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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여행/말레이시아 여행

말레이시아 가족여행 식단 (5) - 아무도 원하지 않아 우리만 먹은 나시르막 (그랜드마마스 Grandmama's Pavilion Kuala Lumpur)

by 매드포지 202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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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전통 음식이라는데 안 먹을래??

가족 여행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간다고 했을 때 가장 고민되었던 것 중 하나가 관광이었다. '아무거나 해도 좋아!'라고 부모님이 말씀하셨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관광지나 체험 등 무언가를 방문하지 않으면 '왜 뭔가 하지 않느냐, 다른 곳은 없느냐? 심심하다' 등 여러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래서 쿠알라룸푸르에서 볼 수 있는 관광 스팟 중 하나인 바투 동굴을 가기로 계획했지만 그 전날 저녁에 '우리는 안 가련다'가 시전 되었다.

?????

그렇게 우리 부부만 바투 동굴을 갔다가 점심시간이 되어서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유명한 나시르막집인 빌리지 파크에서 배달을 시켜 먹으려 그랩을 켰다. 하지만 주문이 폭주했는지 배달 불가라고 뜨고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주문 가능 상태가 돌아왔다. 문제는 메뉴 자체가 많이 없었고 배달비가 거의 나시르막 하나 가격까지도 치솟는 바람에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들어 다른 곳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동생 부부에게 나시르막 다른 집을 먹으려고 하는데 먹을 거냐고 물어봤지만... 다른 걸 먹겠다며 결국 파이브 가이즈를 다시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만 그래도 유명한 맛집 체인으로 알려진 그랜드마마스 (Grandmama's)를 가기로 했다.


그랜드마마스(Grandmama's) 파빌리온점
영업시간: 오전 11:00~오후 10:00
가격: 나시르막 RM33.9, 차퀘이티아오 RM19.9
한줄평: 짜지만 맛있고, 비싸지만 깨끗하다.

나시르막은 사실 말레이시아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메뉴 중 하나이고 커리와 같이 먹느냐, 치킨과 같이 먹느냐 아니면 렌당과 같이 먹느냐에 따라서 종류가 바뀌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나시(Nasi)라는 말 자체가 말레이시아어로 밥이란 뜻이기 때문에 이걸 무엇과 같이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이름이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르막(Lemak)은 말레이시아어로 기름이란 뜻인데 나시 르막 자체가 이제는 고유 명사로 이 음식을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나시르막에 나오는 밥의 경우에는 코코넛 밀크로 밥을 하지만 몇몇 식당에서는 볶음밥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만일 밥이 볶음밥으로 나올 경우에는 나시고랭(Nasi Goreng)으로 지칭하고 이 나시고랭에 매운 소스를 곁들인다면 캄퐁(Kampung)이란 말이 붙는다. 


매장 및 메뉴

파빌리온 상층인 6층에 끝쪽에 위치하고 있는 그랜드마마스는 파빌리온 정문으로 들어온다면 다소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었다. 6층 끝쪽에 보면 딘타이펑이 위치하고 있는데 그 딘타이펑의 바로 옆쪽에 이 매장이 위치해있다. 또한 맞은 편에는 TGI가 있기 때문에 TGI를 찾아서 오면 오히려 편할 수 있다. 그리고 파빌리온 후문 쪽에 위치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면 올라 와서 바로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정문에서부터 올라왔기 때문에.... 매장을 찾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매장 자체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지만 바로 앞쪽에 공용 공간에 위치한 곳도 그랜드마마스의 매장이기 때문에 본 매장에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도 중앙쪽으로 안내를 받으면 된다. 이 그랜드마마스는 포지션 자체가 마담콴이나 디완처럼 비싼 음식점들 보다는 싸지만 보통 가판이나 나시르막 전문점에서 먹는 나시르막 보다는 조금 가격이 비싼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체인점인만큼 확실히 맛의 균일성이나 대중성이 보장된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관광객보다는 일반 말레시아 사람들이 더 매장에 많이 있었고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오히려 이 당시에 가장 줄이 길었던 곳은 오리엔탈 코피라는 코피티암 집이었는데 우리가 말레시아 여행을 하는 동안 한번도 대기줄이 길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랜드마마의 메뉴가 생각보다 많아서 조금 놀랐는데 나시의 종류가 꽤나 많고 국수의 종류도 꽤나 많았다. 당연히 나시르막이 말레이시아음식의 대표 주자겠지만 국수 쪽에서는 2가지 락사와 차 퀘티아우가 있다. 락사는 국물 요리로 코코넛 밀크와 삼발 소스가 곁들여진 눅진한 국수라고 한다면 차 퀘티아우의 경우에는 중국식 볶음면 같은 느낌인 쌀국수면이다.

