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좀만 일찍 올걸 그랬나?? 아님 본점을 갈걸 그랬나??
분점들 중에도 유난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곳들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브랜드가 나중에는 정말 강한 브랜드가 되곤 하지만 여전히 그 퀄리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삿포로에서 간 분점들 중에 정말 좋은 지점들도 있었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지점도 있었는데 그중 이 Rain coffee가 그러했다.
Rain Coffee Stand
한줄평 - 흠... 커피가 너무 아쉽다. 그리고 구성도 너무 아쉽다. 무엇을 추구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
moyuk Sapporo라는 백화점 1층에 위치한 Rain coffee stand는 원래 본점이 삿포로의 왼쪽 시로이코이비토 파크의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로스터리 카페인 이곳은 역시 꽤나 많은 종류의 커피를 가지고 있는데 블랜드가 2종류, 인퓨즈드 커피가 2종류가 있었고 디카프가 하나 있었는데 이 카페가 우리가 홋카이도에서 갔던 카페 중 유일하게 인퓨즈드 커피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The Relay라는 곳에서도 인퓨즈드 커피 원두를 팔면서도 매장에서 내려주지는 않는 곳도 있었지만 이곳은 직접 인퓨즈드 커피도 제공을 하고 있었다. 다만 거의 마감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원두가 품절이어서 먹어 볼 수 있는 커피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커피 가격이 놀라울 정도였는데 한잔에 1,000엔이 넘어가는 커피들이 꽤 있었고 블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커피 가격이 700엔이 넘어서 일반 로스터리 카페 중 삿포로에서 한잔 기준으로 가장 비싼 커피에 속했다.
이 Rain coffee에 가보면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커피를 분류해 둔 것을 볼 수 있는데 Lightly, Flavor, Aroma였다. Fravor라고 쓰여있는데 아마도 Flavor 같은 느낌이었고 결국 맛, 향, 그리고 로스팅 정도를 나타내는 거였다. 그러나 여전히 라이트라고 해도 우리 기준엔 거의 미디엄 로스트에 가까운 커피들이기에 그나마 좀 로스팅 포인트가 낮은 커피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게다가 코스타리카 커피와 에티오피아 커피의 경우에는 이미 먹고 왔기도 하고 익숙한 커피라서 가장 덜 익숙한 커피인 르완다 커피를 한잔 마셨다. 맛은... 역시 쓰다. 이 Rwanda Gitesi Natural도 싼 커피는 아니기도 하고 붉은 과일의 느낌이 많은 커피여서 기대하면서 마셨는데... 솔직히 많이 실망했다.
Light라고도 했지만 거의 미디엄에 가까워 캐러멜에 가까운 맛과 단맛은 꽤나 많이 느껴지기도 했고 좋았는데 붉은 과일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추출에서 아마도 초반 추출이 조금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조금 분쇄도 자체를 곱게 가져간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번 삿포로의 커피들이 대부분 로스팅 포인트가 높은데 그라인딩도 아주 곱게 갈아서 진한 커피들이 많았다.
처음엔 홋카이도에 있는 몇 개 카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카페가 이런 트렌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홋카이도 사람들이 간사이지방 보다 커피를 진하게 마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이 생각은 나중에 현지 바리스타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거의 확실해졌는데 삿포로는 아직까지도 킷사텐의 진득한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스페셜티 커피들도 로스팅 포인트를 높게 가져간다는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회사 동료에게서 삿포로에 갔다 왔다고 커피를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커피가 거의 프렌치 로스트를 넘어 이탈리안 로스트여서 커피에서 이상하게 참기름 향이 나는 느낌의 커피였다. 회사 동료가 커피에 대해 잘 몰라서 그냥 유명한 거 사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삿포로 유명한 로스터리에서는 이런 특별한 커피를 파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삿포로를 여행하고서 느끼는 점은 확실히 카페들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커피들이 로스팅 포인트가 높은 걸 보고는 확실히 선호도가 달라 그정도의 높은 로스팅 포인트가 특별한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Rain coffee에서는 굿즈나 베이커리류도 있는데 원두가 조금 특이하게 아주 소분되어 20g 내외로 소분해서 파는 원두가 있었다. 이게 한 팩당 200엔이 넘어가기 때문에 조금 비싼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선물을 하기에 꽤나 좋은 소분법인것 같기도 했다. 잠시 이걸 여러개 사서 선물로 나눠줄까라고 생각했는데 커피맛이... 그정도로 특별하진 않아서 넘겼다.
그래도 인퓨즈드 커피가 조금 저렴했으면 먹어볼만 하겠는데 한잔에 스탠드 카페에서 1,400엔이 넘어가는 커피는... 정말 과하다고 생각을 한다. 앉아서 먹을 수도 없고, 종이컵에 향까지 있다면... 굳이 이렇게 비싼 커피를 이렇게 저렴한 방식으로는 먹을 수 없지 않은가? 항상 스탠드의 가장 큰 단점은 이 종이컵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향을 뛰어 넘지만 값이 싼 커피들을 찾아내는 카페가 승리한다고 본다.
한국에는 공덕에 포멜로 빈이란 지점이 그 카테고리에 속하는데 스페셜티에 가까운 커피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스탠드 느낌의 카페이지만 인정할만한 카페이다.
그래도 만일 르완다 커피가 구매를 할 수 있었으면 구매를 했을 텐데... 르완다 커피도 품절이었다. 여하튼 그래도 삿포로에서 식상한 커피가 아닌 신기한 커피를 맛보고 싶으면 한번쯤 Rain Coffee를 찾아보시길.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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