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호텔 조식도 3일은 힘들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호텔 조식은 참 좋다. 뷔페 형식에 신선한 과일, 갓 만든 음식들 너무 좋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호텔 조식도 3일 가까이 먹으면... 슬슬 질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동남아에서는 신선한 열대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덜 질릴 수는 있으나 3일 차 마지막은 솔직히 좀 버겁다.
이번 더 리츠 칼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이번 여행에서는 배 터지게 먹는 끼니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조식에서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조식... 신박한 혼종 느낌이지만... 음식은 나쁘진 않음
더 리츠칼튼 쿠알라룸푸르 (The Ritz-Carlton, Kuala Lumpur)
가격: 30만 원 초반대 (비수기에 끊으면 20만 원 대도 가능)
평가: ★★☆ (2.5점)
한줄평: 5성급 호텔의 외형과 접근성은 갖췄으나... 서비스는 4성급 (빛 좋은 개살구)
찾아가는 길
우선 조식은 1층에 위치한 The Cobalt Room에서 먹을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리츠칼튼 쿠알라룸푸르의 모든 부대시설은 한 번에 갈 수 있는 것이 없다. 고객용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보이는 게 로비인데... 그 로비 바로 옆에 무슨 The Library라고 해서 따로 단독 룸 같은 느낌의 연회장이 있고 이 연회장을 지나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으로 가면 조식당인 코발트 룸으로 갈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애프터눈 티를 마실 수 있는 공간 중간쯤에 통로가 또 있는데 이곳에 위치한 것이 조식당 코발트 룸이다. 다소 복잡한 위치에 있는 코발트 룸은 밖에 바가 있는데 사람이 많은 경우에는 이곳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이곳에서는 먹지 않는 걸 추천한다. 너무 통로이기 때문에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 굉장히 불편할 수 있다.
조식의 구성은 크게 서양식, 인도/중동식 커리, 중국식, 말레이식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는 빵, 계란, 과일, 주스 코너가 있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 것은 리츠 칼튼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돼지고기가 나오지 않는다.
조식 구성
1. 시리얼 및 생과일주스 코너
시리얼 옆쪽에는 중국/말레이식 볶음밥, 국수가 있고, 치즈 코너도 여기에 있다. 생과일주스 코너가 따로 있는데 웃긴 게 원하는 것을 따로 갈아 달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 귀찮으면 이미 갈아져 있는 것을 가져가라고 한다든지 아니면 저쪽에 주스가 있으니 일반 주스를 마시라고 웃으면서 만들어 주길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
중식/말레이 코너에 있는 요리 구성은 3일 동안 계속 바뀌었는데 볶음밥이나 국수의 종류 정도가 바뀌고 맛은 비슷했다.
과일 코너 및 샐러드
3일 내내 과일은 좋았는데 구성이 조금씩 바뀐다. 첫날은 프룬이 있었고, 둘째 날에는 용과, 잭푸룻 등이 있었고, 마지막 날에는 사과, 구아바가 있었다. 아쉽게 망고 시즌이 아니어서 마트에서도 망고를 구하기 어려웠는데 그래도 망고스틴은 조금 있어서 먹긴 했다. 대체적으로 과일은 맛이 있지만 잘 익지 않은 패션 프룻과 스타 프룻은... 지옥일 수 있으니 건드리지 말길.
과일 코너 바로 옆쪽으로는 샐러드가 있는데 샐러드는 일반 야채와 시즌드 샐러드가 따로 있다. 뭐.. 여기는 기본적이긴 하나 마요네즈가 들어간 샐러드 이외에는 생각보다 향신료로 인해 향이 강한 편이다.
말레이식 구성
사실 가장 아쉬원던 음식 중 하나였다. 탄두리 치킨, 삼발 소스 (새우, 치킨), 소고기 커리 등 3일 동안 계속 음식이 바뀌었지만 맛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나시르막이라고 되어 있지만 거의 인도식에 가까웠고, 튀긴 치킨이 없어서 나시르막의 느낌이 살지 않았다. 그래도 난을 옆에서 바로바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갓 만든 난은 따뜻해서 꽤나 맛이 좋았다.
