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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만화이야기/영화감상

[주관적 영화 보기] - 보고 나면 마음이 따스한데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웡카!

by 매드포지 2024.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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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희망 차고 따스한 영화였다...!?

최근 들어 정말 많은 영화들이 극장가를 비롯해서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TV에 개봉(?)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볼게 많다는 생각이 들게끔 거의 한 달에 2-3개의 소위 볼만한 영화들이 개봉하는 중인데 대부분 영화들이 오리지널 스토리(?)가 있는 영화라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이 트렌드는 최근 10여 년 간 영화계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영화 제작사들은 이득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팬과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이런 안전한(?) 영화를 많이 만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미 개봉한 영화가 담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영화를 기점으로 시퀄, 프리퀄, 인터퀄, 미드퀄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영화가 나오고 있고, 만일 이런 영화들이 너무 많아지거나 흥행에 실패한다면 아예 이야기 판을 갈아엎어버리는 리부트 버전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트렌드를 대변하듯, 로알드 달(Roald Dahl)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이미 1971년, 2005년에 2번의 영화화되었고 이번에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격인 영화인 '웡카'가 개봉했다. 이번 영화는 원작을 영화화했던 2편의 작품과는 달리 로알드 달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닌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왔던 초콜릿 공장주 윌리 웡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봉 전부터 티모시 살라메가 주연을 맡아 유명세가 있었지만 사실 이 영화의 모토가 된 소설가 로알드 달의 캐릭터를 영화화한다는 것에 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아동 문학계의 윌리엄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로알드 달은 문학적으로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영화들의 원작 소설을 쓴 영국 태생 작가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필두로 '그렘린', '마틸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등 우리가 익히 아는 영화들의 원작 소설을 쓴 유명 작가이다.

이것 말고도 로알드 달의 단편 소설들을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이 영화화 한 작품이 넷플릭스에 있으니 한번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작품들 중 대중적으로 가장 알려진 것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인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미 2번의 영화화가 되었고 이번에 개봉한 '웡카'가 3번째 작품이지만 로알드 달의 오리지널 소설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폴 킹(Paul King) 감독과 각본가 사이먼 파너비(Simon Farnaby)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윌리 웡카라는 캐릭터를 빌려 그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창작해 영화화한 것이다.

아마도 프리퀄을 만든 이유는 그간의 영화들이 너무 명성 높기도 하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주인공은 찰리이지 초콜릿 공장의 주인인 '윌리 웡카'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후속 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로알드 달의 '찰리와 투명 엘리베이터'로 2005년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주연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조금 차용해 약간 등장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 힘든 세상사(?)를 보았을 때 다소 지루하기 짝이 없는 '찰리' 보다는 톡톡 튀는 성격의 소유자인 '윌리 웡카'가 이야기 전개에 있어 훨씬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 개봉한 영화 '웡카'는 이런 백그라운드 스토리가 있었고, 연기 천재라 불리는 '티모시 살라메'와 톡톡 튀는 노래와 캐릭터들로 많은 관람객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웡카'는 전작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보다 거의 2배에 달하는 약 350만이 넘는 누적 관객수로 꽤나 흥행했다.

하지만... 과연 이게 좋은 영화인가?


원작이 없었다면 더 좋았을 영화?

만일 영화 자체만을 보고 평가를 하면... 진짜 잘 만든 영화다. 연출, 카메라, 구도, 연기, 색감, 의상, 노래 등 정말 빠지는 것 하나 없고 특히 예전 뮤지컬 영화가 영화계를 평정했을 당시의 영화들을 떠올리게끔 하는 정말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다. 폴 킹 감독의 패딩턴 1, 2의 느낌이 많이 나는 영화이긴 했지만 패딩턴보다도 발전한 연출과 유명한 배우들의 연기들은 이 영화에 긍정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었는데 경찰서장의 키건 마이클 키, 스크러빗 부인역의 올리비아 콜맨, 줄리어스 신부역의 로완 앳킨슨의 말도 안 되는 연기력은 이 영화의 달달함을 가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영화의 주제는 명확하다 못해 웡카의 노래로 직접 말을 해주고 있다. A Hatful of Dreams와 Pure imagination의 제목의 노래에서 웡카는 자신의 상상력의 창조물인 초콜릿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이런 나눔을 통해 나눔을 받은 사람도, 그리고 창작자인 자신도 기쁨에 차는 모두가 행복하게 되는 이런 세상으로 초대하고 있다.

