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가서 찐빵만 먹고 오는 사람이 있다? 없다?
아주 어렸을 때 대부도로 여름휴가를 다니곤 했지만 그 이후에 대부도라는 곳 자체를 잘 가질 않았다. 서해보다는 동해가 훨씬 바다가 이쁘기도 하고 물때가 있어 갯벌이 펼쳐지고 다소 상점가가 너무 과하게 들어서 있는 서해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부도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바닷가이기도 하고 서울에서 그래도 2시간 안 되는 시간으로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여행지 중에 하나다.
정말 오랜만에 대부도를 아내와 함께 주말에 드라이브 겸 다녀왔지만 사실 가장 큰 목적은 대부도 찐빵을 사기 위해서이다. 이 찐빵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장인어른의 최애 찐빵집으로 거의 20여 년 단골인 집으로 대부도에 찐빵이 유명해?라고 물으신다면 이 집만 유명해라고 할 정도로 유일무이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포도찐빵이나 다른 찐빵 집도 있지만 이 대부옥수수찐빵만큼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대부옥수수찐빵
영업시간: 09:30 - 19:00 (월요일 휴무)
가격: 1박스 16개 15,000원, 1팩 5개 5,000
한줄평: 식어도, 다시 데워도 맛있는 찐빵, 심지어 가격도 착하니 3박스 사시길.
대부도의 중심가를 조금 지나서 건물 하나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 대부옥수수찐빵은 바로 앞에 주차장이 그래도 넉넉히 있기 때문에 주차가 어렵진 않지만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 가면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특히 바로 앞에 더헤븐 CC에서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이 꽤나 있기 때문에 3~4시나 혹은 점심시간쯤에는 1시간을 기다릴 수 있으니 조절해서 가야 한다.
매장
매장은 사실 구매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따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카운터를 제외하고는 바로 찐빵을 만들고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정말 큰 공간에 기다리는 공간도 협소한데 주문을 하면 바로바로 쪄 주기 때문에 10분 정도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한다.
바로 옆쪽에 카페가 있기 때문에 카페에서 먹어도 되지만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사람들이 그래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15분 정도밖에 기다리지 않았고 3박스를 주문했다. 가격이 조금 충격적이게 싼데 하나에 천 원 정도 꼴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고물가 시대에 이 정도는 아주 혜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예전에 비하면 가격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오르진 않았다. 안쪽에서는 정말 끊임없이 찐빵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바로바로 만들어 쪄서 어느 정도 식은 후에 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조금의 기다림은 필요하다.
바로 옆쪽에 화장실로 가는 곳과 카페가 연결이 되어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이용하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주문을 하면 진동벨을 주기 때문에 차에서 그냥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나 있었다. 이 주변이 바다도 아니고 섬의 중앙이기 때문에 딱히 뭐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이 많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지루할 순 있다.
우리는 3박스를 주문했는데 각각 부모님 한 박스 우리가 먹을 것 한 박스 했는데 막상 배달을 하고 보니 한 2박스씩 드려야 하나 싶긴 했다.
찐빵
엄청 많은 찐빵을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 찐빵은 정말 맛있다. 일단 찐빵 자체가 쫀득해서 식감도 좋고 은은히 펴지는 옥수수향이 느껴진다. 찐빵 박스에 비닐을 깔고 찐빵을 넣어주는데 조금 뜨거워서 금방 습기가 맺힌다. 바로 꺼내서 먹으면 뜨겁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발효냄새가 꽤나 강하게 나긴 하는데 3박스를 차에 실으니 차에서 약간 냄새가 배기도 한다. 느낌은 막걸리 같은 발효종을 쓰는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하지는 않다.
가게 앞에 당당히 '옥수수 찐빵은 식어도 맛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는데 정말 그렇다. 냉장고에 잠시 넣어놓고 차가워져도 찐빵이 여전히 쫀듯하니 맛있다. 대부분의 찐빵의 경우에는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팥은 둘째치고 빵 부분 자체가 푸석푸석해져서 쫀득함이 사라진다. 그나마 전자레인지에 돌려야 빵이 습기가 있고 따듯하게 되는데 이 대부옥수수찐빵은 쫀득함도 살아있다.
사실 팥 자체는 꽤 단편이다. 전체적으로 빵과 팥 모두 달고 팥 자체는 알겡이가 많이 살아있기보다는 뭉개진 부분이 더 많다. 그래도 찐빵에 벨런스는 잘 맞춰서 맛있는 찐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가격이 착하기 때문에 속는 셈 치고 한 박스 사서 먹어봐도 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대부도... 언제 또 갈지는 모르겠지만 찐빵은 또 먹고 싶다.
총평
최고의 찐빵?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이나 식어도 맛있는 빵, 그리고 가득 들어있는 팥이 좋은 찐빵이다. 물론 이것만 사러 대부도를 가야 한다면... 그 정도까진 아니다. 그래도 드라이브 간 김에 한번 맛을 보면... 단골이 될지도 모를 찐빵이다. 대부도에 바람 쐐러 가서 점심을 칼국수로 먹고 디저트로 찐빵 사서 오면 완벽한 코스이다. ㅋㅋ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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