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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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국보다는 싸다고 할 순 있지만 이제는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까지도 우리나라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해 여행이 가성비인 나라는 이제 많지 않다. 말레이시아는 산유국에 GDP도 상당한 국가로 이제는 중심 시가지에서는 한국에서 먹는 가격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한몇만 원 정도는 저렴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소위 관광 식당이라고 불리는 레스토랑에서는 가격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중 가장 비싼 나라인 싱가포르 옆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많고 해산물 등을 싱가포르에 비해 가성비 있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싱가포르와 비교해서 싸다는 것이지 결코 그렇게 싸지 않다. 특히 이번 여행 중에 가장 큰 지출을 했는데 심지어 미슐랭 빕구르망에 등재된 레스토랑에서 더 많이 시켜 먹어도 이 가게에서 먹은 것보다 덜 나왔다.
그래도 칠리 머드 크랩을 먹을 수 있는 Hakka(하카)이다.
Hakka Restaurant (하카)
가격: 시가....
영업시간: 오전 11:30~오후 2:00, 오후 5:30~10:00
한줄평: 느려도 너무 느리다. 차라리 칠리크랩 안 먹고 말지.
우선 이 레스토랑은 파빌리온몰을 그냥 가로지르면 나오는 육교(?) 같은 곳이 있는데 이 육교를 내려오자마자 보인다. 딱 봐도 아... 관광지 전용 식당이구나 할 정도로 거대하고 외국인들로 가득 찼는데 신기하게 일본인들이 꽤나 많이 와 있었다. Hakka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중국의 남쪽 한족(Han)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인종을 지칭하는 말이자 요리의 집합체를 말하는 것이다.
확실한 건 이 식당의 주인은 중국 사람이다. ㅋㅋ 웨이팅이 있을까 봐 조금 걱정했는데 식당 자체가 정말 크고 넓어서 웨이팅이 되려면 거의 축제 수준의 인파가 몰려야만 가능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식당의 뒤쪽에 자리를 받아서 앉았는데... 다른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식당 자체가 야장에 가깝기 때문에 위의 실링팬을 제외하고는 바람이 불지 않아 굉장히 더웠다.
재미있는 건 이게 참을만하면서도 계속 있으면 후텁지근한 상태가 된다는 것인데 처음 생각으로는 그래도 빠르게 먹고 가면 되면 그래도 견딜만한 것 같았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가족 모두가 해산물을 좋아하고 특히 게를 좋아하기 때문에 참고 먹을 순 있었다.
메뉴
확실히 중국 식당답게 메뉴부터 압도적이다. 메뉴가 일반 해산물 말고도 돼지, 오리 등이 중국식이 많이 있고 볶음밥들도 종류 별로 존재한다. 그리고 볶은 야채 종류도 꽤나 있어서 메뉴가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이중 가장 비싼 건 2가지 종류로 생선과 크랩이다. 생선의 종류와 게의 경우에는 시가로 그날그날 가격이 다르고 kg당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잘못 시켰다간 바가지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확실히 외국인이 많이 오는 식당이라 그런지 사장님이 영어를 잘해서 주문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순 있었다. 우리는 병어조림, 칠리크랩, 블랙페퍼크랩, 볶음밥, 공심채 볶음을 주문했고 중국차 6명분을 주문했다. 이게 차를 4개를 주문하나 6개를 주문하나 결국에는 인원수 대로 값을 매기기 때문에 그냥 시키면 된다.
또한 물티슈와 땅콩을 그냥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는데 사용하면 그대로 돈을 받는다. 우리는 미리 물티슈를 가지고 왔고 땅콩의 경우에도 먹지 않고 돌려보내서 이 두 가지 항목에 대하여는 제외하고 돈을 냈다. 여하튼 그렇게 했는데도 가격이 RM621.60이 나왔는데 거의 20만 원에 가까운 가격을 냈다.
물론 한국이나 싱가포르에서도 이 가격에 크랩 2마리 이상을 먹기는 쉽지 않다. 거의 한 마리 가격에 십만 원을 부르기 때문에 이 정도면 생선에 게 2마리를 잘 먹었다고 할 순 있으나... 사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주문을 하고 첫 번째 음식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이 40분이었고, 첫 번째 음식은 공심채였다.
음식
음식 자체는 와.. 이거 못 먹을 정도로 맛없다는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 맛집이다!라고 할 정도의 맛도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다. 그냥 김밥 천국에서 김밥과 순두부찌개를 먹는 정도의 적당한 MSG와 재료 퀄리티였다. 다만 해산물이었을 뿐이라는 거다.
공심채는 그냥 우리가 아는 공심채였고 볶음밥은 다소 짰다. 그래도 못 먹을 정도로 짠 건 아니고 그냥 더운 나라에서 소금 좀 많이 넣고 먹는 정도로 짰다고 생각하면 된다. 병어는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동남아를 가면 항상 생선류를 많이 시키려고 노력을 한다. 민물이던 바다 물고기던 생각보다 동남아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생선 요리가 다양하고 맛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실 여기는 크랩보다 생선이 더 맛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크랩. 솔직히.... 맛있진 않았다. 크랩 자체가 그래도 다행히 살이 꽉 들어차 있었지만 철이 아닌지 게의 맛이 거의 나지 않았고, 소스가 너무 강렬해서 게의 맛을 덮어 버렸다. 칠리크랩의 경우에는 생강맛이 많이 나는 칠리소스였는데 생강맛이 생각보다 별로였고 페퍼크랩의 경우에는 간장과 후추가 많이 들어간 짜장소스(?) 같은 맛이어서 더 크랩과 어울리지 않았다.
특히 블랙페퍼의 경우에는... 약간 프라닭의 블랙 올리브 느낌에 후추가 더 많이 있다고나 할까? 조금 독특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 주문을 하고 1시간이 지난 후에야 모든 음식이 나왔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는 순서 또한 멋대로여서 칠리크랩과 볶음밥을 같이 먹어야 하려면 한 10분을 기다려야 같이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
총평
물론 이 음식점이 이런 관광객 위주의 음식점이라는 점은 잘 알고 갔다. 그래도 가격적인 면이나 혹은 가족, 회사 회식의 모임 장소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다만 음식이 나오는 걸 재촉해야 하는 걸 잊으면 안 된다. ㅋㅋ 칠리크랩의 경우 원래도 오래 걸리는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1시간은... 좀 심했던 것 같다. 음식을 시킬 때 미리 말해줬으면 그래도 기다릴 수 있는데 그것도 아니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여행을 하기 전에 다른 곳이 더 칠리크랩이 싸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너무 멀었다. 일단... 부모님과 임산부를 대동한 여행에서는 차를 타고 30분을 왔다 갔다 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이 호텔 주변만 돌고 도는 여행이었고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악을 선택해야 했다. 아마 우리 부부만 갔으면 이 식당은 가지 않았을 것 같다.
가성비는 없고, 시간은 오래 걸리고, 그리고 무지하게 더운 식당. 멀리 갈 수 있는 초이스가 있다면... 다른 곳을 가길.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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