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갈 때부터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올 때는 어떻게 될까???
삿포로에서 렌터카를 빌려 삿포로 시내를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운전에 어려움이 많이 없었다. 물론 왼쪽차선으로 운전을 하는 한국과는 반대의 상황에서 오는 어색함이 있었지만 이런 상황이 완전히 처음인 것도 아니고 차량도 도요타 프리우스 급이라서 차종에 대한 어려움도 많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삿포로 시내에서는 차선이 안 보여서 차선을 지켜가며 운전하기 힘들었는데 이건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 사람들도 2차선이지만 그냥 1차선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괜찮았다.
문제는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였는데, 삿포로를 빠져나가 30분여를 달리고 나니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하여 가시거리가 300m가 넘지 않는 느낌이었다. 사실 사진에 찍힌 것보다 더 심하게 눈이 내리고 달리는 차량이 우리 밖에 없어서 조금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50km 이하로 달리기 시작하니 확실히 제동도 나쁘지 않고 차도 많이 밀리지 않아서 스노우 타이어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사계절 타이어 따위 개나 줘버려 ㅋㅋㅋ
문제는 차량이 2시간 정도 달리니 눈이 바퀴와 범퍼 사이에 너무 많이 끼어서 바퀴가 잘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게 조금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문제는 달리면서 어느 정도 제거가 될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나중에는 핸들을 좌우로 돌릴 때마다 타이어에서 끼익 끼익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달리기 시작하면 계속 무언가 바퀴에 끼어서 잘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투어보다는 차가 있는 게 확실히 좋다!!
세븐스타나무
한줄평 - 완전 탁 트인 곳에 서있는 나무들... 설명이 너무 좋다.
아사히카와에서 nido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우리는 가장 먼저 세븐스타 나무를 찾았다. 장소만 알고 있지 이곳이 어떻게 생긴 건지는 사실 잘 몰랐는데 도착하자마자 끝없이 펼쳐진 설경에 꽤나 놀랐다. 이 세븐스타 나무를 중심으로 높은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방으로 넓은 눈밭이 펼쳐졌고 그 가장 위에 나무들이 쭉 있었으며 그 나무의 끝쪽에 세븐스타 나무가 서 있었다.
담배 광고 때문에 유명해진 이곳의 세븐스타 나무는 솔직히 여름에 초록잎이 무성해야 더 멋있어 보일 것 같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한그루의 나무보다는 일렬로 들어선 나무들이 더 멋있어 보였는데 하필 이때 눈이 엄청나게 내리기 시작해서 눈도 뜰 수 없는 정도가 되어 이 길을 끝까지 걸을 수 없었다. 그리고 흐려 보이지만 빛이 꽤나 많이 반사가 되어서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눈이 꽤나 부셨다.
그래도 정말 탁 트인 곳에 설경을 근 30분을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확실히 난 여름보다 겨울이 좋은 것 같다.ㅋㅋ
켄과 메리의 나무
한줄평 - 그다지 안 들려도 될 것 같은 곳이다. 그래도 눈은 많다 ㅋㅋ
이 켄과 메리의 나무는 갈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크리스마스 나무를 향하는 길에 나와서 들리게 되었다. 이곳도 CF 때문에 유명해진 곳으로, 그 CF에 나온 사람이 켄과 메리여서 켄과 메리의 나무라고 한다. 사실 그다지 들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규모가 작은데 포퓰러나무 하나를 제외하고는 사실 그렇게 볼게 많지는 않다. 오히려 여기는 겨울이 아닌 여름에 풍성한 포퓰러나무를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크리스마스 나무
한줄평 - 아무리 시간을 잘 맞춰 가도 관광객 천지... 하지만 정말 멋있다.
사실 크리스마스나무는 너무나 유명해서 홋카이도 여행에서 들리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것 같다.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많았지만 차량을 주차할 곳은 충분히 있었다. 이 크리스 나무가 있는 곳이 길 한가운데여서 그냥 길거리에 차를 주차해야 해서 조금 그렇긴 하지만 렌트를 해서 온 사람들은 대부분 차를 길가에 대고 걸어서 이 크리스마스 나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투어온 사람들이 꽤나 많았는데 버스에서 내려 우르르 사진을 찍고는 가버려 거의 10분도 안 있었던 것 같다. 참 여기가 사진 맛집이라고 하는 게 대충 찍어도 화보가 될 정도로 이쁘게 나와서 아예 삼각대를 가지고 고정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곳들이 예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풍경이 예뻐서 좋았다. (사람들만 많이 없었다면 더 좋았을 듯 ㅋㅋ)
청의 호수(아오이이케)
한줄평 - 아.. 눈이 좀만 녹으면 이쁠 것 같은데.. 아쉽다.
