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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Cooking)/Coffee LOG

[내가 보려고 만드는 커피 프로세싱] 건식과 습식 프로세싱 (Feat. 프로세싱의 종류)

by 매드포지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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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썩은거 아닌가??

한 10여년 전에 아직 한국에서는 스페셔티 커피가 각광을 받지 못하던 시절에 우연찮게 에티오피아 내추럴 커피를 아주 싼가격에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당시 아내와 함께 먹었었는데 기억하는 바로는 발효취가 심하다 못해 너무 나서 조금 역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비유를 했던 표현은 '음식물 쓰레기 국물'이었다. 당시에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요즘은 내추럴 커피가 예전만큼 발효취가 강하지도 않을 뿐더러 일부러 발효취를 줄이는 등 가공 과정이 조금 더 발전(?) 되었다. 

물론 예전에 강한 발효취가 나던 커피를 그리워하면서 내추럴 커피가 변했다, 혹은 내추럴 커피가 맛을 잃었다 등 마치 위스키의 배럴 배치(Batch)마다 맛이 변한다는 이야기 처럼 이야기라 떠돌아 다니고 있다. 나도 이제는 발효취가 어느정도 나도 내추럴 커피를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강한 내추럴 커피의 발효취는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다.

그래도 커피에 대하여 혼자 이리저리 알아보고 부족한 지식적인 부분을 접하다 보니 이 공정이 결국에는 커피의 향을 입히기 위한 과정이면서 발효(Fermentation)과정이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어쪄면 와인과 정말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 과정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커핑을 하던지 로스팅을 하던지 혹은 브루잉을 하던지간에 그 특성을 찾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습식 Vs 건식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지 않은 그린빈의 상태라고 해도 결국에는 발효과정을 거쳐서 시중에서 팔리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는 커피나무에서 열매가 열리고 그 열매를 어떻게 공정하는지에 따라서 향미에 큰 변화가 있게 된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구분법이 습식과 건식이 있다.

습식 프로세싱 (Wet Processing)

습식 프로세싱은 커피 체리에서 과육과 점액질을 물을 사용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산미가 선명하고 깨끗한 향미를 가지는 커피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습식 프로세싱 방식은 4가지 정도로 구분된다. 물론 허니 프로세싱이 따로 3가지로 나눠지긴 하지만 가장 큰 구분이라고 할 수 있고 시중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에는 이스트 발효라는 방식이 이 습식 프로세스에 들어가긴 하지만 아직 많이 찾아보기는 어렵긴 하다.

  1. 워시드 프로세싱 (Washed Processing):
    • 커피 체리를 물에 담가 과육과 점액질을 세척하고, 생두만 남겨서 건시킨다.
    • 주로 고산지대에서 사용되며, 산미가 깨끗하고 향미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18-24°C (온도 조절 발효 탱크 사용 시)
      • 습도: 약 65-75% (건조 시 과도한 습도를 피함)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세척 후 탱크에서 12-48시간 동안 발효
      • 건조 시간: 발효 후 햇볕에서 10-15일 정도 건조
  2. 허니 프로세싱 (Honey Processing):
    • 과육은 제거하되 점액질은 남겨 건조하는 방식으로, 물 사용량은 워시드보다 적다.
    • 점액질의 남은 양에 따라 옐로우, 레드, 블랙 허니로 세분화되며, 과일 향과 단맛이 더해진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20-25°C (높은 온도에서 점액질이 과하게 발효되지 않도록 관리)
      • 습도: 60-70% (특히 블랙 허니는 저온에서 발효하기도 함)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점액질을 남겨둔 상태로 12-36시간 자연 발효
      • 건조 시간: 약 10-20일 건조 (레드 허니, 블랙 허니의 경우 더 긴 건조 시간 필요)
  3. 펄프드 내추럴 (Pulped Natural):
    • 과육을 제거하고 점액질만 남긴 상태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 주로 브라질과 같은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사용되며, 단맛과 산미가 조화롭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20-28°C
      • 습도: 65-75% (과일 향을 보존하고 잡미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세척 없이 자연 발효로 약 12-24시간
      • 건조 시간: 10-20일 정도 건조
  4. 애너로빅 (Anaerobic) 프로세싱:
    • 밀폐된 환경에서 무산소 발효를 진행한 후, 점액질을 제거하고 건조한다.
    • 독특한 향미와 부드러운 산미를 형성하는 데 유리하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16-22°C (발효 조절 탱크에서 온도와 산소를 관리)
      • 습도: 발효 시 습도 영향이 적으나 건조 시에는 약 60-65% 유지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산소가 없는 밀폐 환경에서 48-96시간 발효
      • 건조 시간: 발효 후 햇볕에서 10-15일 건조
  5. 이스트 발효(Yeast) 프로세싱:
    • 물을 사용해서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한 후 이스트를 넣고 발효시킨다.
    • 주로 꽃향, 과일향, 그리고 밝은 산미가 두드러지게 하는데 유리하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약 18-22°C (효모가 활성화될 수 있는 온도에서 유지)
      • 습도: 발효 시 습도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건조 시에는 약 60-70% 유지하여 향미 균일화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이스트가 첨가된 발효 용기에서 24-72시간 동안 발효
      • 건조 시간: 발효 후 약 10-15일 동안 건조