  • A Hatful of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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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seven years of life upon the ocean

It is time to bid the Seven Seas farewell
And the city I've pinned seven years of hopes on
Lies just over the horizon, I can hear the harbor bell
Land, ahoy

Got a tattered overcoat and battered suitcase
Got a pair of leaky boots upon my feet
Gotta drag myself up by my one good bootlace
Gotta work my rotten socks off if I want to make ends meet

I've poured everything I've got into my chocolate
Now it's time to show the world my recipes
I've got twelve silver sovereigns in my pocket
And a hatful of dreams

There's a famous restaurant on every street here
There's Brandino's and the Bar Parisian
(Restaurant map, sir)
Oh, thank you
Got a little map to tell me where to eat here
Had a dozen silver sovereigns, now I'm somehow down to ten
Want the finest produce This is where they stock it (that's three sovereigns, mate)
Though the prices are suspiciously extreme (wait, I can't, can you pay for it)

I've got five, six, seven
Six silver sovereigns in my pocket
And a hatful of dreams

No, thank you
(Cologne) No, leave me alone

At last, the Gallery Gourmet
I knew that we'd see it one day
It's everything you said, mama
And, oh, so much more
Each way that you turn, another famous chocolate store

Here's my destiny, I just need to unlock it
Will I crash and burn or go up like a rocket
I got nothing to offer but my chocolate
And a hatful of dreams

In this city, anyone can be successful
If they've talent and work hard, or so they say
But they didn't mention it would be so stressful
Just to make a dozen silver sovereigns last more than a day
Could you spare a sovereign for a place to sleep, love

Of course, here, take all you need
(Thank you)

I've got one silver sovereign in my pocket
And a hatful of dreams

  • Pure Imagination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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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with me and you'll be
In a world of pure imagination
Reach out, touch what was once
Just in your imagination

Don't be shy, it's alright
If you feel a little trepidation
Sometimes these things don't need
Explanation

If you want to view paradise
Simply look at them and view it
Somebody to hold on to, it's
All we really need
Nothing else to it
Come with me and you'll be
In a world of pure imagination
Take a look and you'll see
Into your imagination
We'll begin with a spin
Traveling in the world of my creation
What we'll see will defy
Explanation

If you want to view paradise
Simply look around and view it
Anything you want to, do it
Wanna change the world?
There's nothing to it

There is no life, I know
To compare with pure imagination
Living there, you'll be free
If you truly wish to be

실제로 영화에서는 달콤 백화점의 거대 초콜릿 카르텔에 맞서 웡카와 그의 동료들은 모든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초콜릿을 나눠 주어 모두가 행복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 로알드 달의 아동 문학에서는 악의 세력인 빌런들이 어른, 이 역경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은 아이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는 티모시 살라메가...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르겠는 애매모호한 존재로 나온다. 신, 구 세력의 충돌이라는 면을 봤을 때는 확실히 티모시 살라메의 웡카가 신 세력임에는 틀림이 없긴 하다.

주제나 혹은 로알드 달의 문학적 기조에는 그렇게 엇나가지 않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차라리 원작이 없었다면 오히려 생각 없이 순진(?)하게 기뻐하면 볼 만한 좋은 영화인 것 같다.

1. 순진과 순수는 다르다.

우선 로알드 달의 문학 작품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아동 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어두운 면이 아주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동 문학이라고 하면 선입견으로 역경과 고난보다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고 명확한 선과 악의 경계로 어른들이 보기엔 유치한 아이들이 보기엔 즐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알드 달의 작품에서도 이런 기본적인 맥락은 충분히 가져간다. 다만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역경과 고난 속에서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섭고, 어른들이 보기엔 뜨끔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초콜릿 공장에 초대된 아이들의 군상을 아이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저 자신의 반 친구들 중 못된 아이가 있고 그런 아이들을 뛰어넘고 주인공이 상품을 타가는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인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인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것은 그저 아이들이 잘못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찰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아이들의 부모에게로부터 나온 잘못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영이 되어 소히 말하는 '스포일드 차일드'가 된 것이다. 즉, 성인으로 우리가 보기에 뜨끔한 타산지석과 같은 모습을 아이들의 부모가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쩌면 유치하다고 치부했던 아동 문학에서 간담이 서늘한 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는 확실히 로알드 달의 이런 간담 서린 교훈의 영화라기보다는 그저 'HAPPY'가 가득한 영화였다. 다소 낙관주의에 가까운 웡카는 12 소버린으로 마을에 도착하지만 그마저도 본의 아니게 하루 만에 모두 탕진(?)해 버린다. 거기에 사기를 당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노예 계약을 해버리고 그리고 자심의 사업 터전마저 카르텔의 음모에 당해 전소해 버린다.