이번에 갔던 곳 중에 사실 청의 호수는 꽤 기대를 많이 하고 간 곳이었는데 호수가 눈으로 다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람에 꽤나 실망했던 장소이다. 심지어 청의 호수의 경우에는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가 따로 없지만 주차비를 500엔이나 받기 때문에 사실 유일한 유료 코스였는데 호수 자체가 안 보여 아쉬웠다. 저녁에 오면 푸른색 라이트와 노래를 틀어 공연 같은 야경을 볼 순 있지만 후라노나 비에이에서 하루 숙박을 하지 않고서는 사실 보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눈이 정말 많이 쌓여 있어서 눈에서 놀기는 꽤나 좋은 환경이라 안내와 잠시 눈밭에서 장난도 치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청의 호수를 지나쳐 뒤쪽으로 가보면 호수가 파란색이란 것을 알 수 있게 여전히 푸른빛을 띤 강이 흐르기 때문에 잠시나마 청의 호수를 느껴볼 수 있다.
흰 수염폭포
한줄평 - 진짜 멋있는데, 너무 춥고 사람도 너무 많다.
흰 수염 폭포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했고 보고 나서 가장 절경이란 말이 어울리고 만족하는 곳이었던 것 같다. 그런 만큼 사람들이 가장 많았고 심지어 주차할 곳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관광버스와 렌터카도 많았다. 시간대를 잘 맞춰 가면 사람이 없다고는 하는데 우리가 방문했던 오후 시간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고 그 이후 이곳을 떠날 때도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들어왔기 때문에 정말 일찍 가지 않는 이상 사람들이 적은 걸 보기가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진을 사람들이 나오길 기다려 찍었는데 너무 멋있고 절경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곳에서 조금 더 있고 싶었는데 문제는 사람이 많은 건 둘째치고 이곳이 다리 위여서 그런지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꽤나 추웠다는 점이다. 한 10분을 서있으니 너무 추워서 빨리 차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음 같아선 한 30분 폭포를 보면서 있고 싶었는데 사람도 많고 춥기도 해서 다리를 한 번 건너 쭉 보고 사진 찍고 바로 차량으로 돌아와 몸을 녹였다. 이 폭포 위에 바로 호텔이 있는데 다음번에는 그곳에서 하루 숙박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스키장이 더 위주이겠지만 ㅋㅋ)
닝구르테라스
한줄평 - 스키장이 아니라면 안 가도 된다. 진짜로....
아 닝구르테라스... 사실... 이곳은 가기 전부터 별로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갔다 와서도 별로라고 생각하는 곳 중에 하나다. 그래도 뭐 사람이 많긴 하지만 워낙 부지가 넓어서 붐빈다는 느낌보다는 야시장처럼 줄 서서 들어간다는 느낌이 강하고 주차장도 스키장과 호텔 덕분에 꽤나 커서 주차할 곳도 넉넉하다.
다만 볼 게 너무 없고, 완전 저녁이 아닌 이상 불도 다 켜지지 않아서 멋이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스키장이나 썰매장에서 놀러 온 사람들을 위해서 약간 꾸며놓은 스노우 파크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이 근처에 스키장과 호텔이 있는 건 알았는데 닝구르테라스에서 그냥 걸어 5분이 안 되는 거리에 스키장이 있어서 놀랐다.
지도상으로는 좀 걸어야 해서 차로 한번 둘러볼까 했는데 걸어서 스키장 쪽으로 가봤고 그래도 홋카이도 북쪽에 위치한 스키장 들 중에 꽤 큰 규모의 스키장이었다. 이곳의 이름은 후라노 스키리조트이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호텔은 프린스 호텔로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시즌 중에 30만 원이 넘지 않는 몇 안 되는 곳이라고 할까?
만일 다음번에 홋카이도 스키 투어로 이 후라노 쪽으로 간다면 아마도 이 스키장을 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니세코와 루스츠를 안 간다면 말이다. ㅋㅋ
그.... 돌아가는 길이 험하구려... ㅋㅋ
우리는 이렇게 홋카이도의 설경을 마음껏 즐기고 후라노 시내에 있는 징키스칸 음식점인 마사진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삿포로로 향했다. 재미있는 점은 후라노는 주차장이라고 할 게 없는 게 공짜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을 내부에 꽤나 있기 때문에 주차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다만 와이퍼는 얼지 않게 올려놓고 타이어에 낀 눈도 먼저 정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삿포로로 돌아오는 길은 국도를 이용하다가 나중에 고속도로를 탔는데 국도로 달리는 1시간 반 정도가 평균 시속이 50km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저속으로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신기한 점은... 일본 현지인들은 어떻게 이런 길을 그렇게 빨리빨리 달릴 수 있는지 신기했다.
렌터카로 즐겁게 설경을 구경하고 돌아온 홋카이도~!
빨리 스키 여행 다시 가고 싶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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