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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여행/일본여행

큰일 후 나가는 교토, 오사카 여행 (15) - 간사이 스타일 오코노미야끼 맛집 후쿠타로와 저녁 관람 헵파이브 (Hepp Five)

by 매드포지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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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 좋아하네...

타코야끼와 마찬가지로 정말 많이 들어봤고, 보기는 많이 봤지만 못 먹어 본 일본 음식이 있다면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이다. 기억 속에 있는 오코노미야끼를 꺼내 본다면 아마 아내와 연애 초반에 명동에서 먹어본 오코노미야끼가 최초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그리고 야끼소바는 그런 기억의 조각조차 없다. 볶음면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야끼소바는 전설의 포켓몬처럼 맛있다는 소리를 풍문으로만 들은 음식이었다. (그런 음식 중에는 나시고랭과 미고랭이 있다. 아직 인도네시아를 가보지 못했다.)

도구야스지 상점가를 둘러보고 나서 우리는 저녁에 도톤보리를 다시 오기 위해서 호텔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약간 출출하기도 했고 지친 탓에 도톤보리를 저녁에 올지 의문이 들었다. 저녁에 도톤보리를 오려는 목적이 물론 야경을 보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근처에 있는 오코노미야끼 집을 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래 가려던 오코노미야끼 집이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고 구글맵에서 보고 갔는데 다시 찾아보니 브레이크 시간이 사라져 있었다.... 흠... 왜 이럴까?? 이번 일본 여행에서 가장 미스터리 한 부분이 구글맵에서 미리 찾아간 매장의 브레이크 타임이나 영업시간이 일본에 도착하고 업데이트가 된 것처럼 바뀌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황당한 것은 아내가 구글맵에서 찾아본 것과 내가 구글맵에서 찾아본 같은 매장의 영업시간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한다는 건가??

여하튼 지친 탓에 우리는 오코미야끼를 먹고 가자고 생각하고 도구야스지에서 걸어 식당으로 갔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구글맵을 믿지 못해 반신반의하고 매장 입구로 갔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식당은 후쿠타로라고 해서 전형적인 일본 다찌형식의 철판 오코노미야끼 집이었다.

 

후쿠타로 · 2 Chome-3-17 Sennichimae, Chuo Ward, Osaka, 542-0074 일본

★★★★☆ · 오코노미야끼 전문식당

www.google.co.kr

매장에 도착해서 골목길로 들어가니... 입구가 아니었다. 그래서 매장 앞쪽으로 가보니 기다리는 의자도 있고 입구같이 생긴 곳이 보였다. 사실 안이 어두워서 아 브레이크 타임인가 보다고 생각을 하고 돌아가려는 찰나 안에서 사장님인듯한 사람이 들어오라고 일본어로 크게 이야기를 해서 영업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철판이 'ㄷ'자로 되어있는 닷찌가 보였다. 철판 안쪽에 자리를 잡고 나자 종업원이 와서 주문을 받았는데 한국분이었다. 이번 오사카, 교토 여행을 가서 처음으로 한국말을 하는 종업원이었고 우리에게 한국말로 말을 던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3일 만에 처음으로 편하게 주문을 하고 이것저것 한국어로 물어보았다.

이곳에서 원래는 오코노미야끼 2개를 먹어보려고 했는데 이럴 수가... 야끼소바가 보였다. 물론 야끼소바 맛집으로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철판의 야끼소바가 있는데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그래서 오징어가 들어간 야끼소바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오코노미야끼를 시켰다. 주문을 할 때 좋았던 것은 한국인 종업원 분이 생강이 괜찮은지 마요네즈도 괜찮은지 물어봐서 주문을 잘했다.

또한 여기 매장이 좋았던 점은 우리 앞에서 요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부부는 철판요릿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데판야끼 집에서 요리사가 요리하는 모습을 퍼포먼스를 보여주듯이 하지만 우리 부부는 그 먹는 걸 가지고 공연하는 듯한 느낌을 싫어한다. 그런데 여기는 야끼소바, 오코노미야끼를 중앙과 뒤에 있는 주방에서 준비를 해서 완성된 채로 우리 앞에 깔끔하게 딱 제공해 줬다. 그게 아주 좋았다.

그럼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의 맛은 어떤가? 야끼소바는 내가 생각하는 볶음면의 전형적인 맛이었다.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면 역시 초생강이었다. 일본 요리는 간장향을 제외하고는 크게 향으로 모나는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밋밋한 맛을 초생강을 통해서 킥을 주는 느낌이라 좋은 것 같다. 오코노미야끼는 시간이 갈수록 맛있어진다. 소스가 배어들어서 그런 것도 있고 점점 오코노미야끼가 눌어붙어 누룽지처럼 되는 것도 좋았다.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먹으며 '짱구를 못 말려: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이란 영화가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보면 보면 이 B급 음식에 들어가는 소스를 사수하기 위한 떡잎방범대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다. 왜 B급 따위 음식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B급 음식은 그 사회를 잘 대변해 주는 맛이다. 여기의 맛은 정말 B급이다. 나쁜 의미의 B급이 아닌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B급 맛이라는 뜻이다. 특별하냐? 특별하지 않다, 맛이 엄청나게 맛있냐? 아니다. 하지만 맛있다.