우리는 종종 순진과 순수에 대하여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순수함이란 아이처럼 깨끗함을, 그리고 거짓을 행하지 않으며 주관이 있고 그리고 겸손과 미덕을 가진 것을 말한다. 하지만 순진함은 전혀 다르다. 순진함은 부정적인 말로 '어리숙함'을 뜻하는 말로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들을 장성해서도 모른다면 그것을 우리는 '순진'이라고 말한다.

로알드 달의 소설에서는 순진과 순수의 대결을 악하지만 어딘가 모자란 악당인 어른들과, 착하지만 성숙한 어린이를 대립시키며 대변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웡카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 악당, 서포터들 모두 어리숙하고 순진해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면에서 웡카는 행복한 영화이긴 하지만 어딘가 나사 빠진 주인공의 벚꽃 엔딩을 본 듯해서 따듯하면서 불쾌한, 마치 불쾌한 골짜기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의 영화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2. 원작과 너무 다른 웡카

원작과 완전히 같아야 하나? 아니다. 그렇지 않은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사실 이 명제에 대하여는 논란이 정말 많은 것은 사실이다. 원작의 팬의 입장에서는 원작에서 좋았던 부분을 각색해 버리면 무언가 정석(?)이 아닌 아류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원작을 보존하기를 원하고, 원작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많은 정보를 알려주기보다는 각색이 되어서 편하게 보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각색하기를 원하기도 한다.

이런 프리퀄 격의 영화 중에서 좋은 예를 찾아보자면 2021년의 크레이그 길레스피(Craig Gillespie) 감독, 엠마 스톤(Emma Stone) 주연의 크루엘라가 있다. 101마리 달마시안의 빌런이었던 크루엘라 드 빌의 탄생에 대한 내용으로 웡카와도 결이 비슷한 영화이다. 작품에서 크루엘라에 대한 디테일은 101마리 달마시안의 내용과 조금 다르다. 크루엘라와 부하 격인 재스퍼의 관계라던지 혹은 성공가도를 달린 패션 업계의 뒷이야기 등 원작을 봤다면 잘 연결되지 않는 점이 한둘 있다.

하지만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점은 크루엘라의 잔혹함, 빌런적인 성격, 달마시안을 싫어하게 된 계기, 패션의 과감함 등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도의 각색은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크루엘라도 조금 변했을 거야!'라는 한 줄로 어느 정도 납득이 가게 된다. 하지만 원작과 완전히 달랐다면 어땠을까?

웡카는 이런 점이 한둘이 아니다. 가장 부각된 것은 웡카의 성격이었다. 찰리와 초콜리 공장에서 윌리 웡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 창의력의 소유자이지만 고집이 있고 거의 편집증에 시달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때가 한둘이 아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어울리는 법을 모르는 사회성이 전혀 없는 고독한 천재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영화 웡카에서는 사회성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기상천외하지만 도움이 많이 되는 어딘가 모르게 이타적이기까지 한 느낌의 소위 말하는 '착한'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인생의 풍파를 겪지 않고서야 웡카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나오는 윌리 웡카와... 같은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독과 각본가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이런 고독한 천재 윌리 웡카가 한 때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때를 그리고 싶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순수가 아닌 순진에 가깝다. 이런 사람이 어떤 계기로 이런 순진함을 벗어버렸는지는 솔직히 영화상에서 설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납득하기 쉽지는 않다. (또 공장으로 숨어버린 뒷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런 괴리는 더욱더 심해진다.)

또한 순진을 순수로 착각하는 배경을 '어머니'라는 존재를 부각하며 어린 웡카의 따듯한 기억 때문이라는 어찌 보면 억지를 강요하기도 한다. 원작에서는 웡카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지만 2005년에는 치과 의사인 엄격한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나오긴 한다. 영화 웡카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어머니에 대한 따듯한 추억 때문에 이런 초콜릿 사업을 시작하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행복 전도사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남자아이에게 어머니의 존재는 아주 크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이런 웡카를 만들어도 될 수 있다는 당위성은 있겠지만 개연성은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그래서 예전의 연기를 했던 진 와일더, 조니 뎁의 웡카가 초콜릿으로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을 이루었지만 어딘가 결핍된 것 같은 느낌을 잘 살려 끝에 가서야 나눔의 기쁨을 알 수 있는 요소로 작용을 하는 게 조금 더 임팩트와 개연성이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나는 어머니가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것처럼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서 어머니를 다시 만날 거야!'라는 목적은 이룬 후에 허무함으로 대조가 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이 되는데 그게 퇴색이 된다면... 오히려 타격이 더 커지고 허무함보다는 실망감이 더 있을 것 같은 웡카가 되어버리게 된다.