건식 프로세싱 (Dry Processing)

건식 프로세싱은 자연 건조를 통해 커피 체리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체리에 물을 추가하지 않고 그대로 건조하여 단맛과 과일향이 강한 커피를 만든다. 건식 프로세싱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지긴 하지만 내추럴 안에서 더블, 나노, 카라멜라이즈드 내추럴 이라고해서 건조의 방법과 정도에 따라서 구분이 되기도 한다.  

  1. 내추럴 (Natural):
    • 커피 체리를 과육과 점액질이 붙은 상태로 그대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 단맛이 강하고 과일향이 도드라지며, 바디감이 무겁습니다. 에티오피아와 브라질에서 많이 사용된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약 20-30°C (햇빛에서 자연 건조 시)
      • 습도: 약 60-70% (건조 중 과습하거나 과도하게 건조되지 않도록 관리)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자연 건조 중 발효가 진행되며, 약 7-10일 동안 초기 발효가 이루어짐
      • 건조 시간: 체리가 과육과 점액질이 붙은 상태로 2-4주 동안 햇빛에서 건조
  2. 와이니 프로세싱 (Winey Processing):
    • 내추럴과 비슷하지만, 건조 과정에서 체리가 와인처럼 발효된 향미를 얻도록 관리한다.
    • 산미가 강하고 와인 같은 향이 나는 독특한 커피가 만들어진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20-28°C (과일 발효가 잘 진행되도록 관리)
      • 습도: 60-70%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약 7-10일 자연 발효 후 건조 과정에서 발효 진행
      • 건조 시간: 약 2-4주 정도 진행 (과육 발효로 인해 긴 건조 시간 필요)
  3. 애너로빅 내추럴 프로세싱 (Anaerobic Natural Processing) 
    • 내추럴 방식의 건조 과정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 없이 발효를 진행한다. 이후 과육이 붙은 상태로 그대로 건조시켜 마무리한다.
    • 고유의 발효취와 깊은 단맛을 느낄 수 있으며, 와인과 비슷한 향미가 형성이 된다.
    • 관리 온도와 습도
      • 온도: 16-22°C (발효 조절 탱크에서 온도와 산소를 관리)
      • 습도: 발효 시 습도 영향이 적으나 건조 시에는 약 60-65% 유지
    • 발효와 건조시간
      • 발효 시간: 산소가 없는 밀폐 환경에서 48-96시간 발효
      • 건조 시간: 발효 후 햇볕에서 10-15일 건조

요즘은 공정이 각각의 농장마다 혹은 로스팅 회사, 커피 로스터리 마다 자체 프로세싱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이 카테고리에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습식인지 건식인지는 확실하며 습식과 건식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적으로 습식의 경우에는 깔끔한 커피를 만드는데 유리하지만 건식의 경우에는 습식보다 발효과정이 더 들어간 것으로 발효취가 존재하며 향미도 강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원두의 최종 수분 함량은 10~12%로 잡혀여 있어야 한다.