이번 여행에서 사실 나시르막을 잘 즐기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는데 조식에서도 충족이 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운 맘이 들었다. 만일 다시 말레이시아를 간다면... 나시르막을 좀 더 즐길 수 있기를.
중국식 국수와 죽
사실상 이곳에서 가장 아쉬운 코너가 이 중국식 코너라고 할 수 있다. 중식은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거의 대부분의 호텔 조식에 죽과 국수는 중국식의 대표적인 메뉴이다. 하지만 이 식단에는 돼지고기가 빠지면 안 되는데 돼지고기가 완전히 빠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맛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건 감안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리츠 칼튼 서비스는 여기서도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 국수 코너에 있는 재료들을 직접 고르는 것은 좋으나... 어떨 때는 직원이 직접 해주는 경우가 있다. 직원이 난을 만들다가 해주기 때문에 집게에 거의 대부분 기름이 묻어 있어서 국수를 재료를 고르고 나면 손을 씻어야 할 정도이다.
국수의 육수는 3가지 종류로 2개씩 매일 바뀌는데 야채, 치킨, 커리가 있었다. 난 치킨을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ㅋㅋ
2일 차에는 딤섬 종류도 꽤 나와서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우 딤섬이니 돼지고기를 찾는다면 호텔을 나가야 한다. ㅋㅋ
서양식 코너 (햄, 계란 스테이션, 빵)
3일을 먹으면 그냥 기본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결국 난 마지막 날에는 계란, 팬케이크, 버섯, 햄 정도만 먹고 티를 마시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곳에도 돼지고기는 없다. 치킨 소시지, 혹은 칠면조 햄이 있다. 철저히 할랄 푸드를 지향하고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프렌치토스트이다.
난을 만들고 있는 쪽에 팬케이크와 프렌치토스트가 있는데... 정말 맛이 없다. 지금까지 먹었던 모든 호텔 조식을 통틀어 여기의 프렌치토스트가 최악이었다. 아마 조식 최고의 팬케이크와 프렌치토스트는 방콕의 월도프가 아니었을까? 여하튼 이 계란 코너와 서양식은 가장 익숙하기도 하고 기본이기 때문에 3일을 먹다 보면 이쪽으로 다시 돌아오는 듯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동남아 빵... 맛없다. 아..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동남아에서 먹었던 빵은 거의 대부분 맛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곳에는 데니쉬 코너에 열대 과일을 올린 데니쉬가 나오는데 그건 그나마 먹을만했다.
조식 총평
사실 조식이 무난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음식만 놓고 본다면 그렇다. 그렇게 맛있는 것도, 그렇게 맛이 없는 편도 아닌 그냥 그저 그렇다. 종류는 많고 섹션별 구분은 잘 되어 있으나... 그 섹션별이 무색할 만큼 특색이 있지는 않다. 음식의 회전율이나 청소 상태 그리고 청결은 그나마 좋은 편이나 라이브 스테이션 (계란, 주스, 난, 국수)는 더럽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서비스이다. 아내가 볶음 국수를 빈 그릇에 덜자마자 머리카락을 발견했는데 정말 아무렇지 않게 새 접시를 가리키며 다른 접시에 떠먹으라고 이야기했다. 매니저에게도 이야기했지만 그 음식 전체를 버리고 다시 채워 넣는다든지 주변만 청소한다든지, 음식을 살펴본다든지 하는 후속 조치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가끔 라이브 스테이션에서 그다지 바쁘지도 않은데 주문을 하면 딴청을 피우거나 다른 곳으로 가라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절대 참지 않고, 바로바로 이야기해서 음식을 받거나 주문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아시아인에게만 그러는 것인지 우리에게만 그러는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물론 이 모든 문제들을 체크아웃할 때 이야기했고 미안하다는 이메일도 받았지만... 뭐... 말만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숙박 편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마도 말레이시아에 다시 가겠지만 리츠 칼튼은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리츠 칼튼 쿠알라룸푸르의 부대시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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