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초로 스페셜티 커피로 상업화를 대중화시킨 카페?
테라로사... 아내와 연애를 할 당시 광화문을 자주 가곤 했는데 광화문에서 그 당시 가장 좋아하는 카페는 테라로사였다. 조금 외진 구석에 있었던 테라로사는 도시의 빌딩 숲 안에 테라로사만의 공간으로 인테리어를 해서 큰 매장, 숲과 조화가 있는 매장 같은 느낌을 주었다. 테라로사는 사실 국내 브랜드 중에 상업화를 가장 잘 한 브랜드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제는 사모펀드에 팔려 더 이상 국내 브랜드로 부를 수 없게 되긴 했다.
하지만 테라로사는 스페셜티커피 판에서 가장 상업화를 잘 했을 뿐더러 대중성이 있게 만든 카페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국내 브랜드 한정일 경우 최고라는 것이지 사실 이런 대중화는 블루보틀이 가장 최강이지 않을까 한다. 한국의 블루보틀, 혹은 인텔리젠시아인 테라로사 본점은 강릉에 있는데 이번에 한번 방문을 했다.
테라로사 커피공장 강릉본점
영업시간: 09:00-19:00
가격: 5,000 - 20,000원 (원두에 따라서 다양함)
한줄평: 상업화를 하려면 이렇게 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줬던 카페. 따라하긴 쉽지 않다.
사실 커피를 본격적으로 취미로 가지기 시작하고 발길을 끊었던 프랜차이즈 중에 하나가 테라로사이다. 물론 커피가 다른 일반 체인점들 중에는 좋긴 하지만 별다를 것 없거나 혹은 집에서 원두를 사서 먹어볼 수 있는 커피를 판매하기 때문에 그다지 찾아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주도나 혹은 테라로사의 본고장이라는 곳을 가보면 인테리어나 매장 때문이라도 한 번쯤 들리게 된다.
물론 다른 어중간한 카페보다는 테라로사를 가는게 가격이나 커피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장
이상하게 강릉의 유명 카페들은 찾아가기 다소 쉽지 않은 곳에 위치를 하고 있다. 박이추 커피가 강릉의 북쪽을 책임(?) 지고 있다면 남쪽에는 테라로사 커피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주변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외지에 위치를 하고 있는데 그래도 테라로사는 주차장이나 차량 접근이 아주 용이하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어렵다.
테라로사 매장을 가보면 공간감이라는게 느껴질 정도로 매장이 크고 뚫려있는 느낌이 있는데 제주도 보다 이 강릉공장본점이 훨씬 더 그 느낌이 강하다. 거기에 로스터리와 박물관, 아트샵까지 구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부지가 좀 말도 안 되게 크다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외곽으로 빠지면 빠질수록 카페들이 커지는 경향성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가게가 크면 커피가 맛이 없다는 공식이 어렴풋이 있지만 그래도 테라로사는 커피 맛이 나쁘지 않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나서 매장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투어가 따로 있지만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우리는 이용해 보지 못했다. 무료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매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다소 애매하게 있는데 건물과 건물들 사이로 들어가야 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주변 전체에 커피를 볶는 고소한 냄새가 퍼져있어서 확실히 커피로스팅 공장의 느낌이 물씬 난다.
그리고 매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아트샵이 있는데 굿즈나 커피, 차 같은 선물, 기념품등을 팔고 있다. 하지만 매장에서도 같은 제품을 팔기 때문에 굳이 이곳에서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매장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커피 샵이 있는데 그곳에서 시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카페에서는 맛볼 수 없는 메뉴들도 있기 때문에 원두를 산다면 이곳에서 사는 것도 방법이다. 카페는 확실히 여기가 테라로사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굉장히 크고 광활하기까지 한 느낌이 든다. 제주는 사실 앞쪽이 창문으로 되어있어서 좀 더 개방감이 있긴 하지만 이곳은 웨어하우스를 개조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층고가 높고 위층에서 매장을 내려다보는 느낌이 좋다.
매장에 좌석은 아래층과 윗층 둘 다 있는데 크긴 하지만 규모에 비해 카페의 좌석이 엄청나게 많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점심시간에 가면 아마도 앉을 좌석을 약간 고민해야 할 정도의 좌석이 있기 때문에 조금 일찍 가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나 단체손님들이 많은데 우리가 카레에서 나올 때쯤에 단체 손님 몇 팀이 매장에 들어오고 있었다.
1층에 커피바를 볼 수 있는 좌석이 있고 2층에는 1층을 볼 수 있는 공간과 안쪽 소파 좌석이 구비되어 있다. 또한 중앙에 계단에도 앉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좌석이 없을 경우는 적어 보이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애매한 좌석들이 남아 고민을 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 두 명 정도의 고객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4인 이상이 찾는다면 피크 시간에는 좌석 찾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메뉴
테라로사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대중화를 시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커피의 종류도 다양해서 여러 고객군을 만족시키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우유가 들어간 메뉴, 에스프레소, 주스, 티까지 겸비하고 있고 핸드드립도 5-6가지 원두 종류로 맛볼 수 있다. 여기도 파나마 게이샤가 있는데 가격이 12,000원으로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또한 베이커리 메뉴가 있기 때문에 빵을 먹거나 혹은 아침을 먹으로 일찍 찾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빵을 구매하면 바로 담아주기 때문에 주문을 하고 픽업을 하면 된다. 빵종류는 그렇게 다양하다고 볼 순 없지만 일반 빵부터 디저트류의 빵까지 있을 건 다 있는 베이커리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테라로사 빵을 구입을 하진 않았고 에티오피아 예가체페 게뎁 첼베사와 콜롬비아 우일라 핑크 부르봉을 핸드드립으로 주문을 했다.
커피
꽤나 고풍스러운 잔에 나오는데 푸른색과 붉은색 꽃이 잘 어울리는 커피와 함께 나오는 것 같았다. 커피는 칼리타 드리퍼와 하리오 드리퍼로 내리는 것 같았는데 원두의 종류에 따라 내리는 드리퍼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커피맛은 박이추에서 먹었던 커피와는 가격적으로나 혹은 질적으로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화려하다고 볼 순 없지만 그래도 상큼한 맛이 조금 튀는 화사한 커피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콜롬비아 우일라 핑크 부르봉이 에티오피아 예가체페 게뎁 첼베사보다는 우리 입맛에 맞았고 훨씬 주씨한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이렇게 큰 매장에서 핸드드립의 퀄리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칼리타로 이 정도 핸드부루잉을 먹을 수 있다면 괜찮은 것 같다. 물론 가격은 살짝 오버프라이스인 것 같긴 하다.
총평
이런 대형 매장을 가는 이유는 인테리어를 보러 가는 것도 있지만 메뉴를 준비하는 과정이나 혹은 배치를 보러 가기도 하는 것 같다. 테라로사는 굳이 빵과 다른 굿즈가 아니더라도 커피 자체로도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대형 매장, 그리고 체인점을 많이 거느린 곳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내기업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이보다 더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매장이 많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테라로사는 아직 테라로사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를 가면 그래도 한 번씩은 꼭 가는 카페인데 항상 만족도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아마도 한국에서 테라로사 같은 브랜드가 나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 최초이자 마지막인 퀄리티가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목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는 것 같다.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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