 

그래서 뭐가 좋은 거라고???

사실... 뭐가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커피를 공정하는 과정일 뿐 어떤 커피가 더 맛있고 어떤 커피는 맛이 없고라는 기준이 너무 모호하기도 하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이 증거는 COE(Cup of Excellence)에서 10위권에 드는 커피만 살펴봐도 워시드, 네추럴, 애너로직, 허니 등 아주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커피의 프로세싱만 최고라는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예전 커피의 왕이라고 불렸던 게이샤도 이제는 한상 1등을 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이제는 어떤 원두가 최고다 라는 것도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작년 우승의 경우에는 Chiroso 원두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커피 종류와 어떤 원두 공정을 가진 커피가 최상이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 원두나 이 농장에서 어떤 조합으로 공정과 생산을 했구나 하고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찾아가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 그래도 난 에티오피아 게이샤가 가장 좋은것 같다. ㅋㅋㅋ

이런 프로세싱의 공통적인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한번 정리해 보자.

건식 프로세싱 (Dry Processing)

  1. 장점:
    • 과일 향과 단맛이 강화되어, 무거운 바디감과 함께 복합적인 향미를 제공한다.
    • 물 사용이 적어 생산 비용이 낮고, 환경에 친화적이다. (습식보다 물 사용양이 적다는 것이지 결코 적지 않다.)
  2. 단점:
    • 건조가 불균일할 수 있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고 잡미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 긴 건조 시간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긴 건조 시간 지속적인 관리 때문에 생산 단가가 크게 올라간다.
  3. 맛 프로파일:
    • 강한 단맛과 과일향, 풍부한 바디감을 특징으로 하며, 자두, 포도, 건포도, 열대과일과 같은 과일향이 자주 느껴진다.

습식 프로세싱 (Wet Processing)

  1. 장점:
    • 균일한 향미를 유지할 수 있어 깨끗하고 산미가 뚜렷한 맛을 제공한다.
    • 잡미가 적고, 다양한 기후에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쉽다.
  2. 단점:
    • 물이 많이 필요하여 생산 비용이 높고 환경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과정에서 물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특히 점액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물이 필요하다.)
    •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하는 세척 과정에서 맛의 복합성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 복합적인 향미 보다는 직관적이고 단조로운 향미가 더 많다.
  3. 맛 프로파일:
    • 깨끗하고 투명한 산미, 깔끔한 향미를 특징으로 하며, 레몬, 체리, 꽃향 등 밝고 선명한 향미가 두드러집니다.

이 공정상의 느낌만 봐도 쥬씨하면서 프로럴한 커피는... 정말 찾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꽃향을 가진 커피들은 워시드 커피로 습식이 많고 찐득한 단맛과 과일의 풍부한 향미는 내추럴의 건식 프로세싱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을 다르게한 원두를 블랜딩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물론 아주 실험적이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이 내추럴이 고유의 내추럴 맛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는 가끔 내추럴에서도 깔끔한 꽃향이 날 때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내추럴들을 보면 진득한 맛 보다는 상큼하고 단조로운 커피들이 많기 때문에 내추럴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커피들이 굉장히 많다. 아마도 공정과정에서 쉽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고 또한 공정과정을 간소화 하면서 발효 자체를 짧게 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그린빈 바이어들이 산지로 출동해 직접 커피를 보기도하고 커피를 로스팅해서 먹어보기도 한다. 이제는 그래도 많은 농장들이 꽤나 현대적으로 바뀌고 시설도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농장들도 존재를 하기 때문에 퀄리티 컨트롤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항상 좋은 농장은 찾기 쉽지 않다. 커피도 와인과 마찮가지로 휴지기를 가지는 지역이 있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맛있는 커피만 만드는 농장이 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다음번에는 좀 더 심화로 가봅시다.

이제 전체적인 커피의 공정을 습식과 건식으로 나누어 봤다면 이제는 각각의 커피 프로세싱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정도만 알아도 어디서 이야기 하기에는 충분할 것이지만 그래도 한발자국 더 들어가야 재미있지 않겠는가? ㅋㅋ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소의 커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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