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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오페라 소개

[한 번쯤 알아두면 좋을] 오페라 토스카 (Tosca)

by 매드포지 2024.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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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어렸을 때 독일에 살던 고모에게서 비디오를 선물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 비디오에는 유명한 오페라의 아리아를 모아 놓은 갈라쇼 형태의 애니메이션 'Opéra imaginair'이 들어 있었다. 1993년에 발매한 TV 애니메이션으로 12개의 유명한 오페라 세그먼트를 한 진행자가 짧은 스토리와 함께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물론 애니메이션 자체는 조금 조악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오페라의 아리아들과 스토리의 설명은 지금 봐도 꽤나 감각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아마도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 중 클래식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총 12개의 오페라 세그먼트 중 가장 마지막 곡으로 선정된 것은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Tosca)에 나오는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이다. 어린 나이에 이탈리아어는 한마디도 못 알아듣지만 테너의 강렬하지만 애절한 느낌의 노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거기에 더해 애니메이션 자체도 죽음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기괴하고 어두운 배경 때문인지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이 되었다. (가장 마지막 곡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곡인데 비제(Bizet)의 [진주 조개잡이]의 Je crois entendre encore(귀에 익은 그대 음성)이다. 하지만 세그먼트 소개의 마지막은 이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이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거의 다 되어서 본 오페라 토스카는 어린 시절 봤었던 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다시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가사와 스토리 그리고 아리아를 이해하고서는 오페라 중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또한 이 E lucevan le stelle은 유명한 테너였던 파바로티의 공연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리아 중 가장 좋아하고 가사까지도 따라 할 정도로 나에게는 최애이다. 항상 힘들 때마다 E lucevan le stelle를 듣는데... 삶을 회상하며 살고 싶은 사형수의 마음이 죽고 싶은 나를 위로하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 + 음모 + 사랑 이것이 토스카이다.

사실 토스카를 정말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그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와 사회를 알아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더 흥미로워하는 스토리 자체는 거의 햄릿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하는 비극적 내용이다. 총 3막으로 나뉘어 있으며 공연 시간은 거의 3시간에 다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연출과 지휘에 따라서 변동이 될 수 있지만 아무리 짧아도 2시간 반 이상은 갈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강렬한 3막이 1,2막에 비해 조금 짧다.


줄거리 및 작품 개요

배경: 1,800년대 로마
장르: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주인공:

  • 플로리아 토스카(Floria Tosca) - 소프라노: 여자 주인공, 유명한 오페라 가수.
  • 마리오 카바라도시(Mario Cavaradossi) - 테너: 토스카의 연인, 화가.
  • 바로네 스카르피아(Baron Scarpia)- 바리톤: 로마의 경찰서장, 권력 남용과 욕망에 사로 잡힌 인물.

많은 사람들이 혼동을 하는 것이 Tosca가 남자 주인공인줄 알지만 사실 여자 주인공으로 비련의 여자 주인공이기보다는 불 같은 성격의 화끈한 이탈리아 여자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전형적인 이탈리아 여성이라고 할 수 있을 듯?? ㅋㅋ)


제1막: 약 45~50분

  • 장소: 산탄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
  • 주요 인물:
    • 플로리아 토스카 (Floria Tosca): 소프라노
    • 마리오 카바라도시 (Mario Cavaradossi): 테너
    • 바로네 스카르피아 (Baron Scarpia): 바리톤
    • 체사레 안젤로티 (Cesare Angelotti): 베이스
  • 줄거리: 로마의 성 안드레아 델라 발레 교회에서 시작된다. 화가 마리오 카바라도시는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고 정치범인 체사레 안젤로티는 성당으로 도망쳐와 카바라도시의 도움을 받아 성당에 숨게 됩니다. 로마 경찰청장 바로네 스카르피아가 체사레 안젤로티를 찾기 위해 성당에 나타납니다. 그는 카바라도시가 안젤로티를 도왔음을 의심하고, 토스카를 이용해 그들의 위치를 알아내려 합니다. 카바라도시의 연인, 유명한 가수 플로리아 토스카가 교회로 와서 그의 사랑을 의심하며 질투심을 드러냅니다. 카바라도시는 안젤로티를 돕기로 결심하고, 토스카가 떠난 후 함께 탈출 계획을 세웁니다.
  • 주요 아리아
    • "Recondita armonia" (카바라도시): 카바라도시가 아름다움의 조화를 찬미하는 노래.
    • "Tre sbirri, una carrozza" (스카르피아): 스카르피아가 토스카를 의심하며 권력욕을 드러내는 장면.
    • "Te Deum" (스카르피아): 스카르피아가 신에게 기도하며 자신의 승리를 축하하는 장면

