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타치오가 대유행을 지나 뇌절의 단계까지?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고 나서 피스타치오 열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정말 여러 제품들이 '피스타치오 맛'이라고 하며 제품들을 쏟아 내고 있다. 나는 민트 같이 화한 맛은 피스타치오 본연의 맛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제품들을 잘 사 먹지 않지만 피스타치오는 정말 좋아해서 견과류 자체가 들어간 건 꽤 먹는다. 그런데 이번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야오야오에서 피스타치오 크림을 맛보고 '이게 피스타치오의 진짜 맛이지'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말레이시아도 워낙 피스타치오로 유명하기 때문에 또 다른 피스타치오 디저트인 '바클라바'를 먹어보기로 했다.
쿠나파 크리스프(Kunafa Crisp - Branch 1)
영업시간: 오전 10:00~오전 3:00
가격: RM20~RM60
한줄평: 아... 굳이 먹을 필요가 있었을까?
이 바클라바는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먹는 오스만 제국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도 무슬림의 영향을 받아 무슬림 거리가 있고, 할랄 푸드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도 바클라바를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밀가루를 얇게 만들어 겹겹이 쌓아 올리며 튀기듯 굽고 그 페이스트리를 시럽을 끼얹어 절이듯 먹는 후식으로 극강의 단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다디단 페이스트리 사이로 설탕에 조린 듯한 견과류를 넣고 카이막 같은 크림을 같이 먹는 것이 정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카이막 크림 위에 이런 페이스트리를 얹은 디저트들도 있는데 이번 기회에 종류별로 다 먹어보려고 했다.
매장 및 메뉴
말레이시아에서 바클라바를 찾으면 2개의 체인 브랜드가 나오는데 하나는 Kunafa Crisp와 Kunafa Finger's이다. 두 체인 모두 비슷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고 붙어 있기 때문에 그냥 원하는 매장을 가면 된다. Kunafa Crisp 같은 경우에는 맞은편에 매장이 있어 2개의 매장이 마주하고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2번째 매장이 문을 닫아 Branch1으로 갔다. Branch2가 아예 문을 닫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이 닫혀 있었고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은 Branch2이기 때문에 pick up을 원하지 않는다면 Kunafa Finger's로 가는 것 이 좋다.
우리가 같던 Kunafa Crisp Branch1에서는 오로지 픽업만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 메뉴도 있는데 호텔이나 숙소가 2분 거리에 있지 않는 이상 방에 들어가 먹기는 불가능했다. 우리도 아이스크림을 싸갈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아이스크림을 주문하지 않았다. 일단 이 매장에서 리츠 칼튼까지 거의 10분은 족히 걸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아이스크림만 사서 우리끼리만 먹고 가족들은 바클라바만 사주면 됐을 것 같다.
바클라바의 종류는 꽤 여러 가지인데 분명 알파벳으로 쓰여 있지만 읽어도 그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구매하였고 바클라바 5종 세트의 경우에도 주문을 하고 this/that을 사용하며 주문을 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사실 비슷한 구성에 모양만 다른 것이라서 그냥 견과류가 많이 들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걸 추천한다.
바클라바
바클라바의 맛은 음... 생각보다는 달지 않다. 완전히 설탕에 절여 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막 입이 아릴 정도로 달달하지 않았다. 정말 아쉬웠던 건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을 것 같았는데 더운 날씨 덕에 사 오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카이막 크림을 같이 있는 것들이 없었던지 혹은 우리가 주문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카이막 크림이 들은 것도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오히려 카이막 크림 위에 밀가루 페이스트리를 얹은 것이 있는데 아주 쫄깃해서 꽤나 좋았지만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그리고 시럽을 뿌려먹으라고 조그만 용기에 시럽을 주었지만 양이 좀 적어서 전체에 뿌리기에 쉽지 않았고 시럽의 맛도 약해서 그렇게 축축하게 뿌려먹을 정도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피스타치오의 맛은 꽤나 나긴 했다는 점이다. 확실히 말레이시아 피스타치오가 좋다는 느낌이 드는 견과류였는데 맛 자체는 강했지만 그 맛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만일 튀르키에에서도 이 정도 퀄리티면 거기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카이막이 같이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 딱딱하기 때문에 먹기가 어렵다.
가족들도 신기하긴 하지만 맛은 그저 그런 느낌의 디저트였다는 평이 많았다. ㅜㅜ
총평
처음 먹어 본다면 그래도 하나 정도는 사서 먹어볼 만하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나 피스타치오가 들어있는 쉐이크류를 꼭 먹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굳이 이걸 먹기 위해 매장을 찾거나 먼 거리를 이동해 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맛이 좋지 않고 가격도 그렇게 싼 편은 아니기에 지나가다 보이면 한 번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못 먹은 건... 아쉽다. ㅋㅋㅋ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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