아이러니한 이런 맛은 지친 마음을 가지고 맥주 한잔, 혹은 하이볼 한잔을 마시면서 안주 삼아 먹을 정도의 맛이다.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맛이다. 일본은 이런 음식이 참 올바르게(?) 발전하고 유지하는 것 같다. 라멘, 오코노미야끼, 야끼소바, 다코야끼, 교자 등이 이런 종류의 음식들을 대변한다. 누구나 손쉽게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한 일본의 평론가가 자신은 여행을 가면 편의점이나 값싼 음식 따위를 먹는 행위를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좋은 음식, 고급 음식을 먹어야 여행으로서 완성이 된다는 한 말이 있다. 그렇담 그것만으로 과연 그 여행지의 문화와 사회를 알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한 끼에 50만 원 이상 하는 음식이나, 몇 천 원 하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그 문화와 사회를 모두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층이 사라진 사회라고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계층은 존재한다. 그 계층이 구성하고 있는 것이 사회이고 그 계층을 무시하느냐, 존중하느냐는 그 사회의 문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화를 느끼고 싶기에 우리는 여행지에서 비싼 음식도, 값싼 편의점도 가는 것이다.

여하튼 이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통해서 이런 방구석 철학자 같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건 아니기에 맛은 평범했지만 맛있었다. (제로 콜라랑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ㅋㅋㅋ)

후쿠타로
추천 - 오코노미야끼, 야끼소바를 원하시면 드시길 (맛은 평범하다.)
평점: 5점 만점
나 - ★★☆ (2.5점)
아내 - ☆ (3.5점)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먹고 난 뒤에 우리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그리고 힘들어서 다시는 난바 쪽으로 가지 않았다는 후문이 ㅋㅋㅋ

붉은 관람차, 헵파이브

헵파이브는 우리 처음 세웠던 여행 계획에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너무 저녁에 나간 기억이 없어서 한 번쯤은 저녁에 나가보자라고 생각하고 호텔에서 쉬다가 우메다역으로 갔다. 이번에는 오사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버스를 타보자 하고 주유패스를 이용해 버스를 탔다.

사실 주유패스를 버스에서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 좀 당황을 하긴 했는데 지하철과 다를 바 없이 사용을 하면 되었다. 돈을 넣는 곳 바로 옆에 노란색으로 되어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곳에 주유패스를 넣으면 IC라고 적혀있는 ICOCA 카드를 대는 곳 앞에서 주유패스가 다시 나온다.

뭐... 모르면 사실 운전기사님에게 물어보면 된다. ㅋㅋ
우리도 기사분에게 카드를 들이밀며 어떻게 하냐는 표정을 지어서 이쪽에 넣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넣었지 사실 어딜 찾아봐도 잘 안 나와 있었다.

아 그리고 주유패스 1일권으로는 버스 노선이 한정적으로 무료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점도 시외버스만 아니라면 다 가능하다고 한다. (뭐 찾아본 바에 의하면 몇 년 전에 다 가능하도록 바뀌었다고 한다.)

버스로 우메다에 내려서 우선은 Lucua 백화점으로 향했다. 루쿠아 백화점에 위치한 Loft와 소품샵에서 선물들을 샀다. Loft에서 면세를 받는 방법이 재미있어서 후에 포스팅으로 남겨 보겠다.

면세에 20분을 기다려야 하는 종업원의 말에 우리는 스타벅스로 향해서 일본 스타벅스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말차 찹쌀떡을 먹으려고 했는데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복숭아가 들어있는 복숭아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저번 포스팅에도 이야기했지만 향이 미쳤다.)

그 후에 우리는 관람차를 타기 위해 헵파이브로 향했다. 그런데 줄이 엄청 기네... ㅋㅋ 정말 길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이 거의 90%였던 것 같다. ㅋㅋㅋㅋ 왜일까? 주유패스는 누구나 살 수 있는데 왜 한국 사람이 여기에 이렇게 많을까? 좀 신기하면서 헵파이브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려서 관람차를 탔다. 

햅파이브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이 햅파이브를 구글맵에서 검색해 보면 청소년 전담몰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여기에 몇 가지 신기한 매장들이 있는데 하나는 중고 옷을 파는 곳과 힙한 옷들을 파는 Aland 같은 곳들이 있어서 한번 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제 돈키호테에서 기념품들을 사서 호텔로 가보자.

다음 편에 계속~!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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