제2막: 약 40~45분

  • 장소: 팔라초 파르네세
  • 주요 인물:
    • 플로리아 토스카 (Floria Tosca): 소프라노
    • 마리오 카바라도시 (Mario Cavaradossi): 테너
    • 바로네 스카르피아 (Baron Scarpia): 바리톤
  • 줄거리: 스카르키아는 토스카를 유인해 카바라도시와 안젤로티의 행방을 알아내려 하고, 결국 카바라도시가 체포되어 스카르피아의 집무실로 끌려온다. 스카르키아는 카바라도시를 고문해 안젤로티의 은신처를 알아내려 한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시가 고문당하는 소리에 고통을 느끼고 카바라도시를 구하려고 한다. 그런 토스카에게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잠자리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토스카는 절망 속에서 신에게 도움을 청한다. (여기서 Vissi D'arte, vissi d'amore(나는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았노라)를 토스카가 부른다.) 토스카는 결국 스카르피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하며 사형 집행 취소 문서를 작성하게 한다. 그동안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에게 접근해 칼로 찔러 죽이고 문서를 가지고 카바라도시에게 달려간다.
  • 주요 아리아
    • "Vissi d'arte" (토스카): 토스카가 신에게 자신의 운명을 묻고,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질문하는 노래.
    • "E lucevan le stelle" (카바라도시): 카바라도시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며 부르는 노래.
    • "Ha più forte sapore" (스카르피아): 스카르피아가 자신의 음모를 계획하며 부르는 장면.

제3막: 약 35~40분

  • 장소: 산탄젤로 성
  • 주요 인물:
    • 플로리아 토스카 (Floria Tosca): 소프라노
    • 마리오 카바라도시 (Mario Cavaradossi): 테너
  • 줄거리: 카바라도시는 처형을 앞두고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보며 회상을 한다. (여기서 카바라도시가 아리아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이나 건만)을 부른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시에게 스카르피아의 죽음을 알리고 사형은 가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형은 진짜로 진행이 되어 카바라도시가 죽어 버린다. 스카르피아의 배신을 알고는 토스카는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스카르피아의 죽음이 발각되자, 토스카는 체포를 피해 산탄젤로 성의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 주요 아리아:
    • "E lucevan le stelle" (카바라도시): 제2막에서도 등장하는 아리아로, 카바라도시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는 장면.
    • "O dolci mani" (카바라도시와 토스카): 사람이 함께 마지막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이중창.

뭔가 오페라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 토스카는 그러한 환상을 깨버리고 비극으로 끝난다. 약간 로미오와 줄리엣의 느낌도 비슷하게 나긴 하지만 그보다는 더 어둡고 사랑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치와 배신, 살인이 있는 스릴러/러브스토리(?)라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음색도 웅장하면서 강렬하고 어둡기 때문에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아리아 및 성악가

오페라들을 잘 살펴보면 아리아, 합창, 듀엣, 레치타티보(서창)이 있는데 아리아는 대부분 주인공이 혼자 부르면서 감정과 기교를 엄청나게 살린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 토스카에는 주인공들이 부르는 아리아들이 있는데 주인공인 토스카와 토스카의 연인 카바라도시가 부르는 두곡이 가장 유명하다. 카바라도시의 아리아 같은 경우에는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한 때 입시곡으로도 유명했었다.

  • "Vissi d'arte" (제2막):토스카가 잠자리를 하자는 스카르피아의 제안을 받고 신에게 자신의 헌신과 희생을 호소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아리아. (이 노래는 부르기도 어렵지만 감정 살리기가 진짜 어려운 듯하다. 부르기 힘든 아리아 찾으면 나오는 단골. ㅋㅋ)
    (가사를 보려면 아래 접은 글을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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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si d'arte, vissi d'amore,
예술을 위해 살았고, 사랑을 위해 살았으며,

non feci mai male ad anima viva!
살아있는 영혼에게 해를 끼친 적 없습니다!

Con man furtiva
은밀한 손으로

quante miserie conobbi, aiutai.
내가 알게 된 많은 고통을 도왔습니다.

Sempre con fe' sincera
항상 진실한 믿음으로

la mia preghiera
나의 기도는

ai santi tabernacoli salì.
성스러운 성당에 올랐습니다.

Sempre con fe' sincera
항상 진실한 믿음으로

diedi fiori agl'altar.
제단에 꽃을 바쳤습니다.

Nell'ora del dolore
고통의 순간에

perché, perché Signore,
왜, 왜 주님,

perché me ne rimuneri così?
왜 저에게 이렇게 보답하십니까?