이번에 말레시아 음식을 먹으면서 느낀건 태국 남부 음식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매운 정도나 커리 베이스의 음식들, 그리고 닭과 볶음면 등 예전에 태국에서 먹어 봤던 반 아이스라는 음식점의 음식들과 결이 굉장히 비슷했다. 다만 차이가 조금 있다면 구운 사테꼬치 정도일 것이다.


음식

우리 부부는 밥 메뉴로 볶음밥에 치킨과 사테까지 같이 나오는 나시고랭 메뉴를 시켰고, 국수 메뉴로는 기본 차 퀘이티아우를 시켰다. 말레이시아 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아예 없고 고기를 먹고 싶다면 소고기가 있으니 한 번 먹어보면 된다. 포스팅을 쓰는 지금 생각해 보니 락사도 하나 시켜 먹어보면 좋았을 것 같았다.

일반 차 퀘티아우를 시키니 볶음면과 함께 숙주, 부추(아마 차이브), 그리고 당근이 야채로 들어 있었고, 어묵을 같이 볶아서 음식으로 나왔다. 이 어묵이 생각보다 별미이다. 항상 중국식 볶음 면을 생각하면 돼지고기가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이 어묵이 오히려 무겁지 않고 가벼워 볶음면과의 조합이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간장 소스가 같이 나오는데... 이번 말레이시아에서 이렇게 나오는 소스는... 무조건 고추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맵다. 물론 음식 자체가 못먹을 정도로 맵지는 않은데 이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혀를 누가 긁는듯한 느낌이 나게 맵다. 하지만 이 맵기는 한국의 청양 고추 처럼 속 안까지 맵지는 않고 입에서 싹 사라지는 매운 맛이기 때문에 상쾌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나온 나시고랭과 치킨, 사테. 이번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치킨을 이곳 그랜드마마에서 밖에 못 먹어 봤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말레이시아 치킨이 정말 맛있다. 태국도 한 치킨 하지만 말레이시아 치킨은 육향과 함께 쫄깃함이 느껴지면서 육즙이 입안으로 퍼지는게 아주 좋았다. 치킨을 잘 튀겨서 그런 것 일 수도 있으나 원육 자체가 한국 종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나시르막에 나오는 치킨이 아닌 다른 치킨을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사테, 이번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사테를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서 먹어봤지만 이곳 사테가 가장 맛이 없었다. 소스에 절여진 듯한 느낌의 사테인데 그렇다고 못 먹을 맛은 아니었다. 사테는 거의 대부분 맛있었는데 비교적 이곳의 사테가 가장 맛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말레이시아 식당에서는 이 사테를 에피타이저로 취급을 하는데 아니다. 이것은 에피타이저가 아니라 본식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맛이 있었다.

다만 돼지고기가 아니어서 오히려 아쉬운 느낌이지만 닭이나 소고기도 맛이 꽤나 있기 때문에 좋다. 그리고 삼발 소스. 저번 포스팅들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삼발 소스는 각 집마다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삼발소스가 나오길 원했다. 하지만 내 입맛에 맞는 삼발소스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랜드마마에서 나오는 삼발 소스가 확실히 체인점이라서 그런지 먹을만 했다.


총평

가격을 생각해보고 먹은 양을 생각해보면... 사실 터무니 없다. 나시고랭 메뉴가 RM22.90으로 7천원 정도이고, 차 퀘티아우는 RM19.90으로 6천원 정도이다. 물론 한국보다 싸다고 할 순 있으나 이 돈이면 파빌리온 몰이 아닌곳에서는 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계가 체인점이고 몰 안에 들어와 있어서 깨끗하고 맛이 정형화 되어 있어서 안전하다. 하지만 그 안전감에 비해 가격적인 면에서 그렇게 가성비의 식당은 아닌듯 싶다. 거기에 서비스 차지가 10%나 붙기 때문에 가격이 훨씬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2명이 2메뉴를 시키고 만오천원이면 물론 한국에서는 1인분 정도의 가격으로 먹었다고 할 순 있다.

하지만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이 곳보다 더 좋은 식당의 같은 음식도 3링깃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떄문에 그랜드마마의 경우에는 가격이 싸지 않다. 하지만 안전함과 깨끗함을 같이 가져가고 싶고 시원한 몰에서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순 있다. 하지만 다시 갈 것 같지는 않다. ㅋㅋ


여행했던 기억을.
우리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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