3. 좋은 캐릭터의 낭비와 불필요한 요소.

만일 정말 인내심을 가지고 이만큼 글을 읽었다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게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씹덕아!' 그래서 한 줄 요약하자면 '스토리적으로 혹은 원작의 관점에서 바라본 웡카는 서로 달라서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을 수도 있다.'이다. 그럼 영화적으로는 어떤데?

앞서 이야기를 했듯이 영화적으로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좋은 영화이다. 특히 색감, 의상, 노래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데 거기에 배우들의 열연까지 가미되니 정말 끝내주는 영화가 된다. 다만 영화적으로 봤을 때 이 영화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낭비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집어넣는 다소 초보적인 실수를 하고 있는 듯하다.

우선 좋은 캐릭터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 가장 아쉬운 캐릭터는 바로 '움파룸파'이다. 사실 현대 시대에 와서 움파룸파는 거의 시한폭탄과 비슷한 요소이다. 오래된 소설이고 로알드 달조차도 약간의 반유대계 인물이라는 야사도 존재하기에 움파룸파는 웡카가 정글에서 발견한 인디언들에게 부당한 계약을 맺은 노예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대 시대에 이제는 인종차별주의가 법으로도 불법으로 재정될 만큼 사회적 이슈가 큰 마당에 이 움파룸파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꽤나 궁금하긴 했다.

그래서 오히려 휴그랜트의 움파룸파는 원작의 움파룸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확실한 이유로 인해 웡카를 쫓으며 그의 초콜릿을 훔쳐가고 처음에는 적으로, 나중에는 친구가 되는 아주 잘 각색한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 그의 쓰임새는 너무 아쉽기만 하다.

솔직히 딱 까놓고 본다면 움파룸파는 이 영화에서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 그 목적은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웡카와 누들이 빠진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조금은 어이없는 이유로 구출을 감행하는 서포터로써의 역할이다. 솔직히 이 역할이 중요하긴 하지만 서브 캐릭터 중 누구라도 이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잘 만들어 놓은 캐릭터를 이렇게 밖에 못쓰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전작들의 움파룸파들은 노래를 통해 관객과 다른 주변 인물들에게 교훈을 주는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히려 웡카보다 움파룸파의 노래에서 다소 직설적으로 가슴을 후벼 파는 언뜻 보면 욕 같은 말도 서슴없이 내뱉으며 오히려 속 시원한 감정까지도 들게 하는 아주 멋진 캐릭터이다. 하지만 이번 웡카에서는 개그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버리니... 너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이 웡카에서 가장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한다면 바로 '누들'일 것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면 누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들어내서 삭제해도 영화를 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메인 스토리와 연결이 되지 않은 서브플롯에 가깝다. 오히려 누들을 들어내고 초콜릿 카르텔의 슬러그워스, 프로드노즈, 피켈그루버들의 캐릭터를 쌓았다면 오히려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누군가 그 다양성과 아동 영화라는 것을 표명하기 위해 '불쌍한 흑인 여자애 캐릭터를 넣어서 나중에는 행복하게 되는 걸 넣어보는 게 어떻겠어?'라고 조언을 한 느낌이랄까? 영화가 잘 진행이 되다가도 누들만 나오면 무언가 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원작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찰리처럼 아이의 순수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의미가 없어져 버리고, 그리고 마지막에 웡카가 널 위해 준비했어하면서 말도 안 되는 극적인 가족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모습까지 누들의 서브플롯은 오히려 웡카 영화에 독이 되는 요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완벽한 스토리, 완벽한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음)

초콜릿의 효능은 꽤나 좋을지 모르겠으나 우리 모두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아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작의 웡카는 마치 고소하고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의 느낌이라면 이번 폴 킹의 웡카는 달달함의 극치인 화이트 초콜릿에 가깝다. 오히려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은 많이 먹어도 화이트 초콜릿보다는 부작용이 적다. 

이러한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코로나를 지나 지금 세계의 경제가 휘청거리며 물가 상승, 해고, 전쟁 등 여러 가지 힘든 이슈가 세상을 뒤덮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나의 노력과 기발한 창작력만 있으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고 사랑을 나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런 희망적인 영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셉션의 한 장면에서 봤듯이 이건 꿈의 한 장면이다. 이 꿈을 깨면... 다시 시궁창이다. 결국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작품은 달기만 하고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좋지 않은 화이트 초콜릿 같은 것이다. 물론 현실이 힘들기에 가끔은 이런 화이트 초콜릿을 먹으며 잠시 위로와 위안을 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은 좋으나 계속해서 보긴 싫다.


제가 보고, 볼만했던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만일 오타나 해석 실수 등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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