Diedi gioielli della Madonna al manto,
성모 마리아의 망토에 보석을 바쳤고,

e diedi il canto agli astri, al ciel,
별과 하늘에 노래를 바쳤습니다,

che ne ridean più belli.
그것들이 더욱 아름답게 웃어주었습니다.

Nell'ora del dolore
고통의 순간에

perché, perché Signore,
왜, 왜 주님,

ah, perché me ne rimuneri così?
,  저에게 이렇게 보답하십니까?

  • "E lucevan le stelle"(2,3막): 카바라도시가 감옥에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삶을 회상하며 부르는 아리아.
    (가사를 보려면 아래 접은 글을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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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ucevan le stelle,

별들이 빛나고,

e olezzava la terra
대지는 향기로웠습니다.

stridea l'uscio dell'orto,
정원의 문이 삐걱거렸고,

e un passo sfiorava la rena.
발걸음이 모래를 스쳤습니다.

Entrava ella, fragrante,
그녀가 들어와, 향기롭고,

mi cadea fra le braccia.
내 품에 안겼습니다.

Oh, dolci baci, o languide carezze,
오, 달콤한 입맞춤, 오, 나른한 애무,

mentr'io fremente le belle forme disciogliea dai veli!
내가 떨며 아름다운 몸을 베일에서 풀어주었을 때!

Svani per sempre il sogno mio d'amore...
나의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L'ora è fuggita,
시간이 흘러갔고,

e muoio disperato!
나는 절망 속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E non ho amato mai tanto la vita!
나는  번도 이토록 삶을 사랑한 적이 없었습니다!

주요 아리아를 불렀던 유명한 성악가들
  •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20세기의 전설적인 소프라노로, "Vissi d'arte"의 대표적인 해석으로 유명.
  • 르네 플레밍(Renée Fleming): 현대를 대표하는 소프라노로, 토스카 역할에서의 그녀의 연기는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E lucevan le stelle"를 부른 최고의 테너 중 한 명
  • 플라시도 도밍고(Plácido Domingo): 파바로티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카바라도시 역할로 유명

토스카를 보다 보면 생각보다 스카르피아라는 인물이 오히려 매력적인 빌런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역시 1900년대는 선, 악을 나누는 구분이 지금보다는 훨씬 분명했기에 아리아도 거의 없고 주목을 받는 배우가 하진 않는 듯하다. 그래도 바리톤이 부르는 Te Deum, Ha più forte sapore이 있긴 하지만 다른 아리아에 비해 조금 매력이 떨어지긴 한다.


간단하게 푸치니와 토스카도 알아보고 가자

자코모 푸치니에 대하여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 이탈리아의 작곡가로, 이탈리아 오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명이다. 풍부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멜로디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 보엠(La Bohème)", "토스카(Tosca)", "나비 부인(Madama Butterfly)"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와 강렬한 드라마로 유명하고, 오페라의 전통적인 형식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푸치니와 토스카

배경과 창작 과정

푸치니는 1896년에 "라 보엠"을 발표한 후, 다음 작품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무렵, 빅토리앙 사르두(Victorien Sardou)의 희곡 "라 토스카(La Tosca)"를 감명 깊게 본 후, 이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사르두의 희곡은 이미 그 당시에 인기 있었으며, 사르두는 자신이 쓴 작품을 오페라로 각색하는 것에 동의했다. 지금이나 그때나 유명한 작품들의 각색, 차용, 리메이크 등은 계속 있었던 것 같다.

푸치니는 "토스카"의 대본을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와 주세페 자코사(Giuseppe Giacosa)에게 맡겼다. 이 팀은 이전에 "라 보엠"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푸치니는 그들의 협업을 신뢰했다고 한다.

토스카의 초연

"토스카" 1900 1 14 로마의 테아트로 코스탄치에서 초연되었다. 초연은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후로 "토스카" 세계적으로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가 되었다. 푸치니는 작품을 통해 극적인 긴장감과 사실주의적인 표현을 극대화하려 했으며, 이는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금까지도 정말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토스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로도 유명하다. 푸치니는 라 보엠과 더불어 토스카 나비부인까지 정말 유명한 오페라를 남겼고 이것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만일 오페라를 한번 볼까 한다면 처음으로 볼 오페라는 현란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모차르트나 베르디, 강렬하지만 감미로우면서 극적인 느낌의 비제보다는 웅장하면서 어두운 매력의 푸치니의 오페라를 한번 보면 어떨까 싶다.


한 번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만일 오타나 해석 실수 등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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