단맛들이 나쁘지 않은 커피들이었다. 나쁘지 않은 커피였음에도 무언가 2프로 아쉬운 커피들이었다.
아마도 우리가 집에서 마시는 커피가 에티오피아 원두가 주를 이루다 보니 더 좋고 잘 내린 커피들을 맛봐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들에 비하면 조금 오버 프라이스 된 가격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200g 원두 기준으로 2개의 커피가 평균 25,000원이 넘기 때문에 이 정도 커피를 이렇게 밖에 즐길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The King's Bastard는 구입을 할까 정말 고민을 했는데 가격이 RM106이었고 당시 환율로 33,000원에 육박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것 같아서 패스했다.
총평
이 카페를 시간을 내서 찾아갈만할까? 저번에 소개를 했던 103 coffee보다는 그래도 찾아갈 만한 카페임에는 틀림이 없다. 확실히 대중적인 카페라기보다는 매니아 층을 위한 카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바리스타들도 영어가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물어보면 잘 대답해 준다.
바리스타들과 컵노트로 한국 배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정확한 답을 내기 어려운 향과 맛이라는 점에는 인정하는 듯했다. 한국 배가 워낙 수분량과 당도, 그리고 청량감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원두에서 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맛이 정말 좋았으면 다른 원두를 한 잔 시켜 먹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진 못했다.
그래도 근처에 들렀으면 당연히 찾아가 봐야 하고 커피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들려볼 만한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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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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