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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 영화보기-「첼린저스」] 배우들의 열연보다도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관계성이 더욱 매력적인 테니스 영화

by 매드포지 2024.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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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테니스 버전?

지금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를 지금의 입지로 올려준 작품이자 당시 아미 헤머의 이면을 살펴볼 수도 있었던 영화가 바로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었다. 이 감독은 본즈 앤올, 콜미바이 유어 네임, 서스페리아(2018 버전) 등 감각적인 색감과 인간의 내면에 있는 욕망, 욕정, 그리고 인간 본연의 모습과 신체의 색과 감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을 연출한 주목받는 감독이다. 

이번 챌린저스(Challengers)는 주목받고 있는 신예 MZ들인 마이크 파이스트(Mike Faist), 조시 오코너 (Josh O'Connor)를 남주인공들로 그리고 여주인공으로는 젠데이아(Zendaya)를 앞세워 캐스팅만으로도 엄청난 영화를 만들어냈다. 사실 마이크 파이스트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서 나왔지만 이 영화를 통해 조금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조시 오코너나 젠데이아는 여전히 그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이 영화는 많은 해석이 난무하지만 그 해석들의 중심에는 한 가지 '관계'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 마이크 파이스트가 연기하는 아트, 조시 오코너가 연기하는 패트릭, 그리고 젠데이아가 연기하는 타시 3명의 관계역학이 비록 '테니스'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나타나지만 결국은 3명의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관계는 단지 남녀 간의 관계가 아닌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색감대로 동성애 코드도 같이 있는 것 같다.

 


테니스는 관계다!

 

영화에는 가장 중심이 되는 장면이 존재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타사와 아트, 패트릭이 18살 때 US 주니어 오픈 테니스 대회에 나가 뒤풀이 파티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씬이다. 그리고 '테니스는 관계다!'라는 이 대사 하나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설명된다. 관계, 영어로는 Relationship이라고 표현이 되었는데 이 관계가 남녀 간의 관계일 수도 있고 남남 간의 동성 관계일 수도 있고, 그리고 테니스와 선수의 관계일 수 있는 것이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타시가 이 이야기를 다른 두 명에게 하면서 테니스는 2명의 선수가 만들어 내는 관계를 의미한다고 했지만 그 테니스 선수가 여성일 수도 남성일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에서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테니스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듯이 이 세명은 테니스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의 연인이라고 해도 될 만큼 친밀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며 사랑한다. 

이 영화는 3명의 주인공들의 각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영화가 되기 때문에 해석이 여러 갈래로 나뉠 수밖에 없는 듯하다. 표면적으로는 타시와 아트가 부부로 나오지만 아트는 타시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는 타시가 가진 재능과 능력, 추진력을 좋아하고 통제받길 원한다. 패트릭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타시, 아트를 모두 좋아하며 자신과 더블을 한 아트에 대하여 친구로서 또는 연인으로서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타시의 경우에는 테니스 자체에 대하여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를 각각의 복잡한 캐릭터들의 관계를 통해 감독은 관객에게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다소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감각적이면서 강렬한 비트의 노래를 슬로우 모션 장면과 함께 배치하면서 지루하지 않으면서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각각의 캐릭터의 색인 푸른색과 붉은색을 의도적으로 배치하여 대립과 때로는 보라색으로 화합을 내보여주고 있다. 또한 인물들의 과도한 클로즈업을 통해서 근육과 땀, 그리고 숨소리까지도 관객에게 제시하면서 몰입하게 하고 있다.


열린 결말과 몰입

영화는 혼란의 파도 같이 마지막 아트와 패트릭의 경기의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끝난다. 사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2개의 테니스 경기에 대한 결과만 확실할 뿐 나머지 테니스 경기의 결과들은 결과를 알 수 없거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다. 결국 테니스 자체의 스포츠보다는 테니스가 은유로써 나오고 있는 원래의 뜻인 관계라는 것을 알려주는 또 다른 반증이다.

아트와 패트릭의 마지막 경기는 둘 뿐만 아니라 타시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패트릭은 궁핍한 생활을 타계하기 위한 수단이고, 아트는 다시 한번 챔피언에 오르기 위한 발판으로서의 경기이다. 그리고 타시는 남편을 어떻게든 다시 챔피언으로 만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테니스를 타인을 통해 성취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좋은 기량을 내기 위한 동기로서 작용할 수 있지만 테니스 그 자체를 즐기는 것 아닐 것이다.

질 수 있다는 불안감, 이길 때의 성취감이 더 중요해지고 테니스 자체를 즐기고 누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익을 챙기고, 속이며, 배신을 예의 주시하고, 감시한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사실 즐거운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며, 마음이 맞는 사람과 말이 통하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고 결혼하고 싶어 하는 그것이 우리의 본모습인 것이다. 또한 그것이 남녀 사이의 애정이 되었던 친구들과의 우정이 되었던 우리는 사실 홀로 살 수 없는 존재로 관계의 의존하여 살 수밖에 없다.

영화는 이 점을 테니스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 매치 포인트로서 경기가 치닫자 두 명의 선수뿐만 아니라 타시와 관중들마저 이 경기에 집중을 하고 한점 한점 점수를 따고 잃을 때마다 환호하고 기뻐한다. 결국 모든 사람은 관계에 대하여 즐거워하고 몰입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관계에 몰입한다는 것은 우리가 자주 보고 없어질 기색이 없는 연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이겼는지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그 관계 자체가 중요하지, 경기의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제가 보고, 볼만했던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만일 오타나 해석 실수 등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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