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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만화이야기/영화감상

넷플릭스에서 보는 미디어 (5) - 더 킬러 (The Killer, 2023)

by 매드포지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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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ever it takes, make sure you're one of the few, not of the many.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다수가 아니라 그 소수가 되어라.) 

The Killer는 영화가 시작한 후 약 20분 동안 주인공인 킬러(The Killer)의 무미건조하지만 어딘가 긴장감 있는 내레이션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도입부터 블록버스터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배신한(?) 느낌이 들지만 이 내레이션을 통해서 영화의 시작부터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인 '틀(Frame)'에 대하여 공들여 설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는 아마도 '다수를 착취하는 소수, 그리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 소수가 되어라.'일 것이다. 주인공인 킬러(The Killer)는 내레이션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틀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저격할 상대를 기다리며 준비한다. 이런 준비 과정에서 킬러(The Killer) 자신은 착취를 받는 '다수'가 아닌 '소수'에 속해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킬러는 자신이 '소수'에 속하게 해 준 일-'저격'-을 실패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사실상 영화의 시작)

주인공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소수'에 속해 있다고 굳게 믿었지만 저격 실패 후 자신을 찾아온 킬러들을 통해 연인이 폭행을 당하자 '다수'에 속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연인의 복수를 위해 그리고 추격을 피하기 위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자신이 말한 대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소수'에 들기 위해 관련인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이 여정의 목적인 살인, 복수 같은 표면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주인공(The Killer)과 전문가(The Expert)와의 대화에서 확실히 들어낸다. 둘의 만남에서 전문가(The Expert)는 사냥꾼 이야기로서 사냥꾼의 타깃인 곰이 목적이 아닌 사냥의 목적이 다른 것에 있다는 이야기를 주인공(The Killer)에게 들려준다. 주인공은 대답 대신 전문가(The Expert)가 건넨 위스키를 마시며 행동으로서 답을 해준다. 

그렇게 영화는 마지막으로 주인공(The Killer) 자신을 죽이고자 했던 모든 일의 원흉인 고객(The Client)을 찾아갔지만 주인공에 대하여 전혀 모른다는 것에서 문제는 다시 발생한다.

주인공(The Killer)은 고객(The Client)을 죽이기 위해 보안이 삼엄한 아파트를 뚫고 손쉽게 들어가 고객과 마주한다. 하지만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복도를 청소하듯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15만 달러정도를 지불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문제는 고객(The Client)이 여전히 주인공이 자신을 왜 죽이려 하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The Killer)은 경고와 함께 허탈한 마음으로 아파트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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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 명 감독과, 명 배우에 현혹되어 함부로 예상하면 실망하는 작품!

더 킬러는 넷플릭스에서 2023년 11월에 개봉한 영화이다. (외국에는 9월쯤 개봉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본 것이 3개월 정도 전이라서 개봉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세븐(Seven), 파이트 클럽(Fight Club)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감독의 신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하는 감독이지만 이 감독의 특성상 일반적으로 펀무비보다는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바를 은연중에 깔아놓고 복선을 통해 들어내는 플롯의 귀재라고 생각이 든다.

이런 감독과 명배우인 마이클 패스벤더의 조합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이클 패스벤더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2016년 어쎄신 크리드를 시작으로... 이상한 작품들만 해오던 연기의 귀재가 오랜만에 정말 좋은 작품으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예전 셰임(Shame, 2011)이라는 영화에서 나왔던 소름 끼치는 연기가 숙성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것으로 총 6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고 마지막 짧은 에필로그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원래 기대감을 높게 가지면 실망이 크기 마련인데 기대감을 가지고 봤음에도 너무 좋았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한국에서는 영화관에서 개봉을 안 한 것이 오히려 다행인 건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이런 류의 영화는 흥행이라는 성적을 놓고 보았을 때 대중의 입맛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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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감독 데이비드 핀처, 마이클 패스벤더, 카메오 격인 틸다 스윈튼까지 유명배우와 감독으로 이미 빛이 난다, 게다가 제목은 The Killer로 자극적인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블록버스터/ 스릴러 같은 느낌을 주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영화 시작 20분을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는 영화를 꽤 본 사람들에게도 어려울 수 있는 전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출이 지루한 것은 아니다. 내레이션을 하지만 주인공 킬러가 보여주는 행동, 살인, 추격이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액션이 과한 것도 아니고 모자라지도 않다. 하지만 감정은 절제되어 있고 거의 무채색에 가까운 색감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이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은 주인공의 행동과 내레이션이다. 다만 이 둘은 자아가 분열하듯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의도된 상반된 느낌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호불호가 강하게 생겨나기 마련이다. 특히 일반 관객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액션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런 영화 특성상 관객은 싫어하지만 평론가는 좋아하는 평가가 갈리는 영화가 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넷플릭스에 풀린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참 어려운 연기를 마이클 패스벤더를 잘 소화해 냈고 또한 장면 연출에서도 어둡고 절제된 환경을 잘 표현했다. 표면적인 형식에 불과한 블록버스터/스릴러를 생각했다면 아마 실망할 것이고, 매니악적인 하드보일드를 생각했다면 오히려 약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두 가지의 접점에 위험한 줄타기를 잘하며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보려 왔다가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생각을 품게 되는 그런 영화 말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비유와 은유로 어려운 영화냐? 그렇지 않다. 이 영화는 꽤나 직설적이지만 우리에게 의문을 던져준다. 우리는 '다수'인가 '소수'인가?


상대적인가? 절대적인가? 그냥 받아들여라!

글의 처음에도 이야기를 했듯이 우리는 스스로를 '틀 안에 갇혀 '소수'로 속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 보다 상대적으로 '소수'에 속할 수도 '다수'에 속할 수도 있다. 영화의 에필로그에 주인공은 '운명이란 플라시보다, 유일한 길은 지나온 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당신은 나와 같은 다수에 속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자신이 소수라고 생각했지만 다수였고, 그것을 뒤집기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가장 위로 올라갔지만 그곳에서는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또 다른 '소수'가 존재했다. 결국 상대적인 것이 이런 개념에서 주인공은 허탈함을 느끼고 마지막에는 그 틀을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물론 사람마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그 체제를 뒤집어서 그것을 탈피할 수도 있고, 그리고 그냥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탈피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빌려 운명이란 플라시보이고, 유일한 길은 우리가 지나온 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연인과 함께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 틀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소수'인가?, '다수'인가? 아니면 틀 안에 갇힌 사람인가? 밖에 있는 사람인가?


제가 보고, 볼만했던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만일 오타나 해석 실수 등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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