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설렁탕, 해장국... 이제는 먹기가 쉽지 않네.
이제 중년에 접어드는 나이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밥을 사랑하지만 나의 국밥 사랑은 10대부터였다. 설렁탕은 이문, 삼미옥, 문화옥, 마포옥 등 정말 많이 다녔었고, 순대국밥, 해장국, 곰탕 등 국밥에 해당한다면 가리지 않고 10대 20대를 지나왔다. 그리고 나의 최애는 당연히도 설렁탕이다. 나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중 5년 이상을 나와 함께 했다면 설렁탕집에서 설렁탕과 수육을 먹는 코스를 안 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1만 원이 안 되는 가격에 먹을 수 있던 설렁탕이 이제는 만원으로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되어가고 있고 한 1년 정도만에 다시 찾은 푸주옥은 기본 설렁탕이 15,000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에 놀랐다.
푸주옥 양천점
영업시간: 06:00 - 24:00
가격: 설렁탕 15,000원, 특 18,000원
한줄평: 기본 국밥이 15,000 원인건... 선 넘는 거 아닌가?
푸주옥의 본점은 경기도 광주에 있지만 난 양천에 남부순환로에 있는 푸주옥이 가장 친근하다. 가장 많이 간 설렁탕집은 이문설렁탕이고 그에 못지않게 갔지만 내가 돈을 내지 않은 설렁탕집은 이 푸주옥이라고 할 수 있다. ㅋㅋㅋ
매장
건물 하나를 다 쓰고 있기 때문에 극 피크시간의 점심시간에도 주차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의 경우에는 약간의 웨이팅은 있을 수 있긴 하다. 매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긴 한다. 그리고 국밥의 특성상 나오는데 3분도 걸리지 않고 다 먹는데 10분이 채 안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순환율이 빠르다.
주차장은 1, 2층 모두 있고 여유롭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2층에 차를 대고 내려갔는데 계단에 강렬한 문구가 쓰여 있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인지 아니면 그냥 말인지 문구가 적혀있는데 꽤나 강렬하다. 다만 이제는 그 음식이 약만큼 비싼 것이 문제일 것이다. 1층만 매장이 있는데 정말 심하게 크다.
예전에는 뒤쪽의 좌석이 신발을 벗고 앉는 좌식이었는데 코로나 이전에 다 바꿔버렸다. 더 뒤쪽에는 아이들 놀이방 같은 곳도 있기 때문에 주말 피크시간에는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장이 꽤나 널찍하고 크지만 피크 시간에는 이 매장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으니 놀랄 수 있다. 영업시간이 24시까지로 거의 24시간 하는 매장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저녁에 해장술을 하러 가도 될 정도이다.
설렁탕
설렁탕의 경우에는 보통과 특이 있다. 3,000원 차이로 들어가는 고기의 종류가 달라진다. 특수부위가 들어가는데 그렇다고 그 양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다. 대부분의 설렁탕집에서 처럼 김치는 배추와 깍두기가 통에 나와 덜어먹는 시스템이다. 사실... 인건비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ㅋㅋ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져도 비싸졌다. 예전에 8,000원일 때부터 푸주옥을 다녔는데 이제 거의 2배인 15,000원이 되었다. 그것도 일반이 예전에 특을 먹으면 거의 15,000원이었는데 이제는 보통이 이 가격이다. 푸주옥에서 특을 먹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보통을 시켰다. 보통을 시키면 양은그릇에 나오고 특을 시키면 뚝배기에 나온다.
정말... 초라하다... 이게 15,000원. 이 푸주옥은 국물뿐만 아니라 국수가 무제한 리필이 된다. 원한다면 배가 터질 때까지 먹어도 된다. 난 3번까지 먹어봤던 것 같다. 정말 볼품없이 작은 접시에 고기 몇 점 그리고 국수 한우 1++을 썼는지 국물값으로 15,000원이다. 가격이 사악해졌다. 국밥이라는 것은 자고로 대량으로 끓여야 맛이 난다. 집에서 뼈와 고기를 넣고 끓인 곰탕과 설렁탕 집에서 먹는 설렁탕과 다른 이유가 그곳에 있다.
양으로 이 국밥집에서 내는 국물을 집에서는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집들이 그런데 국밥은 더욱이나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집에서 먹어야 하는데 가격을 이렇게 올려버리면... 사실 100년 가게 등 설렁탕으로 유명한 집들이 한우를 더욱 쓰기 시작하면서 이 상승은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특 설렁탕을 먹으려면 17,000, 18,000원은 내야 먹을 수 있다. 이제는 서민 음식이 맞는지 싶다.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 돈을 못 벌어서 그런지 더욱 이런데 민감한 것 같기도 하다. ㅋ
총평
설렁탕... 나의 최애 음식 중 하나인 이 설렁탕을 이제는 고민을 해서 먹어야 한다. 솔직히 18,000원이라면 다른 옵션이 너무도 많은데 그저 탄수화물과 지방 덩어리인 설렁탕에 단백질이라고 해봤자 다 말라 삐틀어진 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차라리 돈가스를 먹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제는 돈가스도 18,000원에 먹을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없지만.
집에서 설렁탕 아니 곰탕을 끓이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설렁탕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안다. 푸주옥의 가스비는 몇천만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맛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물 상으로는 이문 설렁탕이 더 났고 가격도 천 원 싸다. 그리고 고기로는 삼미옥이 더 좋다.
사실 푸주옥은 그렇게 특색이 있는 설렁탕집은 아니다. 하지만 체인으로 엄청나게 세를 불려 인지도가 있는 체인점이다. 사실 맛으로는 예전에 비해 훨씬 옅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점점 신선설농탕을 따라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서민음식이 더 이상 아니게 된 설렁탕 그리고 푸주옥 앞으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ㅋㅋ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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